[투데이타임즈 / 하경수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무대로 손꼽힌다. 매해 매서운 기량과 패기를 앞세운 대형 신인들이 대거 유입되는 환경 속에서, 베테랑 선수가 자신의 입지를 지키고 정규 투어 시드를 수년 동안 연속으로 유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 경이로운 일이다.
이러한 가혹한 적자생존의 무대에서 독보적인 끈기와 노력을 바탕으로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수립한 선수가 있다. 바로 지난 2011년 6월 KLPGA 정회원으로 입회한 최민경 프로다. 최민경은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K-10 클럽’을 수상하며 정규 투어에서 가장 견고하고 생명력이 긴 선수 중 한 명임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
K-10 클럽은 10년 연속 KLPGA 정규투어 활동을 이어간 선수들에게 부여되는 명예로운 기록이다. 역대 가입자가 단 26명에 불과할 정도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15년의 인내, 261번의 출전이 증명하는 프로의 품격
최민경 프로의 커리어는 묵묵한 인내와 성실이 어떻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2011년 입회 후 초기에는 드림투어에서 차분히 실력을 갈고닦으며 기량을 다졌고, 2012년과 2015년 드림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마침내 2016년, 정규 투어 풀시드를 획득하고 1부 무대에 입성했다 .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정규 투어 여정은 무려 10년 동안 단 한 번의 끊김 없이 이어졌다. 매 시즌 가혹한 시드 경쟁의 폭풍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규 투어 출전권을 굳건히 지켜낸 성실함의 결실이다. 최근 KLPGA가 이러한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를 높이 사고 이들을 예우하기 위해 별도의 시드 배려 제도까지 신설할 정도로, 10년 연속 정규 투어 시드 유지의 난이도는 프로 골프계에서 매우 높은 난이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 최민경은 이 치열한 장벽을 묵묵히 넘어서며 투어의 품격을 지켜왔다.
매 시즌 꾸준한 기량으로 일구어낸 눈부신 상금 성과
그녀가 정규 투어에서 소화한 대회는 통산 261개에 달한다. 매 경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본선에 진출한 결과, 그녀가 누적한 상금은 무려 18억 9,099만 원에 이른다. KLPGA 역사를 통틀어 매년 이처럼 기복 없는 꾸준함으로 탄탄한 누적 상금을 일구어내며 투어를 든든히 지킨 사례는 손에 꼽을 만큼 독보적이다.
스포츠에서 매 순간 일관된 성적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키는 베테랑의 가치는 투어 전체의 근간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단발성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10년 동안 매해 안정적으로 컷을 통과하며 필드를 지켜온 최민경 프로의 발자취는 끈기가 가진 가장 고귀한 결과물이자, 필드 밖을 살아가는 대중에게도 위대한 성실의 지표가 되고 있다.
정상급 무대에서 보여준 저력, 그리고 자신감을 더해준 긍정의 마인드셋
최민경 프로는 여전히 투어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8년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사흘간 17언더파를 몰아치는 눈부신 플레이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도 준우승 경쟁을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한 2024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홀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1타 차 준우승을 기록했다.
치열한 승부처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플레이를 일관되게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은 스스로를 옥죄기보다 심리적인 안정을 선택한 유연한 마인드셋에 있었다.
특히 그녀는 2024 파리 올림픽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반효진 선수의 "나도 부족하지만 남도 별거 아니다"라는 당찬 인터뷰를 접한 뒤 큰 영감을 받았다 .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완벽주의적 강박을 내려놓고 "오롯이 오늘 나의 샷과 플레이"에만 집중하는 단단한 마인드셋을 확립한 것이다.
이 단단한 몰입은 극적인 순간으로 이어졌다. 지난 2025시즌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는 생애 첫 정규투어 홀인원을 터트리며 7,500만 원 상당의 메르세데스-벤츠 E 200 차량을 부상으로 전달받는 환희의 순간을 누리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15년 차 베테랑의 뜨거운 열정과 스승을 향한 감동 소감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최민경 프로는 시상식 무대에 올라 10년 내공이 묻어나는 우아한 기품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녀가 시상식 직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남긴 소감은 많은 팬과 동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최민경은 "10년 동안 함께해주신 저에겐 가장 멋진 어른, 김성윤 프로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롱런의 위업이 조력자들과의 끈끈한 신뢰 속에서 일구어낸 합작품임을 보여주며 남다른 겸손함을 드러냈다. 동료 프로들 역시 진심 어린 축하 댓글을 남기며 베테랑의 아름다운 행보에 경의를 표했다.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은 2026시즌에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휴온스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골프웨어 '링스', 소속사 '올리브 매니지먼트'의 든든한 지원 속에 다시 한번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 그녀는 비거리를 보완하고 아이언 샷의 일관성을 정교하게 조율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3개월간 머물며 땀방울을 흘리는 가혹한 동계 훈련을 소화해 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역사가 된 최민경 프로. 끈기와 성실이 빚어낸 그녀의 발자취는 KLPGA 투어를 넘어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으며, 10년 연속 시드 유지라는 기록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최민경 프로가 2026시즌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