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소백산 비로봉

하늘의 빛이 가장 먼저 내려앉는 봉우리

 

[3분 신화극장] 소백산 비로봉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신화는 시간에 새긴 신들의 연대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어간 인간의 마음이 남긴 흔적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시간이 낡아도 사라지지 않고, 오늘도 우리의 가슴 속에서 숨처럼 되살아나 이야기가 됩니다. [3분 신화극장]은 신들의 이름을 빌려 인간의 얼굴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이제, 이야기의 문을 열어볼까요. Let’s go.

 

오늘은 웅대하면서도 살기가 없으며, 떠가는 구름과 같고 흐르는 물과 같아서 아무런 걸림이 없는 백두대간의 품에 안긴 명산 중의 명산, 소백산 비로봉에 얽힌 신화를 들려드립니다.

 

 

아주 오래전, 하늘과 땅의 거리가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던 시절. 소백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는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문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문은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았고, 욕심 많은 자는 그 입구조차 찾을 수 없었지요. 그 무렵 산 아랫마을에는 가난하지만, 마음이 맑은 나무꾼 하나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늙은 어머니를 모시며 살아갔지만, 긴 가뭄과 흉년으로 삶은 점점 힘겨워졌습니다.

 

어느 날, 나무꾼은 산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짙은 안개가 사방을 덮고, 해마저 모습을 감춘 채 시간이 멈춘 듯했지요.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봉우리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때, 안개 사이로 흰 수염을 기른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무엇을 찾아 이 높은 곳까지 왔느냐?”

“부귀영화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이 굶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노인은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작은 씨앗 하나를 건네주었습니다.

 

“이것을 산 아래 심어라. 하지만 꽃이 피기 전까지는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말아라.”

 

나무꾼은 약속을 지키며 씨앗을 심었습니다. 며칠 뒤, 그 자리에서 황금빛 꽃이 피어났고 신기하게도 그 주변의 메마른 땅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마을에는 곡식이 자라고 샘물이 솟아났지요. 소문은 곧 널리 퍼졌습니다. 욕심 많은 관리와 상인들이 몰려와 꽃을 캐내어 자기 것으로 만들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꽃에 손을 대는 순간, 꽃은 빛으로 변해 하늘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소백산 비로봉 위로 눈부신 햇살 한 줄기가 내려왔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깨달았습니다. 축복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임을. 노인은 사실 하늘문을 지키는 산신이었습니다. 그는 나무꾼의 선한 마음을 시험했던 것이지요.

 

그날 이후 비로봉은 하늘의 빛이 가장 먼저 내려앉는 봉우리라 하여 신성한 산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새벽마다 그 봉우리를 바라보며 욕심보다 감사가 먼저 깨어나기를 기도했습니다. 오늘 밤,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소망 하나가 있다면 비로봉의 새벽빛을 떠올려 보세요.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사람은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장 맑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한 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6.06.02 09:13 수정 2026.06.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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