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창원시 회원동 ‘더퍼스트음악학원’ 백아름 원장 |
창원시 회원동 일대는 오래전부터 주거지역과 교육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형성돼 있어 학부모들의 교육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단순한 입시 중심 교육을 넘어 아이들의 정서와 창의성, 자기표현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예체능 교육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며 짧고 자극적인 문화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한 가지를 오래 집중하고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음악 교육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치부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피아노 교육을 진행하며 ‘피아노가 싫어지지 않는 교육’을 추구하고 있는 창원 회원동 ‘더퍼스트음악학원’의 백아름 원장을 만나 음악 교육 철학과 학원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
더퍼스트음악학원의 백아름 원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을 “유치부부터 성인까지, 그리고 취미부터 전공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곳은 특정 연령이나 목적에 한정되지 않고 아이들의 첫 음악 교육부터 성인의 취미 생활, 나아가 전공 준비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피아노 한 악기에 집중하면서도 각자의 목적과 성향에 맞춘 수업을 통해 음악을 보다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원의 방향이다.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
백 원장은 자신 역시 어린 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시작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피아노 학원이 돌봄 공간 같은 역할도 했다”며 “어린 시절 원장님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피아노 학원이 삶의 공간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집이 시골집이어서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선생님과 오래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피아노와 가까워졌고 결국 전공의 길까지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피아노 학부를 전공한 백 원장은 단순 연주 활동보다 교육 분야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시절 피아노 교수법 수업을 접하며 교육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교수법을 배우면서 ‘나도 어릴 때 이런 방식으로 배웠다면 훨씬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연주자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더 마음이 갔다”고 말했다.
▲ 사진 = 백아름 원장 미얀마 교육봉사 활동 시절 단체 사진 |
이러한 관심은 더욱 전문적인 공부로 이어졌다. 그는 국내에서 피아노 교수법 석사를 진행했고, 이후 영국에서는 음악심리학을 공부하며 아이들의 심리와 음악 교육의 관계를 연구했다. 이후에는 KOICA 프로그램을 통해 미얀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봉사 활동에도 참여했다. 백 원장은 “조금 더 다양한 환경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싶었다”며 “해외에서 교육봉사를 하며 음악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다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상황으로 한국에 돌아오게 됐고, 이후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담은 학원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
더퍼스트음악학원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기존 피아노 학원에서 흔히 사용되는 바이엘·체르니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백 원장은 “물론 학부모 요청이 있을 경우 일부 활용하기도 하지만 대표 커리큘럼에는 바이엘과 체르니가 중심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기초 교재로 사용하는 바이엘/체르니 대신 외국 교재와 짧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적극 활용하며 아이들이 음악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하고 있다.
그는 “기존 교재들은 지나치게 테크닉 중심이고 오래된 방식인 경우가 많아 지금 아이들의 감성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아이들이 연주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고 음악성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곡을 접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우며 느꼈던 딱딱함이나 부담감을 지금 아이들에게까지 그대로 전달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 사진 = 독일모차르트 콩쿨에 참여한 학생의 파이널 연주 모습 |
학생들과의 다양한 경험 역시 백 원장에게 큰 의미로 남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으로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함께한 제자를 소개했다. 해당 학생은 피아노를 좋아해 학원을 찾았고 이후 콩쿠르에 흥미를 느끼며 꾸준히 실력을 키워갔다. 결국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독일 베를린까지 함께 다녀왔고, 현지에서 파이널 무대까지 진출하는 경험을 했다. 비록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그 경험을 계기로 학생은 본격적으로 피아노 전공의 길을 선택하게 됐고 현재도 음악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백 원장은 “국제대회를 경험하고 난 뒤 학생 스스로 음악에 대한 진로를 결정했다는 점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도 계속 함께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성인 수강생과의 일화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50대 후반 여성 공무원 수강생이 있었는데 퇴직을 앞두고 제2의 인생을 위해 피아노 석사 과정에 도전했다”고 소개했다. 해당 수강생은 대학 전공자가 아니었지만 3~4개월 동안 입시생 수준으로 집중 레슨을 진행했고 결국 대학원 진학에 성공했다. 백 원장은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도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수업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제가 더 큰 자극을 받았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고 전했다.
![]()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성인반 모집 포스터 |
이처럼 더퍼스트음악학원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열린 음악 교육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성인 수강생들이 피아노 시작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많은 분들이 ‘지금 시작해도 될까요’라고 묻는데 사실 성인은 이해력과 집중력이 이미 발달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 속도가 빠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들은 스스로 배우고 싶다는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실력 향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며 “시작 자체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학생의 첫 수업 모습 |
그는 무엇보다 “저 때문에 피아노가 싫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백 원장은 “피아노를 가르치는 사람은 결국 아이와 음악을 연결해주는 중간 다리 역할”이라며 “그 연결 과정에서 음악이 스트레스나 부담으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지나친 압박보다 응원과 격려를 더 많이 전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칭이나 말투, 수업 분위기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며 학생들이 편안하게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유치부 음악특강 |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정기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후반기에는 아이들이 무대 경험을 할 수 있는 정기연주회를 열고 싶다”며 “무대를 통해 학생들이 단순히 연주 실력뿐 아니라 성취감과 자신감도 함께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오랫동안 학생들과 함께 음악을 이어가는 삶을 꿈꾸고 있다고도 밝혔다. 백 원장은 “70대, 80대까지도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원장님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며 “나 역시 오랫동안 피아노와 함께하며 누군가의 음악 인생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가을 버스킹 - 단체 연주 |
음악 교육 전문가로서 현재 공교육 음악 시스템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공교육 음악 교육은 생각보다 잘 구성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전통 음악과 클래식, 현대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이 잘 짜여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피아노 교육 부분에서는 전자피아노 중심 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다. 백 원장은 “방과후 프로그램 등에서 전자피아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터치감과 손끝 힘에서 차이가 나타난다”며 “가능하다면 어쿠스틱 피아노 환경이 더 확대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가을 버스킹 |
또 최근 음악교육의 트렌드 변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였다. 그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쌓는 방향으로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예체능 교육에도 좋은 흐름”이라며 “음악 교육 역시 단순 기능 습득을 넘어 아이들의 정서와 창의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진 = 더퍼스트음악학원 전공반 학생들 |
마지막으로 학부모들과 성인 독자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백 원장은 “악기를 배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엉덩이 힘’, 즉 끈기와 기다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져 있어 오랜 시간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악기는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인분들도 처음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도전해보고 만족감을 느끼는 삶이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백아름 원장은 단순히 피아노 연주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연결하려는 진정성 있는 교육자에 가까웠다. 빠른 결과보다 오래 즐길 수 있는 음악, 경쟁보다 성장과 성취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철학은 오늘날 예체능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유치부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음악을 배우며 자신의 속도로 성장해가는 더퍼스트음악학원의 앞으로의 행보 역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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