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평생 ‘나쁜 습관’과 전쟁을 벌이며 살아갑니다. 담배를 끊으려 카트리지를 갖다 버리고, 폭식을 막기 위해 배달 앱을 지우며, 욱하는 분노가 치밀 때마다 에어팟을 끼고 노이즈 캔슬링을 해버립니다. 하지만 결과는 매번 무참히 깨집니다. 왜 우리는 늘 습관과의 싸움에서 패배하는 걸까요? 만약 우리가 알고 있는 나쁜 습관을 고치는 방법이 완전히 거꾸로 된 것이라면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습관과 맞서 싸우는 행동 그 자체가 역설적으로 그 습관을 더 강력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또한 실패로 인한 수치심과 죄책감은 우리를 더 비참하게 만들고, 그 스트레스는 또 다른 나쁜 습관을 불러오는 악순환의 시작이 됩니다. 이제는 나쁜 습관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무찔러야 할 ‘적’이 아니라,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알아차림’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아무리 파괴적인 습관이라도 그 시작은 걱정이나 불안 등 결핍에 대한 위안의 역할이었습니다. 담배 한 모금, 맥주 한 잔에 잠시나마 위안이 되었던 기억들이 뇌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정신의학자 빅터 플랭클 박사는 인간 존엄성의 핵심을 관통하는 위대한 통찰을 남겼습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서의 선택이 우리의 성장과 자유를 결정한다.” 나쁜 습관을 고치는 비밀 역시 이 공간에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갈망이라는 ‘자극’이 오면 곧바로 행동이라는 ‘반응’으로 직행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담배를 물거나 배달 앱을 켜는 식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나쁜 습관을 무찔러야 할 적이 아니라 한때 내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하나의 패턴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자극과 반응 사이에 조그만 공간이 열립니다.
분노와 싸우려 하면 할수록 화가 더욱 커지는 이유는, 그 감정을 억누르려는 저항이 뇌를 더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화를 없애려고 애쓰지 말고, 화라는 감정에 호기심을 가지고 가만히 관찰해 보십시오. 화가 언제 찾아오는지, 그때 몸에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판단 없이 지켜보는 것입니다. 화를 억누르는 대신 “내가 지금 화가 났구나”라고 조용히 되뇌이면 가슴속의 답답함 뒤에 숨은 집착이 보입니다.
나쁜 습관의 시작점인 숨은 집착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생겨야 볼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이 생겨야 분노에 휘둘리지 않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되며, 결국 화가 찾아오는 횟수도 줄어들게 됩니다. 그런 후 그 공간 속으로 부드러운 호기심을 던져보세요. 폭식을 했을 때 비난 대신 “생각보다 이만큼 더 많이 먹었네”라는 단순한 사실만 알아차리고, “혹시 내가 이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있나?" 부드럽게 질문을 던져보는 겁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멈출 때 비로소 내면의 진짜 문제를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은 텅 빈 상태를 싫어합니다. 아무런 대체 없이 습관만 없애버리면 우리 마음은 매우 불안해집니다. 마음 깊은 곳의 진짜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건강한 방식으로 충족시켜 주어야 합니다. 나쁜 습관을 없애려 하지말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책 한 페이지 읽기, 팔굽혀펴기 1개 하기’와 같은 너무나 쉬운 긍정적 루틴을 저지르세요!
갑작스럽고 거창한 변화는 우리 뇌의 경보시스템을 건드려 거센 저항을 부르지만, 1%의 작은 변화는 뇌의 감시망을 조용히 통과합니다. 변화는 의지력의 크기가 아니라, 뇌가 저항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아주 쉬운 ‘반복’에 달려 있습니다. 나쁜 습관은 우리를 망치러 온 적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이 진정한 자아와 어디서부터 어긋나 있는지 알려주는 고마운 나침반입니다. 부드러운 알아차림으로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확보해보세요. 그리고 호기심을 던져보세요. 이런 과정이 자신의 본성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면서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루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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