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선가 파리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작은 날갯짓으로 위윙거리는 소리가
꽤나 신경이 쓰였다.
작은 생명에도 불쌍한 마음이 들지만
파리나 모기, 바퀴벌레 앞에서는
그 마음이 조금 달라진다.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살생을 행하게 된다.
여기저기 날아다니던 파리를
슬리퍼로 잡았다.
순간 조용해졌다.
그리고 이상하게
마음 한쪽도 잠시 조용해졌다.
좀, 미안하다.
파리라는 아주 작은 생명 앞에서
내 마음의 예외를 본다.
생명을 향한 연민 속에서도, 슬리퍼를 들 수밖에 없었던 나만의 '예외'에 대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