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필수 부품인 ‘로봇 손(그리퍼)’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며 부품 내재화와 제조 현장 자동화에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선행 연구개발은 배터리팩, 차체, 유리, 시트 등 무거운 자동차 부품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맞춤형 그리퍼 기술 확보에 집중되어 있다.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이고 고위험 작업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리퍼'는 로봇의 손 역할을 하는 장치로, 로봇팔 하나라도 어떤 그리퍼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작업 정밀도, 생산 속도, 안전성에 큰 차이를 만든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구성되면서, 다루는 부품의 무게와 형태가 다양해졌고, 특히 배터리팩 같은 무겁고 형태가 일정치 않은 부품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공정별로 특화된 그리퍼 개발의 중요성이 커졌다.
현재 로봇팔 기술은 범용화가 진행 중이나, 실제 경쟁력은 그리퍼 부품의 정밀한 설계와 성능에 좌우된다. 부품의 형상과 특성에 맞춘 정교한 그리퍼는 생산 효율성과 안전을 크게 향상시켜 스마트공장 구축에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업,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고도화 전략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맞춤형 그리퍼 개발을 스마트 팩토리 전략과 연계하고 있다. AI 기반 제조 혁신 플랫폼 ‘이포레스트’를 중심으로 공장 자동화를 높이며, 공정 특성에 적합한 로봇 부품 확보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산업재해 감소 효과 기대가 크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 후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에 힘쓰며 제조 현장 특화 로봇 기술 역량을 강화해왔다. 이번 그리퍼 기술 선행 연구는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특히 현대모비스가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될 양산용 액추에이터 부품을 공급하면서, 그룹 내 로보틱스 기술간 시너지가 기대된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관절의 근육과 관절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동력 부품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 부품이 일본과 유럽 업체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핵심 부품 기술을 그룹 내에서 확보함으로써 스마트팩토리와 ‘피지컬 AI’ 제조 역량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이기도 하다.

로보틱스 조직 재편 및 AI 통합으로 미래 제조 시스템 선도
이번 움직임은 단순 부품 개발을 넘어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조직 재편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 연구개발 본부 산하 로보틱스랩을 첨단차플랫폼본부로 이관하고, 박민우 본부장이 겸임 책임을 맡으면서 자율주행, AI, 로보틱스가 통합된 체계를 마련했다.
더욱이 현대자동차는 ‘FIFA 월드컵 2026™’ 공식 파트너로서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축구 동작을 학습해 로보틱스 기술을 고도화하는 ‘스쿨 오브 풋볼’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라보나 킥’과 같은 고난도 축구 기술도 구현해내는 로봇의 모습을 선보였다.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로봇 기술 고도화와 함께, 생산 조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 조직 내에 ‘로봇 제조솔루션 전략팀’을 신설하고 AI 기반 생산 운영과 피지컬 AI 제조 체계 구축에 중점을 두며 미래형 스마트팩토리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 본부장은 임직원 타운홀 미팅을 통해 로보틱스, AI, SDV 간 기술 융합과 시너지 극대화 방향을 공유하는 등 조직 운영 혁신도 함께 추진 중이다.
앞으로는 미국에 위치한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에서 ‘아틀라스’를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고도화된 로봇 기술력을 생산 현장에 직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의 이번 전략은 첨단 제조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