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골목이 도시 브랜드로 부활… 닝보 ‘슈수이 거리’ 재개장 주목

중국 주요 도시들이 낡은 역사 지구를 단순 관광지가 아닌 문화·예술·상업이 결합된 복합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과거를 보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젊은 소비문화와 국제 예술 감각을 결합해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만드는 흐름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중상국사구공업구지주유한회사는 29일 중국 닝보의 역사문화 지구 ‘슈수이 거리’를 정식 개장한다고 밝혔다.


슈수이 거리는 닝보 역사문화의 핵심 지역인 하이수구 뤄청 중심부에 위치한 백년 골목 지구다. 당나라 말기 형성된 구러우 일대와 함께 발전한 공간으로 ‘닝보의 뿌리’로 불릴 만큼 도시 역사성과 생활문화 흔적이 집중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재개발이 아닌 보존형 도시 리뉴얼 방식으로 추진됐다. 기존 골목 구조와 건축 양식을 유지한 채 기능을 재구성해 ‘옛것과 오늘이 함께 빛나는 슈수이’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거리 곳곳에는 구이화팅과 우씨 고택, 쑨씨 고택 등 문화재와 역사 건축물이 남아 있으며 청나라 말기부터 민국 시기까지 이어진 골목 구조와 생활 규모도 비교적 온전히 보존돼 있다. 현지에서는 담장이 없는 ‘야외 전통 민가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특히 이번 리뉴얼은 과거 중국 도시 재개발에서 반복됐던 획일적 철거 방식과 다른 방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건물을 새로 짓는 대신 오래된 공간의 기억과 생활 흔적 자체를 도시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슈수이 거리는 문화 체험과 예술 전시, 트렌드 소비, 야간경제를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운영된다. ‘문화·로컬 쇼’, ‘스타일·인스피레이션 쇼’, ‘나이트라이프·에너지 쇼’ 등 네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와 관광객 유입을 동시에 노린다.


입점 브랜드도 다양하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 더 랭함은 역사 건축물인 쑨씨 고택에 저장성 최초의 역사문화지구형 부티크 호텔을 조성한다. 모던스카이와 위신 서점, 라이브하우스,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등도 함께 들어선다.


개장 행사 역시 전통문화와 디지털 예술을 결합한 대형 도시문화 축제 형태로 진행된다. 중국 전통 혼례를 재현한 퍼레이드와 동양 미학 기반 라이트 쇼, 몰입형 사극 공연 등이 거리 전체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인기 사극 IP ‘태평년’과 ‘국색방화’를 활용한 몰입형 공연은 거리 전체를 ‘움직이는 동양 극장’처럼 연출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관람객이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을 넘어 골목과 공간 속으로 직접 들어가 전통문화를 체험하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국제 공공예술 프로젝트도 동시에 열린다. ‘구름 속의 사람’, ‘달의 사다리’, ‘하늘에 떠 있는 돌구름’ 등 대형 설치미술 작품과 테마 전시가 역사 골목 곳곳에 배치돼 현대 예술과 전통 공간의 결합을 시도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아시아 주요 도시들이 역사 지구를 ‘보존 대상’이 아니라 ‘재해석 가능한 문화 플랫폼’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과거의 흔적을 지우는 대신 젊은 세대의 소비문화와 연결해 도시 정체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슈수이 거리 역시 단순 관광 명소를 넘어 전통문화와 현대 라이프스타일, 국제 예술과 지역 기억이 공존하는 새로운 동양 도시문화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작성 2026.05.28 08:36 수정 2026.05.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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