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선두 3사의 시가총액이 모두 1조 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번 현상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투자 경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과 맞물려 산업의 호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금융업계 일부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27일 한국거래소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68% 상승해 30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SK하이닉스는 9.31% 뛰어오른 224만3,000원을 기록하며 두 회사 모두 사상 최고가를 갱신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48만원에서 55만원으로 14.6% 상향 조정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수 의견을 고수하면서 목표주가를 320만원에서 380만원으로 18.8% 올렸습니다. 이번 조정은 실적 전망을 유지하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밸류에이션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이번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AI 인프라 투자의 치열한 경쟁에 기반합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 투자에 뒤처지면 시장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하에 대규모 자본투자(CAPEX)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학습 단계에서 추론 단계로 AI 투자가 확대되면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한 점이 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 상향과 밸류에이션 분석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2.3배, 5.7배 수준으로, 글로벌 동종업계 평균인 6.2배, 10.1배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이는 주가 강세를 보이는 업계 전반과는 달리 삼성전자가 아직 적정 평가가 덜 이루어졌다는 뜻입니다. 그는 앞으로 개별 기업들이 본질 가치에 근접할수록 밸류에이션이 점차 상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상향 폭이 삼성전자보다 더 컸는데, 김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이유로 들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예상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6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과거 10년 평균 ROE 19%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으로, 회사의 밸류에이션도 이같이 커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5월 18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20만원으로 올렸고, 낸드플래시 가격 강세를 반영해 2026년 2분기부터 내년까지 영업이익 전망치도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키옥시아의 가이던스를 참고해 2분기 낸드 평균판매단가가 40% 이상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7년까지 낸드 시장의 초과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5월 27일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33만원에 이르렀고 SK하이닉스 역시 235만8,000원을 나타내며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환율(1500.9원)로 환산해 약 1조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3주 전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한 바 있으며,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26일 뉴욕증시에서 시총 1조달러를 넘겼습니다.
마이크론의 주가 급등은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목표주가 3배 상향 조정 때문으로, UBS는 마이크론을 경기 순환형에서 구조적 고수익 기업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밸류에이션 배수가 정상화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에도 반영되어, 두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석 달 전 대비 91.94%, 63.71%씩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장기 평균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5월 26일 기준 12개월 선행 PER은 삼성전자가 6.29배, SK하이닉스가 6.08배로 집계되었고, 과거 10년 주간 평균과 비교할 때도 상당히 저평가된 수준임을 보여줍니다.
증권업계 우려와 게임이론으로 본 AI 자본투자 경쟁
반면 증권업계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 환경의 급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그간 거대한 이익으로 AI 자본투자를 감당해 왔지만, 최근에는 부채를 동원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금리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투자 지속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론을 빅테크 기업들의 AI 자본투자 경쟁에 적용해, 경쟁자들이 협력 대신 모두 투자 속도를 높이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개별 플레이어가 단독으로 협력하는 대신 배신할 경우 최상의 이익을 얻지만, 모두가 배신하면 모두에게 손해라는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결국 시장 지위 유지와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모두가 빠르게 대규모 투자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입니다.
이런 경쟁이 빅테크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마이너스 수준으로 까지 밀어붙이는 강도 높은 자본 투자 경쟁을 지속시킬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투자자는 여러 전망을 종합해 보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