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질문하는 힘과 학교 문화예술교육
인공지능이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빠르고 정확하게 정답을 찾아내는 시대에 인간의 본질적 역량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효율성과 속도가 기계의 몫이 되면서, 미래 세대 교육의 핵심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한 예체능 취미를 넘어, 학생들의 사회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중요한 교육 기반으로 다시 주목받는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5월 19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하는 ‘2026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주간’ 15주년 행사는 이러한 정책적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번 행사는 포럼과 국제 심포지엄 등을 통해 그동안 정책의 수단으로 주로 쓰였던 예술교육 본연의 가치를 되짚고, 예술이 주는 다채로운 효과를 어떻게 사회 전반에 퍼뜨릴 수 있을지 깊이 논의한다.

결과 중심에서 벗어나 안전한 실패 경험을 제공하는 아테이너
국가 차원의 정책 변화는 지역 사회 현장에서도 생생한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2026 아테이너 발전 포럼’은 학교 밖 지역 인프라가 어린이 예술교육을 위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보여주는 사례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어린이 예술교육 전문기관인 아테이너를 미래 세대 성장의 발판으로 보며, 그 핵심 가치를 ‘안전한 실패 경험’에서 찾았다. 점수와 평가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벗어나, 아이들은 정답이 없는 예술 창작 활동을 하며 남과 비교당하지 않고 실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이는 곧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길러준다. 결과물이 아닌 탐구 자체를 즐기는 교육은 아이들의 억눌린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통로이자, 스스로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실질적인 토대가 된다.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문화돌봄, 초등 학부모 대상 콘텐츠 확산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학교 공교육 체계와 만나며 더욱 폭넓게 퍼지고 있다. 특히 국가 기관 주도로 초등 학부모와 학교 현장을 돕기 위한 융복합 예술 콘텐츠 보급이 두드러진다.
전국으로 확대 중인 늘봄학교에는 기존 방과후 교실과 차별화된 ‘문화돌봄’ 정책이 도입되었다. 정부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협력해 발레, 설치미술, 조경 등 각 분야 최고 예술가와 전문기관이 참여한 초등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 ‘늘봄예술학교’를 제작해 학교에 지원하고 있다.
현장 수업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교원과 예술교육가를 위한 역량 강화 연수도 함께 추진 중이다. 박서보재단, 국립극장 등 국내 유수 기관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지역의 한계를 넘어 초등학생들이 수준 높은 예술적 감수성을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는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미래 세대의 건강한 정서 발달을 돕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기능 습득을 넘어선 창의성 발현, 교육 패러다임이 맞이할 파급 효과
예술교육의 목적이 성취와 결과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으로 옮겨감에 따라, 사회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 역시 다방면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그동안 예술교육을 입시를 위한 단기 특기나 부가적인 활동으로 여겼던 가정의 인식은, 아이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도록 돕는 필수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지원청과 지역 유관기관이 손을 잡은 다양한 '지역예술교육협의체'가 꾸려져 공교육의 예술 경험을 뒷받침한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의 경우 학생 누구나 하나의 악기를 다루는 교육을 필수로 운영하고, 학생들의 흥미를 반영한 예술동아리를 활성화하며 지자체 협력 모델을 앞장서서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예술교육이 개별 기관의 단순 체험을 넘어 학교, 지역사회, 가정이 유기적으로 힘을 모아 키워가는 '공적 교육 자산'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기반, 예술교육의 재정의
결국 지금 시점에 국가 정책과 교육 현장이 예술교육의 가치를 다시 조명하는 까닭은 분명한 맥락을 지닌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다운 사고력과 창의성을 지키기 위해 과정 중심의 예술교육이 중요한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예술교육은 교과목의 주변 활동이 아니라, 아이들이 타인과 소통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을 올바르게 정립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할 시점이다. 2026년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주간과 각 지역 사회의 실천은 이러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정책 지원은 물론,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창작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전문 용어 사전]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주간: 매년 5월 넷째 주에 전 세계 국가들이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관련 정책과 사회적 가치를 논의하는 기념 주간이다. 2011년 한국 정부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아테이너(ARTAINER): 대구 수성아트피아가 2024년 문을 연 어린이 예술교육 전용 공간으로, 정답을 찾기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경험을 쌓는 과정 중심의 융복합 예술교육을 제공한다.
▪️회복탄력성: 어려운 상황이나 실패를 겪었을 때 좌절하지 않고, 이를 이겨내며 오히려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원래의 안정된 마음 상태로 돌아가는 긍정적인 힘을 뜻한다.
▪️문화돌봄: 늘봄학교 등 공교육 안에서 예술가와 전문 기관이 양질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의 창의성 발달은 물론 공적인 돌봄 역할까지 채워주는 정책이다.
▪️공적 교육 자산: 예술교육을 개인의 사교육 영역에만 맡기지 않고,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다 함께 힘을 모아 미래 세대를 위해 누리고 제공해야 할 필수적인 교육 환경을 의미한다.
[핵심 참고 자료]
2026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주간 연계 행사 – 정책브리핑
제2차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 안내 페이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주간 2026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