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나이 듦은 설렘이어야 한다”… 실버영화관이 던진 ‘품격 있는 노년문화도시’ 제안

17년 현장 경험 담은 서울형 어르신 문화복지 모델 공개… 종로 중심 문화거점 필요성 강조

“K-효문화가 글로벌 문화도시 경쟁력”… 문화·일자리·기술 결합한 지속 가능한 노년 생태계 제시

AI 더빙·큰 자막·실버 친화 콘텐츠 확대 추진… 어르신 문화접근권 강화 정책 관심

추억을파는극장이 ‘품격 있는 노년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 전달식’을 열고, 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서울형 어르신 문화복지 모델을 제안했다

고령사회가 빠르게 현실화되는 가운데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어르신 문화복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 전달식이 열렸다. 추억을파는극장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 허리우드극장에서 ‘품격 있는 노년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 전달식’을 개최하고, 서울형 어르신 문화복지 모델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 제안은 실버영화관이 지난 17년간 운영 현장에서 축적해 온 경험을 토대로 마련됐다. 영화 상영뿐 아니라 공연과 추억 콘텐츠를 결합해 어르신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여온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복지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문화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추억을파는극장은 어르신 문화복지가 일회성 행사나 무료 지원 중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르신의 생활 방식과 정서, 문화적 눈높이를 반영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안정적인 도심형 문화거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울이 글로벌 문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청년 중심 콘텐츠뿐 아니라 고령 세대를 존중하는 도시 문화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극장 측은 종로가 지닌 상징성과 역사성을 언급하며,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문화거점을 도심 중심에 마련하는 일이 서울의 문화 품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 전달식에서는 ‘서울에서 나이 듦은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제시됐다. 추억을파는극장은 오늘의 노년문화가 미래 세대의 삶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세대 공존형 문화도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정책 과제는 모두 다섯 가지다.

 

첫 번째는 도심형 어르신 문화거점 조성이다. 실버영화관을 영화와 공연, 추억 콘텐츠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켜 어르신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단순 관람 공간을 넘어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며 추억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능까지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담겼다.

 

두 번째는 어르신 맞춤형 콘텐츠 확대다. 고전영화와 음악공연, 효 트롯뮤지컬, 추억 기반 콘텐츠 등 시니어 세대의 감성과 경험을 반영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자는 제안이다. 문화정책이 공간 제공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이용자의 공감과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미다.

 

세 번째는 실버 친화형 콘텐츠 개발이다. AI 기반 고전영화 더빙과 큰 자막, 선명한 화면 제공 등을 통해 어르신의 관람 편의를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단순한 복지 서비스 차원을 넘어 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새로운 문화기술 정책이자 미래형 콘텐츠 산업 모델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 번째는 문화 참여와 일자리 연계다. 어르신들이 문화 소비자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연 참여자와 안내 인력, 문화 봉사자, 현장 운영 인력 등 다양한 역할로 활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문화 향유와 사회 참여, 경제 활동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노년문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섯 번째는 어르신 문화 향유 지원 정책 검토다. 청년문화패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어르신들의 문화 접근권을 보장하는 정책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극장 측은 문화 활동이 단순 여가를 넘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정서적 안정에 기여하는 중요한 사회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추억을파는극장 김은주 대표는 “17년 전 일반 영화 관람료가 7000원이던 시절 어르신 관람료 2000원을 시작했다”며 “지금 영화 관람료가 크게 올랐지만 2000원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는 어르신들이 부담 없이 극장을 찾아 친구를 만나고 웃으며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 문화복지는 무료 제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과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 오랜 시간 축적된 현장 신뢰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민간이 오랜 기간 만들어 온 문화 생태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공공 정책이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실버영화관을 이용해 온 어르신 100여 명과 배우 전원주, 서우림, 최주봉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정책 제안 취지에 공감했다.

 

추억을파는극장은 앞으로도 실버영화관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어르신 문화접근권 확대와 도심형 노년문화 거점 조성, 실버 친화 콘텐츠 개발, 문화 참여형 일자리 모델 구축 등 지속 가능한 노년문화 정책 제안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정책 제안은 단순 복지 지원을 넘어 어르신 문화권을 도시 정책의 핵심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도심형 문화거점과 실버 친화 콘텐츠, 문화 기반 일자리 모델을 결합해 고령사회 대응 전략을 문화산업과 도시 경쟁력 강화로 연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형 노년문화 모델이 정착될 경우 세대 간 문화 격차 완화와 도심 상권 활성화, 사회적 고립 감소 등 다양한 효과도 기대된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지금, 노년문화는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추억을파는극장이 제안한 ‘품격 있는 노년문화도시’ 모델은 어르신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문화의 주체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서울이 글로벌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모든 세대가 존중받는 문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억을파는극장 소개

추억을파는극장은 국내 최초로 실버영화관을 개관해 영화계 제1호 사회적기업으로서 인증을 받았다. 60세 이상 어르신 누구나 365일 추억의 명화를 2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실버 맞춤 문화 공간으로, 2009년 6만5000명을 시작으로 현재 연 24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고령화 시름에 잠긴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잘하는 ‘효’와 ‘정’의 어르신 문화를 전파하며 고민을 해소하고, ‘늙음’이 필연인 전 세대에 ‘즐겁게 나이 듦’이라는 해답을 제시하는 한국형 사회적기업이다. (사진제공)

작성 2026.05.26 20:34 수정 2026.05.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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