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들과 1인 사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온라인 마케팅의 문을 두드리지만, 정작 돌아오는 것은 수백만 원에 달하는 대행사 비용 청구서와 미미한 효과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한 일부 부실 대행사들의 상술에 속아 상처를 입은 사장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마케팅과 디자인의 기준을 세우도록 돕는 커뮤니티가 주목받고 있다.
개설된 지 5개월을 맞이한 네이버 카페 ‘1인 사업자 마케팅 기준’이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화려한 마케팅 기법을 자랑하는 곳이 아니다. 대신 사업자가 직접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본질적인 마케팅 기준과 디자인 시각을 공유하며 소상공인들의 자립을 돕는다.
이 커뮤니티를 이끄는 행복디자인연구소 이종근 소장(닉네임 디자인코치)을 만나 소상공인 마케팅의 냉혹한 현실과 올바른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의 한 차분한 연구실에서 만난 이종근 소장의 눈빛에는 현장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의 깊은 고뇌와 책임감이 서려 있었다.

기자 : 카페를 개설한 지 5개월 정도 되었다고 들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소상공인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 커뮤니티를 시작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이종근 소장 :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1인 사업자와 소상공인 사장들이 마케팅 때문에 사기를 당하거나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봤다. 대행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사업자가 마케팅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사장들이 직접 중심을 잡고 진행할 수 있는 명확한 마케팅 기준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어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카페를 열게 됐다.”
물론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참여자들이 마케팅과 디자인 등을 직접 진행할 수 있도록 기준 설정을 돕고 있다. 또한 디자인된 것을 제작처에 직접 발주해 실비 수준으로 인쇄하거나 필요한 비용을 줄여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기자 : 대행사 마케팅의 가장 큰 폐해는 무엇이라고 보나.
이종근 소장 : “많은 사장이 돈만 주면 대행사가 매출을 올려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대행사는 그 사업의 본질을 사장만큼 알지 못한다. 결국 영혼 없는 상위 노출이나 단순 트래픽 작업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유입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남는 것은 마이너스 통장뿐이다. 마케팅의 주도권을 대행사에 넘겨주는 순간 자립은 불가능해진다.”
기자 : 그렇다면 ‘1인 사업자 마케팅 기준’ 카페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
이종근 소장 : “우리는 고난도의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소상공인이 당장 오늘 밤에라도 실행할 수 있는 실전 마케팅 법칙과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 레이아웃의 기준을 다룬다. 예컨대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를 어떻게 정비해야 소비자가 신뢰를 느끼는지, 블로그 글 하나를 쓰더라도 어떤 맥락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사장들이 직접 소통하며 기준을 정립해 나간다. 디자인 역시 거창한 예술이 아니라 매출로 연결되는 시각적 언어로서 접근하도록 돕는다.”
또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AI와 캔바 등을 활용해 사장이 직접 제작하고, 짧은 시간 안에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발주할 수 있도록 안내해 간접 비용을 절약하는 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자 : 사업자가 마케팅과 디자인을 직접 챙기기에는 시간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근 소장 : “그것은 편견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 필요는 없다. 대형 브랜드처럼 세련된 디자인이 아니더라도, 사장의 진정성이 담긴 글과 정돈된 이미지만으로도 로컬 소비자는 움직인다. 카페 내에서 다른 대표들과 마케팅 기준에 대해 함께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럽게 안목이 길러지고 스스로 실행할 수 있는 체력이 생긴다.”
기자 : 이 카페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이종근 소장 : “대행사에 휘둘리지 않는 똑똑한 사장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마케팅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면 대행사를 쓰더라도 올바른 요구를 할 수 있고 감시가 가능해진다. 1인 사업자들이 마케팅과 디자인이라는 무기를 스스로 다룰 수 있게 될 때, 대한민국 골목상권의 자생력도 한층 단단해질 것이라 믿는다. ‘행복디자인연구소’라는 이름처럼, 디자인과 마케팅이 사업자들의 고통이 아닌 행복한 성장의 도구가 되길 바란다.”
인터뷰 내내 이종근 소장은 화려한 수식어를 경계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결국 사업자 스스로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본질이었다. 마케팅의 정답은 외부의 대행사가 아니라, 사업을 가장 잘 아는 대표 자신의 머릿속과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1인 사업자 마케팅 기준’ 카페는 증명해 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