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암 치료의 새로운 시대
세계 암 치료의 방향을 결정짓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 2026이 오는 5월 29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한다. 이번 학회의 핵심 화두는 단 하나다. 과거 4기 전이성 암 환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정밀 의료가 이제 초기 암 단계로 전선을 확장하며, '치료 시점'과 '투여 순서'를 정교하게 설계해 완치율을 극대화하는 조기 개입 전략이 임상 현장의 새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이번 학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이번 ASCO 2026에서는 기존 표준치료(Standard of Care, SoC) 가이드라인을 재편할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들이 공개된다. 학회의 핵심 세션인 플래너리 세션(Plenary Session)에는 단순한 신약 효능 검증을 넘어, 기존 표준요법과 직접 비교(Head-to-Head)하는 임상 시험과 치료 영역을 초기 단계로 앞당기는 조기 개입(Early Intervention) 전략을 다룬 연구들이 집중 배치되어 있다.
업계 안팎에서 임상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플래너리 세션 LBA1로 배정된 PROTEUS 연구의 3상 임상 최종 결과가 대표 사례다.
이 연구는 고위험 국소 전립선암 환자의 재발 및 전이 위험을 낮추기 위해 얀센의 차세대 안드로겐 수용체 저해제 '얼리다(아팔루타미드)'를 수술 전후로 선제 투여하는 이른바 '샌드위치 요법'을 적용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술 전 6개월간 얼리다를 투여해 종양 크기를 줄이는 다운스테이징(Downstaging)을 유도하고, 수술 후 다시 6개월간 추가 투여해 미세 잔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 전략이 병리학적 완전 관해(pCR, Pathologic Complete Response)와 무전이 생존율(MFS, Metastasis-Free Survival)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를 이번 학회에서 최종 데이터로 입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기 개입 전략과 임상 연구
이와 유사한 조기 완치 전략은 릴리의 RET 표적항암제 '레테브모(셀퍼카티닙)'의 3상 임상 LIBRETTO 연구에서도 적용된다. RET 유전자 변이 양성 갑상선암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레테브모는 LIBRETTO 연구를 통해 조기 단계 암에서의 선제 개입이 pCR 및 MFS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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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연구 모두 약물의 효능 확인에 그치지 않고, 치료 타이밍과 투여 순서를 정밀하게 설계해 완치 가능성을 높이려는 공통된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다. 초기 암 치료로의 전선 확장이 곧 모든 환자에게 유익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의료계 내에서 제기된다.
어떤 환자군에서 조기 치료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는지, 과잉 치료의 위험을 어떻게 배제할 것인지는 여전히 임상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정밀 의료 확대에 따른 의료비 상승 역시 의료 시스템 전반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개인 유전체 정보와 종양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개입이 장기적으로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 의료계에도 이번 학회의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ASCO 2026에서 발표될 임상 결과들은 국내 표준치료 가이드라인 개정 논의와 맞닿아 있으며, 국내 종양 전문의들의 처방 판단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밀 의료 기반의 조기 개입 전략이 국내 임상에 안착하려면 유전체 분석 인프라 확충, 다학제 진료 체계 강화, 급여 기준 재정비 등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료 정책 당국의 대응 속도도 중요하다.
정밀 의료의 한국 시장 영향
다국적 제약사들의 초기 암 치료 시장 선점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얀센, 릴리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기존 4기 암 치료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수술 전후 보조요법(neoadjuvant/adjuvant) 영역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추세다.
임상 설계 단계부터 완치율과 장기 생존을 주요 평가 지표로 삼는 방향으로 연구 전략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ASCO는 단순한 데이터 발표를 넘어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ASCO 2026은 오는 5월 29일 개막해 전 세계 종양학자들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암 치료 방향을 논의하는 장이 된다. 이번 학회에서 검증될 조기 개입 전략과 정밀 의료의 확장 가능성은 암 환자에게 보다 개인화된 치료 경로를 열어줄 것인지, 그리고 의료 시스템이 이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동시에 묻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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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정밀 의료의 장점은 무엇인가?
A. 정밀 의료는 환자의 유전적 특성, 종양의 분자적 특성,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설계하는 접근법이다. 기존의 획일적 항암 치료와 달리 표적을 좁혀 투여하기 때문에 치료 반응률을 높이고 불필요한 부작용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암 치료에서의 정밀 의료 적용은 특히 초기 암 단계에서 병리학적 완전 관해(pCR)와 무전이 생존율(MFS) 개선이라는 구체적 지표로 그 가치를 입증해가고 있다. 다만 유전체 검사 비용, 데이터 해석 전문 인력 부족 등 현실적 한계도 존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Q. '샌드위치 요법'이란 무엇인가?
A. 샌드위치 요법은 암 수술 전후 양쪽 구간에 걸쳐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 전략이다. PROTEUS 연구에서 얀센의 얼리다(아팔루타미드)를 수술 전 6개월간 투여해 종양 크기를 줄이는 다운스테이징을 유도하고, 수술 후 다시 6개월간 투여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잔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이 대표적 사례다. 수술이라는 치료 행위를 중심으로 약물 투여가 앞뒤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샌드위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세 전이와 재발 가능성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있다.
Q. 한국 의료계는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A. 우선 유전체 분석 기반의 정밀 진단 인프라를 임상 현장에 실질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 ASCO에서 검증된 조기 개입 임상 결과를 국내 가이드라인에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표준치료 개정 절차를 유연화하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신약의 급여 기준을 초기 암 치료 영역까지 현실화하지 않으면 임상 근거와 실제 처방 사이의 간극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종양내과·외과·방사선종양학과·유전상담사가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 체계를 강화하고, 관련 전문 인력 양성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알림] 본 기사는 건강·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 건강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