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50억 유로 펀드로 스타트업 지원
유럽연합(EU)이 총 50억 유로(약 7조 4천억 원) 규모의 '유럽 스케일업 펀드(Scaleup Europe Fund, SEF)'를 공식 출범시켰다. 스웨덴 사모펀드 EQT가 운용을 맡으며, 2026년 9월 본격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다. EU에 법인을 설립한 외국 스타트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어, 유럽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인 자금 조달 경로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SEF의 출자 구조는 EU 위원회가 10억 유로, 유럽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20억 유로, EQT가 추가로 20억 유로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민간 투자자로는 덴마크의 Novo Holdings와 덴마크 수출투자기금(EIFO), 스페인의 Criteria Caixa 및 Santander·Muoro Capital, 이탈리아의 Fondazione Compagnia San Paolo·Intesa Sanpaolo·Fondazione Cariplo 컨소시엄, 네덜란드 국부펀드 등이 참여한다. EQT는 27개 후보 기관 중 최종 선정되었으며, 민간 투자자들의 강한 지지를 받아 운용사로 낙점되었다.
SEF 출범의 배경에는 유럽 벤처캐피탈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한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스타트업이 초기 성장을 넘어 본격적인 규모(critical mass)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대형 자금 공급이 부족했다. 기존 EU 펀드의 건당 투자 한도는 3천만 유로에 그쳤으나, SEF는 건당 1억 유로 이상의 투자를 촉진하도록 설계되어 이 격차를 직접 겨냥한다.
EU 위원회가 시장 이해도가 높은 민간 기업에 운용을 맡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스타트업에게 열린 유럽 시장
EQT는 과거 15~20%의 업계 표준 수익률을 달성하고 성공적인 IPO 실적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EQT의 네트워크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후속 투자 유치와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스타트업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조항은 'EU 설립 외국 스타트업 지원' 규정이다.
SEF는 EU 역내에 법인을 설립한 외국 기업도 지원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EU 위원회가 추진 중인 새 법인 형태 'EU Inc.'가 더해지면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EU 회원국들은 2026년 연말까지 이른바 '28번째 제도'로 불리는 EU Inc.를 채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제3국 기업들이 단일 규정 아래 EU 전역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광고
복잡한 각국 법인 설립 절차 대신 통일된 법적 형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 진출을 검토하는 국내 스타트업의 행정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향후 한국 스타트업의 유럽 진출 전략
물론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를 넘어야 한다. 언어·문화적 차이, 각국의 상이한 규제 체계, 현지 강자들과의 경쟁은 자금 확보 이후에도 남는 변수다.
현지 파트너 확보와 시장별 맞춤형 전략 없이 자금만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는 어렵다. EU 규정의 복잡성이 외국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SEF가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자본 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된 만큼, 유럽 파트너 기업과 협력하거나 현지에 거점을 둔 한국 스타트업이 간접적인 수혜를 받는 경로도 열려 있다.
SEF가 9월 본격 가동에 들어가기 전에 EU Inc. 제도, 지원 분야, 투자 기준 등을 면밀히 파악해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는 것이 실질적인 기회 선점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FAQ
Q. 한국 기업이 유럽 스케일업 펀드를 활용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A. SEF 지원을 받으려면 먼저 EU 역내에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2026년 연말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EU Inc.' 법인 형태를 활용하면 단일 규정 아래 EU 전체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절차가 간소화될 전망이다. 이후 SEF 운용사인 EQT가 제시하는 투자 기준과 지원 분야를 확인하고,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사업 계획서를 준비해야 한다. 현지 법무·세무 전문가와 사전에 협력해 규정 준수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수 절차다.
Q. 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 한국 스타트업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
A. 자금 확보와 별개로, 유럽 진출의 성패는 현지화 전략과 파트너십에 달려 있다. 각국의 언어·문화·규제 차이를 반영한 제품·서비스 최적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초기 진출 국가를 규제 환경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곳으로 좁혀 거점을 먼저 확보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SEF 포트폴리오 기업 또는 유럽 현지 투자자와의 공동 개발·유통 파트너십은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SEF가 9월 본격 운영을 시작하기 전에 지원 분야와 투자 조건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전략 수립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