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박주성 작가 경영학도가 쥔 ‘운명의 붓’, 캔버스 위에 인생의 2막을 수놓다

- 독학으로 일군 독창적 마티에르, 서양화가 박주성 작가의 ‘이유 있는 예술적 외도’

- 2026년 테마 ‘원죄’ 연작 통해 인간 본질과 회복의 메시지 전해

◆헬렌 켈러의 ‘가치 있는 목적’, 그리고 박주성의 ‘붓’

미국의 사회운동가 헬렌 켈러는 진정한 행복이 자기만족이 아닌, ‘가치 있는 목적’에 헌신할 때 찾아온다고 역설했다. 여기, 그 가치 있는 목적을 찾기 위해 마흔이라는 불혹의 나이에 생의 궤적을 과감히 수정한 인물이 있다. 바로 서양화가 박주성 작가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은 고요하지만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캔버스 앞에 선 그의 눈빛은 회계와 컨설팅, 건물관리라는 차갑고 이성적인 비즈니스 현장을 누비던 과거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이제 숫자와 서류 대신, 빛과 색채, 그리고 질감을 통해 세상과 대화한다.


◆‘될성부른 떡잎’이 보낸 30년의 기다림

박주성 작가의 재능은 유년 시절 이미 완성형에 가까웠다. 초등학교 시절, 내로라하는 영재들이 모인 전국 미술대회에서 당당히 국무총리상을 거머쥐며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그 시절 이미 ‘예술가 박주성’의 싹을 틔웠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보수적인 집안 환경 속에서 예술은 ‘취미’의 영역에 머물러야 했고, 그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전개된 그의 삶은 전형적인 엘리트 비즈니스맨의 길이었다. 회계, 경영컨설팅 등 치밀함과 논리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쉼 없이 달렸다. 그러나 가슴 한편에 묻어둔 미술에 대한 갈증은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선명해졌다. 마흔이 되던 해, 그는 운명처럼 다시 붓을 잡았다. 내면에서 들려오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라는 간절한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박주성의 인생 2막, ‘예술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제도권 교육의 틀을 깬 ‘야생의 감각’

박주성 작가의 이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그가 ‘독학 작가’라는 점이다. 미대 커리큘럼이 주는 정형화된 테크닉 대신, 그는 스스로 부딪히고 깨지며 자신만의 기법을 구축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성 화단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하고 파격적인 화풍을 낳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의 작업 방식은 실험실의 연구원을 연상케 한다. 단지 캔버스 위에 물감을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자연의 실체를 직접 이식한다. 산과 들에서 수집한 나무껍질과 돌을 붙이고, 물감에 모래를 섞어 거칠고 투박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기법은 평면적인 그림에 입체적인 생동감을 부여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각을 넘어 촉각적인 실재감을 느끼게 한다.


◆20년 고독의 응축, 대한민국 미술계의 중심에 서다

다시 붓을 잡은 지 어느덧 20여 년.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동안 박주성 작가는 자신을 캔버스라는 거대한 벽에 가두고 고독한 사투를 벌여왔다. 창작의 고통 속에서 식사 시간조차 잊어버리는 그의 뜨거운 ‘예술혼’은 객관적인 지표인 각종 수상 실적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해냈다.


가장 눈부신 성취는 제12회 대한민국 무궁화미술대전에서 거머쥔 서양화 부문 대상이다. 이는 그가 추구해온 독창적 화법이 평단의 엄격한 기준을 넘어섰음을 시사한다. 이어 2022년 한국미술협회 선정 ‘올해의 작가상’ 수상은 그가 화단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더 이상 변방의 독학자가 아닌, 주류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핵심 예술가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한, 한류미술대전 초대작가 선정 및 우수상, 2023 재능문화예술대상 등의 화려한 이력은 박 작가의 예술적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도권 교육의 틀에 박히지 않은 채 ‘독학’으로 일궈낸 이 성취들은 그를 변방의 작가가 아닌 대한민국 화단의 주류로 끌어올렸으며, 평단으로부터 "파격적인 실험 정신과 대중적 서정성을 동시에 갖춘 중견 작가"라는 확고한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박주성이라는 이름은 후배 독학 작가들에게는 희망의 이정표이자, 대한민국 미술계의 새로운 활력을 상징하고 있다.


◆2026년의 화두, ‘원죄’와 인간적 가치의 회복

박주성 작가는 매년 특정 테마를 정해 연작을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멸종된 강치와 독도를 주제로 한 ‘강치야! 돌아와 줘’ 연작이 역사적 의식과 생명 존중의 메시지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면, 올해 그가 선택한 주제는 형이상학적인 ‘원죄(Original Sin)’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삶의 여정에서 결코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결핍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용기다. 캔버스 위에 새겨진 '원죄'의 흔적을 통해 우리가 상실했던 신뢰와 사랑, 그리고 소중한 약속들을 복원해낼 때, 비로소 인간은 진정한 구원과 행복의 문턱에 들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박주성 작가는 성경 창세기의 아담 이야기를 빌려오되, 이를 현대적인 추상 기법으로 재해석한다. 현재 완성된 세 점의 연작은 오는 9월 예정된 개인전의 메인 테마가 될 예정이다. 그의 작품은 추상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회복’의 메시지만큼은 보는 이의 심장에 직관적으로 꽂힌다.


◆“붓만 잡으면 누구나 화가다”, 예술 문턱을 낮추는 전령사

박주성 작가가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은 매우 겸손하고 따뜻하다. 그는 “꼭 미대를 나와야 잘 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전공자가 아니기에 느꼈던 막막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는 오히려 더 많은 이들에게 그림의 즐거움을 전파하려 애쓴다.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다. 내 그림을 보고 ‘나도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더한 찬사는 없을 것이다”


그는 ‘제임스박아트’라는 개인 채널과 공간을 통해 대중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자신의 기법과 철학을 가감 없이 공유한다. 그의 그림이 난해한 철학의 나열이 아닌, 누구나 보고 미소 지을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품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캔버스를 넘어 사회로 흐르는 ‘치유의 빛’

예술의 가치는 나눌 때 완성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박 작가는 강동 경희대병원을 비롯해 희망이 필요한 여러 기관에 자신의 작품을 꾸준히 기증해오고 있다.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이 자신의 그림을 보고 잠시나마 고통을 잊고 희망을 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러한 행보는 그가 지향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그림’의 실천적 발현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이제 ‘원죄’라는 깊은 바다를 지나, 더 넓은 ‘구원’과 ‘행복’의 대륙으로 향하고 있다. 비즈니스맨의 냉철함과 예술가의 뜨거운 심장을 동시에 지닌 박주성 작가. 그가 캔버스 위에 써 내려가는 인생의 시(詩)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퍼뜨릴지, 화단의 이목이 강동구의 작은 작업실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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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5.18 14:08 수정 2026.05.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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