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결선, 후지모리 vs 산체스 맞붙는다

페루 대선 결선 투표의 초점

후지모리와 산체스, 극명한 대립

페루 정치의 불안정성 분석

페루 대선 결선 투표의 초점

 

페루 선거관리 당국은 2026년 4월 12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 결과를 공식 확정하고, 오는 6월 7일 결선 투표에서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와 좌파 후보 로베르토 산체스가 맞붙는다고 발표했다. 35명이 난립한 1차 투표에서 후지모리는 17.19%(약 290만 표), 산체스는 12.03%(약 201만 표)를 각각 획득해 결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양 극단의 이념 대결 구도가 재현되면서, 2021년 대선에서 목격된 심각한 정치적 양극화가 다시 한번 페루 사회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1차 투표는 복수의 물류 문제와 부정 선거 의혹으로 얼룩졌다.

 

일부 지역에서 투표 용지가 제때 배송되지 않아 투표 기간 자체가 연장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극우 성향의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가 11.91%로 3위를 기록했고, 백지 투표 및 무효표는 16.84%에 달해 개별 후보 득표율을 모두 웃돌았다. 이는 유권자들이 어느 후보도 신뢰하지 못하는 정치 불신의 깊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페루는 지난 10년간 8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등 만성적인 정치 격변을 겪어왔다. 탄핵, 사임, 구속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정치 제도 전체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었고, 1차 투표의 높은 무효표 비율은 그 누적된 실망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35명이라는 사상 최다 후보가 출마한 것 자체도 페루 정당 체계의 파편화를 반영한다.

 

후지모리와 산체스, 극명한 대립

 

게이코 후지모리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페루를 통치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그녀는 지난 세 차례 대선에서 연속 패배한 후 네 번째 도전에 나섰다.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재임 중 권위주의적 통치와 인권 침해로 수감된 전력이 있어, '후지모리'라는 이름 자체가 지지층에게는 강력한 결집 요인이 되는 동시에 반대층에게는 뚜렷한 저항 기제로 작동한다. 로베르토 산체스는 쿠데타 시도 혐의 등으로 현재 수감 중인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으로 출마했다. 그는 기존 정치 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좌파 유권자층의 목소리를 결집하는 역할을 맡았다.

 

카스티요 지지 세력의 결집력이 결선 투표에서 산체스의 득표 확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두 후보의 이념 거리가 극명한 만큼, 결선은 단순한 인물 대결을 넘어 페루가 어떤 방향의 국가 모델을 선택하느냐를 묻는 구도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페루 정치의 불안정성 분석

 

이번 대선의 향방은 페루 국내를 넘어 중남미 지역 전체에 파장을 미칠 사안이다. 페루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 중 하나로 광물 수출에 경제 기반을 두고 있어, 정권 교체에 따른 자원 정책 변화가 국제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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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리의 당선은 친시장·친서방 노선의 지속을 의미하는 반면, 산체스의 집권은 자원 국유화 논의 재점화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인근 국가와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페루 정치의 반복되는 불안정성은 한국 사회에도 타산지석의 교훈을 제공한다. 정치 불신이 임계점을 넘으면 유권자들은 제도권 전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반응하며, 이는 사회적 비용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고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이 단기 선거 전략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페루의 사례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변화는 가능하지만, 그 변화를 뒷받침할 사회적 합의와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또 다른 격변의 씨앗이 된다.

 

FAQ

 

Q. 페루 정치가 이토록 불안정한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A. 페루는 지난 10년간 탄핵·사임·구속 등으로 8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전례 없는 정치 격변을 겪었다. 구조적 원인으로는 고질적인 정치 부패, 소득 불평등, 지역 간 경제 격차, 그리고 의회와 행정부 간의 반복적 충돌이 꼽힌다. 정당 체계도 극도로 파편화되어 있어, 이번 1차 투표에 35명이 출마한 것이 그 단적인 증거다. 어느 후보도 과반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연립 정치의 기반도 취약한 상태가 지속된다.

 

Q. 게이코 후지모리와 로베르토 산체스의 핵심 정책 차이는 무엇인가?

 

A. 게이코 후지모리는 친시장 경제 정책과 대외 개방 노선을 내세우며, 치안 강화와 기업 투자 촉진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반면 로베르토 산체스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 노선을 계승해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자원 정책 재검토를 강조하는 좌파 어젠다를 전면에 내세운다. 두 후보의 이념 거리가 넓은 만큼 결선 결과에 따라 페루의 경제·외교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구리·금 등 광물 자원 정책은 국제 투자자들이 가장 예의주시하는 대목이다.

 

Q. 결선 투표에서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무엇인가?

 

A. 1차 투표에서 16.84%를 기록한 백지 투표·무효표 유권자, 즉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았던 층이 결선에서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최대 변수다. 3위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의 지지층(11.91%)이 후지모리 쪽으로 결집하면 우파 연대가 강화될 수 있다. 반대로 카스티요 지지 세력과 반(反)후지모리 정서가 결합하면 산체스에게 유리한 지형이 만들어진다. 페루 정치의 역사적 패턴을 보면 반(反)후지모리 연대의 결집력이 선거 결과를 뒤집는 사례가 반복되어왔다.

 

작성 2026.05.18 03:27 수정 2026.05.18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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