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윤갤러리 람석 윤애경 작가

-묵향에 실린 인생의 지문(指紋), 람석 윤애경 작가의 선(線)이 그리는 풍경

-30년 수묵의 고결한 깊이 위에 캘리그라피로 ‘마음의 길’을 내다

◆붓 끝에서 시작되는 고요한 혁명

예술가는 시대의 풍경을 담는 그릇인 동시에,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자가 되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동양화가이자 캘리그래퍼인 람석 윤애경 작가를 수식하는 수많은 단어 중 가장 적절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울림’일 것이다.


그의 갤러리에는 진한 묵향과 함께 수만 번의 붓질이 만들어낸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하지만 그 긴장감의 끝에 탄생한 결과물은 지극히 따뜻하고 소박하다. 3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화폭과 씨름하며 그가 깨달은 예술의 본질은 ‘화려함’이 아닌 ‘진심’이기 때문이다. 윤 작가는 이제 전통적인 수묵의 경계를 넘어 현대적인 캘리그라피를 통해 우리 시대의 소박한 이웃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수묵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선(線)의 미학

윤애경 작가의 예술적 모태는 동양화다. 30대 초반, 삶의 변곡점에서 마주한 붓과 먹은 그에게 구원이자 숙명이었다. 초기 30여 년 동안 그는 수묵화 작업에 매진하며 ‘면(面)’이 주는 무게감과 수묵의 농담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공간감을 탐구했다.


수묵화는 한 번의 실수가 작품 전체의 성패를 가르는 냉정한 예술이다. 물 조절과 속도, 작가의 호흡이 일치해야만 비로소 살아있는 형상이 나타난다. 윤 작가는 이 고단한 수행의 과정을 통해 그림 속의 빈 공간, 즉 ‘여백’이 주는 미학적 가치를 몸소 체득했다. 그러던 중 그는 그림 옆에 적힌 발문이나 화제에서 느껴지는 ‘선’의 생동감에 매료되었다. 그림이 풍경의 외형을 담는다면, 글씨는 작가의 맥박과 정신을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지문(指紋)’과 같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림에서 보이는 면의 아름다움과 먹의 깊이를 쫓다 보니, 자연스레 글에서 느껴지는 선의 감동으로 시선이 옮겨갔다. 캘리그라피는 내게 있어 그림의 연장이자, 마음의 소리를 시각화하는 가장 솔직한 언어다”


이러한 통찰은 그를 자연스럽게 캘리그라피의 세계로 이끌었고, 동양화의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서사 구조가 결합한 그만의 독특한 ‘회화적 캘리그라피’를 탄생시켰다.

◆노송(老松)의 기개와 연(蓮)의 생명력

윤애경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두 가지 소재는 ‘노송’과 ‘연’이다. 그는 수백 년의 풍파를 견디며 뒤틀린 채 살아남은 노송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본다.


저서 「신비로운 노송 펜화집」에 담긴 작품들은 정교한 선과 묵직한 필치가 압권이다. 단순히 소나무의 외형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뒤틀림 속에 숨겨진 고통과 인내, 그리고 승리의 서사를 그려낸다. 그가 그려낸 노송은 마치 우리 시대를 묵묵히 버텨온 아버지의 뒷모습이나 굴곡진 역사를 견뎌낸 민초의 생명력을 닮아 있다.


반면 ‘연’은 작가에게 있어 정화와 안식의 상징이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의 고고함은 윤 작가의 붓 끝에서 신비로운 색채와 유연한 곡선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가을의 정취를 담은 연잎의 바스러지는 표정이나 계절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색감을 포착하는 그의 감각은 탁월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는 수묵에 현대적인 펜화를 접목하거나 한글의 획 하나하나를 마치 한 폭의 산수화처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한글의 조형미를 세계적인 예술의 반열로 올리고자 하는 작가의 소리 없는 도전이기도 하다.


◆‘윤 갤러리’, 예술을 넘어 테라피가 되는 공간

윤애경 작가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 바로 ‘의정부 윤 갤러리’다. 그는 이곳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한편, 회원들과 함께 ‘자기만의 마인드북 스토리’를 만드는 특강을 열어가고 있다. 그가 가르치는 캘리그라피는 단순한 글 기술이 아니라 글에 깊은 철학을 담는 쉼과 위안의 일상을 만드는 과정이다.


“많은 이들이 캘리그라피를 배우러 왔다가, 결국 자신의 내면과 먼저 마주하게 된다. 글을 쓰는 행위는 곧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회원들에게 가장 먼저 마음을 비우는 법을 가르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진정한 자기 사랑이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는 것. '캘리그라피'라는 문화적 소통의 과정을 통해 나만의 삶의 철학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예술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윤 작가는 삶의 주인이 자기 자신임을 잊지 말라고 늘 강조한다.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글귀를 쓰며 회원들은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긍정적인 자아를 찾아간다. 이러한 ‘테라피적 문화 치유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024 대한민국 사회공헌 문화부 대상’을 수상했다. 예술이 갤러리라는 담장을 넘어 사회적 선순환을 이끄는 현장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 인생의 주연으로 산다는 것

윤애경 작가에게 예술은 곧 삶이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누구의 조연이 아닌, 스스로가 주연이 되어 삶을 이끌어가는 것. 그 일상 자체가 예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 캘리그라피란 그 ‘주연의 삶’을 기록하는 가장 아름다운 도구다. 최근 윤 작가는 한글의 선 하나하나가 그림으로 보이고, 그것이 보는 이의 마음을 멈추게 하는 감성적인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창의력과 한글의 미학이 결합한 그의 새로운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철학적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윤애경 작가는 여전히 “글과 그림은 내 삶의 사랑이자 끊임없는 도전”이라고 말한다. 30년의 경력이 무색할 만큼 새로운 기법과 소재를 찾는 그의 눈빛은 청년 작가처럼 빛난다.


◆울림이 있는 글 세상을 향하여

윤애경 작가가 꿈꾸는 세상은 거창하지 않다. 그저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잊고 지냈던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하는 작은 노크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윤 작가는 늘 회원들과 관객들에게 “내 인생을 주연으로 사는 삶은 내가 가장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된다”라고 강조한다. 이 한 마디는 작가가 붓을 잡는 이유이자, 그의 작품이 단순한 글씨를 넘어 치유의 에너지를 갖게 하는 근간이다.


수묵의 깊은 바다에서 캘리그라피라는 생명의 선을 건져 올린 그는, 이제 그 선을 통해 소박한 이웃들의 손을 잡으려 한다. 아름다운 스토리로 삶의 성장을 기록하는 작가, 그리고 그 기록이 많은 이들에게 인생의 울림으로 남기를 원하는 람석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묵향이 번지는 화지 위에 써 내려간 그의 인생철학이 삭막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쉼표와 같은 힐링의 순간을 선사하고 있다. 윤애경 작가가 열어가는 ‘깊은 글 세상’은 이제 막 더 넓은 바다를 향해 흐르기 시작했다.


◆글과 예술이 만나는 치유의 시간... 의정부 ‘초연회’ 그룹전 개최

글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 ‘초연회’가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의정부 예술의전당 제2전시실에서 그룹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글에 진심을 담아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회원들과, 이들을 이끄는 람석 작가가 함께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초연회는 매년 봄에는 회원들의 개성을 살린 자유로운 주제로 전시를 열고, 가을에는 수준 높은 공모전에 도전하며 예술적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전시는 단순히 결과물을 보여주는 자리를 넘어, 각 회원의 창작 과정과 꿈을 기록하는 ‘성장기록지’로서의 성격을 띤다. 특히 윤애경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 철학이 투영된 창작 공간으로서,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를 총괄하는 윤 작가는 “초연회의 전시는 회원 각자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소중한 기록”이라며,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따뜻한 쉼을 얻고, 작품을 통해 얻은 여운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과 그림, 그리고 예술에 대한 열정이 어우러진 이번 ‘초연회’ 그룹전은 지역 문화예술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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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5.16 14:06 수정 2026.05.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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