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도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어 순자산 규모가 1조 원을 초과하는 펀드가 100개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11일 종가 기준 순자산 1조 원 이상인 ETF는 총 96개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체 1,099개 ETF 중 약 8.7%에 해당한다. 2023년 말 67개에 비해 29개가 새롭게 이 대열에 합류해 규모가 크게 확대되었다.
국내 주식형 ETF가 43개로 가장 많고, 해외 주식형이 22개로 뒤를 잇는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국내 주식형은 20개가 증가해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으며, 해외주식형은 3개 늘어났다. 이는 올해 국내 증시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국내 주식형 ETF로 투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각각 8.2%와 13% 상승한 데 비해 코스피는 5월 11일까지 약 85%의 압도적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권형과 혼합형 ETF 가운데서도 각각 15개, 5개의 순자산 1조 원 이상 펀드가 존재한다. 3조 원 이상 규모의 ETF 수는 작년 말 20개에서 28개로, 5조 원 이상은 6개에서 17개로 증가했으며, 10조 원 이상 ETF도 2개에서 5개로 확장되었다.

특히 순자산 기준 가장 큰 펀드는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으로, 최근 몸집이 25조 8,698억 원에 달하며 기존 1위였던 ‘TIGER 미국S&P500’(17조 3,682억 원)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그 외에도 ‘TIGER 반도체TOP10’, ‘TIGER 200’, ‘TIGER 미국나스닥100’ 등이 10조 원 이상의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ETF 대형화 현상은 전체 순자산이 297조 원에서 468조 원으로 171조 원이나 증가한 데서도 확인된다.
테마형 ETF 저주’와 투자 위험성 고찰
일명 ‘테마형 ETF의 저주’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인기 있는 테마를 바탕으로 출시되는 ETF가 시장 평균 대비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을 의미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로, 2021년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의 논문 ‘ETF 시장에서의 관심 경쟁’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거래 ETF 중 테마형 ETF는 주로 고점에 상장되어 직전 1년간 종목이 30% 이상 시장 평균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상장 후 5년간은 연평균 수익률이 시장 대비 약 4% 포인트 낮았다. 또한, 평균 수수료도 운용자산의 0.61%로 시장 추종형 ETF(0.19%)보다 세 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마형 ETF는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변동성이 크고, 시장의 하락 국면에서는 특히 불리하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용사들이 테마형 ETF를 계속 출시하는 이유는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높은 수수료 수익을 얻기 위함이다. 개인 투자자의 ‘포모(FOMO) 심리’와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심리도 확산 원인 중 하나다.

국내 ETF 전성시대와 테마별 투자 현황
한국 ETF 시장은 현재 대규모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순자산 총액이 450조 원을 돌파하며 작년 말 대비 약 160조 원가량 증가했다. 매일 새로운 테마형 ETF가 쏟아지고 있으며, 2차전지, 바이오, 조선, 방위산업, 반도체, 인공지능, 소형모듈원자로, 우주, 광통신 등 다양한 미래 성장 산업 분야에 투자 상품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이 많아 중복 출시되는 경향도 강하다.
최근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미국 우주 산업 관련 ETF 4종목이 3~4월 단기간에 출시되어 주요 투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출시 이후 수익률은 S&P500 대비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일부 종목은 3~4배 상승한 후 가격 조정과 높은 운용 수수료 부담으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등장한 코스닥 액티브 ETF 중에는 극단적으로 높은 주가수익비율을 보이는 종목을 편입한 사례도 있어 투자 리스크가 상존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 업종 레버리지 ETF 출시 예정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ETF는 개별 종목에 대한 복잡한 분석 부담을 덜어주는 장점이 있으나, 테마형과 시장추종형 ETF 간 특성이 뚜렷히 다르므로 투자자는 상품 내포 종목과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고 분산 투자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화려한 테마에만 주목할 경우 예상치 못한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