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는 연금 제도를 어떻게 개편하고 있는가?
2026년 5월 8일, 호주 재무부는 연금(superannuation) 성과 테스트의 대대적인 개편을 담은 협의 문서를 공식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호주의 '당신의 미래, 당신의 연금(Your Future, Your Super)' 프레임워크가 고성장 장기 섹터 투자를 부당하게 억압해 왔다는 오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핵심은 벤처 캐피탈, 스타트업,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을 아우르는 '신흥 및 대체 자산(emerging and alternative assets)' 클래스를 별도로 신설하고, 해당 클래스의 성과를 기존 상업적 벤치마크 대신 인플레이션 대비 지표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재무장관 짐 찰머스(Jim Chalmers)는 이번 개편과 관련하여 "규제를 현대화하는 것은 새로운 투자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둔화된 국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재무부 협의 문서는 현행 벤치마크가 신흥 자산의 '상당히 다른 위험 및 수익 프로필'과 장기적인 투자 기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해당 섹터가 역사적으로 저평가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프레임워크 하에서 연금 신탁 관리자(superfund trustees)들은 연례 성과 테스트 실패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 없이 호주의 에너지 전환과 기술 섹터를 지원하는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게 된다.
찰머스 장관은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구성원을 위한 강력한 성과를 보호하면서도 테스트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관계자 및 업계 리더들은 제안된 프레임워크에 대한 의견을 2026년 6월 중순까지 재무부에 제출할 수 있다.
연금 성과 테스트, 문제점과 새로운 접근법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2021년 도입된 'Your Future, Your Super' 프레임워크의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있다. 이 프레임워크는 연금 펀드의 성과를 엄격한 벤치마크로 비교해 저성과 펀드를 가려내는 제도였으나, 결과적으로 장기 수익 잠재력이 높은 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어 왔다. 호주 재무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고, 에너지 전환 및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장기 국가 경제 성장을 위한 투자 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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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시 연금 제도 개편의 필요성과 마주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신흥 산업에 대한 적절한 노출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호주의 이번 사례는 연금 성과 측정 방식을 재설계함으로써 장기 투자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재생 에너지 및 첨단 기술 분야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 전환 과정에서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으며, 연금 자산 배분 전략에도 이를 반영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개편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면 일반 연금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찰머스 장관은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아직 채택되지 않았다"며 "안전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추면서 국가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문제는 6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국민연금에 주는 시사점
한국 연금 제도의 장기 성과는 갈수록 무거운 과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수익률 방어와 미래 성장 자산 편입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가 국민연금 운용 당국 앞에 놓여 있다.
신흥 및 대체 자산에 대한 투자 확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수익 개선과 국내 혁신 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그린 에너지 및 첨단 기술 분야는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연금 자본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향후 한국 연금 운용 당국은 호주의 접근 방식을 참고하여 성과 측정 방법론의 재설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단기 상업적 벤치마크를 넘어, 장기 인플레이션 대비 실질 수익이나 섹터별 맞춤형 지표를 도입하면 운용 유연성을 높이고 다양한 투자 기회를 열 수 있다. 이는 국내 투자 환경 개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호주의 이번 개편 시도는 연금 제도 설계에 있어 성과 측정 방식이 투자 행태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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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한국 국민연금도 호주처럼 성과 측정 방식 개편이 필요한가?
A. 국민연금은 현재 주식·채권·대체투자 등으로 구성된 분산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으나, 성과 측정 기준이 단기 수익률 중심으로 설계된 측면이 있다. 이로 인해 장기적 수익 잠재력이 큰 비유동성 자산이나 신흥 섹터에 대한 투자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호주의 사례처럼 자산 유형별로 맞춤형 성과 지표를 도입하면 장기 투자의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제도 변경 시 가입자 보호 장치를 충분히 갖추는 것이 선행 조건이며, 이는 입법 절차와 이해관계자 협의를 통해 구체화해야 한다.
Q. 호주의 연금 개편 사례가 한국 정책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A. 호주는 이번 개편을 통해 '성과 테스트'라는 단일 기준이 오히려 장기 고성장 자산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는 교훈을 제시했다. 한국도 국민연금 수익률 목표와 투자 가능 자산 범위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자산 클래스별로 적합한 성과 측정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을 참고할 수 있다. 특히 재생 에너지·벤처 캐피탈 등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단기 벤치마크 대신 장기 실질 수익 지표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방향은 연금의 수익성과 국가 산업 정책 지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Q. 신흥·대체 자산 투자 확대가 일반 연금 가입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A. 신흥 및 대체 자산은 높은 장기 수익 잠재력을 가지지만, 단기 변동성과 유동성 위험이 크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성과 측정 방식을 바꾸더라도 자산 배분 한도, 위험 분산 원칙, 정보 공시 의무 등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호주 재무부도 이번 협의 문서에서 가입자 보호와 수익성 균형을 명시적으로 강조했다. 일반 가입자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수익률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운용 과정의 투명성 확보와 철저한 감독이 뒷받침되어야 그 혜택이 실질적으로 전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