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팬데믹 협정, PABS 부속서 합의 불발로 협상 시한 연장…다음 팬데믹 대비에 '빨간불'

팬데믹 협정의 현재 상황

이익 공유에 대한 쟁점

향후 전망과 한국의 역할

팬데믹 협정의 현재 상황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들이 미래 팬데믹 대응의 핵심인 '팬데믹 협정(Pandemic Accord)'의 병원체 접근 및 이익 공유(PABS) 부속서에 대한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협상 시한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2026년 유엔 고위급 회의(UN High-Level Meeting) 이전에 협정을 완료하려던 목표는 좌절되었고, 국제 사회의 다음 팬데믹 대비 역량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WHO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는 회원국들에게 "다음 팬데믹이나 주요 글로벌 보건 비상사태는 '만약'이 아닌 '언제'의 문제"라며 신속한 합의를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또한 "PABS 부속서는 팬데믹 협정뿐만 아니라, WHO와 회원국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추진해 온 모든 이니셔티브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WHO 회원국들은 2025년 5월 제78차 세계보건총회에서 팬데믹 협정의 주요 내용을 채택했으나, PABS 부속서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추가 협상을 위해 유보한 바 있다.

 

이번 협상에서도 합의가 불발되면서 협정 완성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됐다. PABS 시스템은 팬데믹 잠재력을 가진 병원체에 대한 신속한 접근과, 이를 활용하여 개발된 백신·진단 키트·치료제 등 혜택의 공평한 공유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의 깊은 불신과 이해충돌이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협상에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입장 차이는 뚜렷하게 갈렸다. 개발도상국들은 제약사들이 병원체 정보를 공유받은 대가로 개발한 의료 제품을 의무적으로 공유하도록 요구했다. 반면 선진국들은 이러한 강제 의무가 제약 산업의 연구개발 유인을 약화시키고 혁신 생태계를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기술력과 재정 능력이 상이한 국가 간의 이익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익 공유에 대한 쟁점

 

선진국들은 제약사들이 개발도상국에 의약품을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하도록 강제될 경우, 민간 부문의 팬데믹 대비 투자 의욕이 꺾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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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대립 구도는 팬데믹 대비 전략에서 국가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일이 얼마나 복잡한 과제인지를 보여준다. 합의 불발은 국제 사회의 팬데믹 대비 체계 전반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엘렌 존슨 설리프와 전 뉴질랜드 총리 헬렌 클라크는 공동 성명을 통해 "오늘날 새로운 병원체가 출현한다면, 세계는 여전히 대비되지 않은 상태"라며 "다음 팬데믹 위협을 예방하고 대비하지 못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실책"이라고 경고했다.

 

팬데믹 협정 협상이 연장됨에 따라, WHO는 제79차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정부 간 협상단(IGWG)의 작업을 계속할지, 아니면 2026년 특별 총회 또는 2027년 5월 총회에서 결과를 제출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 경로 선택이 협정의 실질적 완성 시점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제 협력이 이 시점에 결실을 맺지 못할 경우, 글로벌 보건 안보에 대한 각국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한국의 역할

 

협상의 난항에는 허위 정보 확산도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번 협정이 국가 주권을 WHO에 양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폭넓게 유포됐고, 이는 일부 회원국 내 민간의 반발을 키워 협상 진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 협상의 교착 상황에서 외교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축적한 방역·진단·치료제 개발 경험과 제약·바이오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국 정부가 PABS 시스템의 절충안 마련에 기여한다면, 국제 보건 외교 무대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PABS 부속서 합의 없이는 팬데믹 협정이 실질적 효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국제 사회가 병원체 공유와 이익 배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수록, 다음 팬데믹 발생 시 코로나19 때와 같은 백신·치료제 접근 불평등이 반복될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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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당사국들이 조속히 실질적인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FAQ

 

Q. WHO 팬데믹 협정이란 무엇인가?

 

A. WHO 팬데믹 협정은 미래 팬데믹 상황에 대비해 국제 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법적 틀을 마련하는 협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드러난 백신 불평등, 병원체 정보 공유 미흡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1년부터 협상이 시작되었다. 협정의 핵심은 병원체 접근 및 이익 공유(PABS) 시스템으로, 팬데믹 병원체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의료 제품의 혜택을 공평하게 배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WHO 회원국들은 2025년 5월 협정의 주요 조항을 채택했으나 PABS 부속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Q. PABS 시스템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A. PABS 시스템에서는 팬데믹 잠재력이 있는 병원체에 대한 신속한 접근권과, 이를 활용해 개발된 백신·진단 키트·치료제의 공평한 배분이 핵심 사안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제약사들이 병원체 정보를 제공받은 대가로 개발 의약품을 저비용 또는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선진국들은 이러한 강제 조항이 민간 제약사의 연구개발 투자 유인을 감소시킨다고 반대한다.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거듭 연장되고 있으며, 타협안 마련이 협정 완성의 최대 관건으로 남아 있다.

 

Q. 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A.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축적한 진단·방역·바이오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PABS 협상에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자체 백신·치료제 개발 경험과 함께 국제 원조 공여국으로서의 위치를 활용해 절충안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기술 이전과 역량 강화 지원 분야에서 실질적인 제안을 내놓는다면 협상 타결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보건 외교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작성 2026.05.10 04:49 수정 2026.05.10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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