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왕

Bee Gees

First of May


, 1969년의 그 봄날, 비지스(Bee Gees)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시절을 떠올려보니, 세상이 얼마나 달콤하게 흔들렸던가. 그때는 디스코의 열기가 아직 피어나기 전, 발라드의 부드러운 멜로디가 젊은이들의 가슴을 살짝 간질이던 시대였다.

 

비지스의 "First of May"는 그런 무거운 세상사를 피해, 개인적인 추억의 골목길로 우리를 데려간다. 이 노래는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시간의 바람에 흩어지는 과정을 노래한다. 마치 푸쉬킨의 시처럼 로맨틱하게, 단테의 여정처럼 신비롭게.

 

오늘, 그 가사를 따라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는 이야기를 풀어보자. 가볍게, 마치 봄바람처럼.

상상해보자. 작은 마을의 크리스마스 시즌, 1950년대 말쯤.

"When I was small and Christmas trees were tall..." 가사가 시작되듯, 아이는 눈이 내리는 창가에 서서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올려다본다. 트리는 마치 세상의 모든 마법을 품은 거인처럼 보인다. 그 아래서, 아이는 친구들과 장난치며 웃고, 사랑이란 게 아직 '놀이'의 일부일 뿐이다.

"We used to love while others used to play." 사랑은 순수한 포옹, 손잡기, 함께 웃는 것. 1960년대 초반, 로큰롤이 막 피어나던 때, 아이들은 라디오에서 비틀즈를 흘려들으며 그런 순간을 쌓아간다.

 

시대는 변화의 물결이었다. 케네디의 연설이 TV를 통해 흘러나오고, 젊은이들은 자유를 꿈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아이에게 세상은 아직 크리스마스 트리만큼 단순했다.

 

시간이 흘러, 봄이 온다.

"Don't ask me why, but time has passed us by..." 왜일까? 이유를 묻지 말라지만, 우리는 안다. 성장 때문이다. 아이는 이제 소년이 되고, 그 옆에는 첫사랑이 피어나는 소녀가 있다. 사과나무 아래서.

"The apple tree that grew for you and me..." 가사가 속삭이듯, 그 나무는 둘만의 비밀 정원이다. 봄바람에 사과꽃이 흩날리고, 소년은 소녀의 뺨에 살짝 입맞춤한다.

"The day I kissed your cheek and you were mine." 아니, 가사는 "you were gone"이라고 하지 않았나? , 그 미묘한 슬픔. 사랑의 시작은 달콤하지만, 이미 끝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미지: AI image.antnews>

1960년대 중반,우울했던 젊음을 서서히 변화시키는것은 음악.

절규하듯 롹에서 서서히 변하듯 비지스는 소울과 발라드를 섞어, 청춘의 덧없음을 노래했다. 사회는 격변 중이었다 민권 운동, 반전 시위 하지만 이 노래는 그런 큰 파도 대신, 개인의 작은 파문에 집중한다. 소년은 사과가 하나둘 떨어지는 걸 보며, 사랑도 언젠가 떨어질 거란 예감을 느낀다. 자연의 은유, 참 시적이지 않은가?

 

이제 청년이 된 그들.

"Now we are tall, and Christmas trees are small..." 반전의 순간. 크리스마스 트리는 이제 작아 보인다. 세상이 작아진 게 아니라, 자신이 커버린 탓이다.

"And you don't ask the time of day." 대화는 줄고, 일상이 바빠졌다.

 

시대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던 해, 우드스톡 페스티벌의 열기가 뜨거웠다. 젊은이들은 자유 사랑을 외치며 변화의 파도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이 노래의 주인공은 그런 거대한 물결 속에서 조용히 회상한다. 사랑은 여전하지만,

"our love will never die"라고 중얼거리며, 동시에

"but guess we'll cry come first of May"라고 속삭인다. 51, 노동절이자 봄의 절정. 왜 울까? 헤어짐 때문일까, 아니면 잃어버린 순수함 때문일까?

 

어린 시절의 아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서 꿈을 키웠다. 소년 시절, 사과나무 아래서 첫 키스를 나누며 사랑을 배웠다. 청년이 되어, 그는 이제 도시의 번잡함 속에 서 있다. 1960년대 후반의 청년 문화는 자유와 반항으로 가득했지만, 그 속에서 개인적인 향수를 선택한다.

 

정치적 메시지 대신, 서정적인 회상. 마치 푸쉬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처럼, 사랑의 덧없음을 읊조리고, 단테의 "신곡"처럼 잃어버린 낙원을 그리워한다. 성장 과정은 이렇게 잔인하게 아름답다. 작은 것들이 커지고, 커진 것들이 작아지며, 시간은 우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Someone else moved in from far away" 누군가 다른 사람이 들어온 건, 어쩌면 세상의 변화일지도 모른다.

 

그 클라이맥스. 51, 봄비가 내리는 오후. 그는 옛 사과나무 아래로 돌아온다. 나무는 여전하지만, 사과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 바람이 속삭인다.

"But you and I, our love will never die." 눈물이 고이지만, 그건 슬픔이 아니라, 신비로운 빛의 잔상이다.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소년의 사과꽃이, 청년의 회상이 한데 어우러져, 영원한 봄의 환상으로 피어난다. 이 노래는 우리에게 묻는다: 성장이란 잃는 게 아니라, 기억 속에서 영원히 피어나는 꽃 아니던가? 그 여운이, 가슴에 스며들어, 먼 훗날 또 다른 5월에 피어나길. 비지스의 멜로디처럼, 부드럽게, 영원히.

 

이렇듯 우리 젊은 고뇌의 시간을 떠나 성년 그리고 백발의 내 모습속에서 또렷하게 달려오는 네 역사의 그림자가 어두운 이 밤을 장식한다.

변한 것이라곤 가진 자들의 횡포와 가난한 자들의 울부짖음이 더욱 고동치며 5월의 여왕을 무색케 만들고있지.



작성 2026.05.03 08:04 수정 2026.05.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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