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אָב (아브) - 아버지, 조상, 한 가문의 우두머리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4)
대부분의 아들들은 한때 아버지를 신처럼 여긴다. 그 거대한 등 뒤에서 세상을 배우고, 그가 내뱉는 한마디를 법으로 삼는다. 그러나 어린 시절 내 아버지는 무척 닮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가정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가정을 이룬 것이 그 분의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라 생각될 정도였다. 그렇게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저주 속에서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다. 그러다 보니 기도의 자리에서도 '하나님 아버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었다. 아버지 되신 하나님이라면 신뢰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어떤 날은 집안에 빨간 딱지가 붙기도 했다. 내 삶 속에서 아버지는 집에 있지 않은 날들이 더 많았다. 지독한 가난에 찌들어 부모의 뒷받침을 기대할 수 없던 그 시절의 상황은 '당신이 만약 존재한다면, 나를 제발 좀 죽여주세요'라며 매일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하게 했다. 집을 이렇게 만든 아버지라는 존재가 차라리 어딘가에서 사체로 발견되길 바라며 저주했다. 내게 있어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평생 이해할 수 없는, 그리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존재였다.
얼마전에 임재범의 '아버지 사진'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아버지의 나이가 되니 다른게 보인다는 작사가의 말은 나의 폐부를 찌르는 듯했다. 평생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인데, 어느날부턴가 조금씩 이해가 되어가고 있었다. 감당하기 힘들었을 그 무게와 외로움, 할퀴던 순간도 마음이 아팠을 그 순간들이 이젠 더 이해가 된다. 뿐만 아니라, 어느샌가 그토록 원망하고 싫어하던 그 존재, 그 아버지를 내가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이제 오십이라는 나이를 넘어서니 점점 나 자신의 뒤를 돌아보게 된다. 지천명을 넘어섰는데, 하늘의 뜻을 알게 되는 나이를 넘어섰는데, 과연 난 하늘의 뜻을 이루며 잘 살아내긴 했던걸까? 아니, 적어도 당신의 삶의 무게를 버터며 살아냈던 아버지처럼 나도 잘 살아낼 수 있을까?
허동보 목사(Rev. Huh Dongbo) | 수현교회(Suhyun Church)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