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판 바꾸는 AI 투자…복지부, 권역책임의료기관에 120억 푼다

국립대학병원 중심 AI 진료시스템 도입 본격화로 응급대응과 중증질환 진단 역량 강화

실시간 환자안전 모니터링부터 영상 판독, 자동 의무기록까지 의료현장 전반의 효율 혁신

지역 필수의료 공백 줄이고 의료인력 부담 덜어줄 2026년 신규 지원사업 윤곽 공개

 

 

보건복지부가 지역 필수의료의 대응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진료시스템 확산에 본격 착수했다. 복지부는 국립대학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1차로 12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26년 새로 추진하는 권역책임의료기관 AI 기반 진료시스템 지원사업의 첫 집행으로 전체 국비 142억 원 가운데 우선 지원분을 먼저 배정한 것이다. 남은 22억 원은 하반기 추가 공모 등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고난도 필수의료를 맡고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설계하고 조정하는 핵심 축이다. 정부는 이들 기관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환자안전, 진단 정확도, 진료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한 장비 보급이 아니라 실제 의료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분야는 환자안전 강화다. 충북대학병원과 부산대학병원은 입원환자의 생체신호와 각종 검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심정지와 패혈증 같은 급성 중증상황을 조기에 예측하는 AI 시스템을 도입한다. 의료진이 위험 징후를 더 빠르게 포착할 수 있게 되면 응급상황 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위중 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학병원은 병상 단위에서 환자의 움직임과 상태 변화를 분석해 낙상 가능성을 실시간 감지하는 환자안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고령 입원환자가 많은 의료현장에서 낙상은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중증질환의 조기 발견과 판독 정밀도 향상도 주요 축으로 제시됐다. 전북대학병원과 부산대학병원에는 흉부 엑스레이와 CT 영상을 AI가 분석해 폐질환과 암 의심 병변을 찾아내는 진단보조 시스템이 들어선다. 의료진의 영상 판독을 지원해 놓치기 쉬운 이상 소견을 보다 정교하게 살필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경상국립대학병원은 뇌졸중과 치매 등 중증 뇌질환의 조기 진단을 돕는 AI 영상분석 시스템을 도입한다. 치료 시점이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 특성상 판단 시간을 줄이고 골든타임 내 대응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주대학병원은 흉부 CT를 바탕으로 관상동맥 협착 정도를 판독하는 심혈관 위험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심장질환 대응 역량을 보강한다.

 

 

진료 현장의 업무 부담을 낮추는 영역도 함께 추진된다. 전남대학병원과 충남대학병원, 전북대학병원 등은 의료진이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료기록을 자동 작성하는 음성인식 기반 AI 의무기록 시스템을 도입한다. 반복적인 문서 작성 시간을 줄이면 의료진은 환자 진료와 연구, 교육 등 대학병원의 본래 기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강원대학병원은 입원 절차와 검사 일정, 병원 이용 정보를 안내하는 AI 서비스를 도입해 환자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병원 이용 과정에서 생기는 정보 격차와 혼선을 줄이는 데도 적지 않은 효과가 기대된다.

 

 

복지부가 제시한 사업 목적은 분명하다. AI 기반 첨단 진료시스템 활용을 지원해 치료 역량을 높이고 부족한 의료인력을 보완해 지역 의료의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지원 분야는 입원환자 실시간 안전 모니터링, 중증환자 진단보조, 의료용 대규모언어모델 기반 진료 효율화, 기관 운영과 환자 편의 증진을 위한 기타 AI 서비스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지원 방식은 각 기관이 수요를 제출하면 필요성과 타당성을 평가해 대상을 선정하고 SaaS 형태의 구독형 소프트웨어 사용료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평가 과정에서는 계약업체의 타당성, 경쟁사 비교, 예상 사용량, 기대효과 등이 함께 검토된다.

 

 

사업 절차는 올해 1월 22일부터 2월 6일까지 공모를 진행한 뒤 3월 전문가 평가를 거쳐 4월 선정 결과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부는 이번 지원이 지역거점 공공의료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형훈 제2차관은 AI 진료시스템 도입이 지역 주민을 위한 진료 역량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라고 밝히며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지역의 중심 의료기관으로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결국 이번 사업은 기술 도입 자체보다 지역 주민이 더 빠르고 정확하며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체감하게 만드는 데 정책의 무게중심이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지원사업은 지역 필수의료의 중추인 권역책임의료기관에 AI 시스템을 접목해 환자안전, 중증질환 진단, 진료 효율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정책이다. 응급상황 예측과 낙상 감지, 영상 판독 보조, 자동 의무기록 작성, 환자 안내 서비스가 본격 도입되면 의료진의 부담은 줄고 환자 대응 속도와 정확성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와 공공의료 신뢰 회복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복지부의 이번 120억 원 지원은 단순한 디지털 장비 보급사업이 아니라 지역의료 체계를 실제로 바꾸기 위한 투자에 가깝다. AI를 의료현장에 정교하게 연결해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 위중 환자 대응과 진단 역량을 끌어올린다면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역할은 한층 선명해질 수 있다. 지역 주민이 체감하는 의료 접근성과 안전 수준을 높이는 실질적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작성 2026.04.15 14:35 수정 2026.04.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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