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교육,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AI와 비판적 사고, 교육 현장의 현재를 돌아보다

AI 활용 교육, 학생과 교사 사이의 간극

과정 중심 평가와 부모의 동반자가 되기 위한 제안

AI와 비판적 사고, 교육 현장의 현재를 돌아보다

 

우리 아이들은 미래 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될까요? 이 질문은 아마도 모든 부모가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본 물음일 겁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단단한 사고력을 가진 존재로 성장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AI)의 빠른 확산은 '교육'이라는 여정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AI와 함께 아이들에게 비판적 사고를 가르칠 수 있을까요?

 

AI가 교육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건 이미 전 세계적 흐름입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AI 프로그램을 활용한 학생 코칭이 일상이 되었고, 미국에서도 AI를 통해 학습자료와 개념 설명, 개인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교육 플랫폼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죠.

 

최근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AI 활용 디지털 교과서' 사업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AI는 학습을 지원하고, 복잡한 개념을 설명하며, 반복 연습 문제를 제공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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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활용이 학생들의 사고력을 진정으로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능력을 갉아먹고 있는 걸까요? 호주의 교육 연구자인 재러드 호바스(Jared Horvath)는 AI가 가져온 교육적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경고합니다.

 

그는 기술이 학습의 주요 전달 시스템이 될수록 깊이 있는 학습을 지원하는 조건들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에 AI가 더해지면서 이러한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습 도구로서 AI가 분명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동시에 산출물(결과물)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폐해를 낳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AI가 만들어주는 해답에 의존하는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시간을 보내는 대신, 결과물을 얻기 위해 단순한 지침이나 명령만을 입력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은 깊은 사고 없이도 훌륭해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는 무관심을 더 쉽게 숨길 수 있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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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AI가 최고 수준의 사고 활동을 지속적으로 아웃소싱하게 되면, 해당 작업에 필요한 인지 근육이 위축되거나, 처음 그러한 활동을 접하는 학생의 경우 아예 발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고서 작성이나 수학 문제 풀이 같은 학습 과정이 단순히 "정답"을 얻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질수록, 교육의 본질적인 과정인 "추론"과 "비판적 사고"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마치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증거를 분석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만 발달합니다.

 

그런데 AI가 이러한 과정을 대신해버린다면, 우리 아이들의 인지적 능력은 어떻게 될까요? 물론 기술은 무조건적인 악마가 아닙니다.

 

문제는 우리의 태도와 방식을 돌아보지 않는 데 있습니다. 호바스는 교육 기관의 위선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Anthropic의 데이터에 따르면 대학 교수들 중 약 48.9%가 자신의 채점 과정을 AI로 자동화하고 있음에도, 정작 학생들이 같은 AI를 학습 과정에서 활용하는 것은 학업 부정행위로 간주하여 처벌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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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학생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가 AI를 쓰는 것은 전문적인 필요성이고, 너희가 AI를 쓰는 것은 학업 부정행위다'라는 것이죠.

 

이러한 이중 잣대는 학생들에게 온전함(integrity)보다는 은폐(concealment)를 가르치게 됩니다.

 

AI 활용 교육, 학생과 교사 사이의 간극

 

주관식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게 된 여러 학생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작성된 답변이나 자료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학습 방식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촉진하기보다는 정답만 얻어내는 데 집중하게 만들고, 결국엔 학생들의 사고력을 점차 약화시킬 위험성이 있습니다. 현재의 평가 시스템은 최종 결과물을 평가하기 때문에 AI의 도움을 구조적으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오랜 시간 증거를 분석하고 논리를 구축한 학생과 효과적인 프롬프트를 작성하여 AI의 도움을 받은 학생의 결과물은 표면적으로 동일해 보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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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학생의 인지 발달 과정은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웠지만, 후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학교를 넘어 직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배 직원들이 AI를 사용하여 후배들의 초안을 수정하면서, 전통적으로 이루어지던 묵시적 지식 전달의 피드백 루프가 완전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선배가 후배의 작업물을 검토하고 수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업무 노하우와 사고방식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AI가 이 과정을 대체하면서, 후배들은 '왜' 그렇게 수정되었는지,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배울 기회를 잃게 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조직의 전문성 전승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해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러한 모순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실제 교육 환경에서 AI의 활용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심층적으로 논의하거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은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예를 들어 AI가 제공한 해답에 대해 학생들이 왜 그것이 정답인지 설명할 기회를 주거나, 도출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취약점인지 따져보도록 하는 과정 중심 학습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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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는 최종 산출물이 아니라 과정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즉, 학생들이 추론 과정을 보여주고, 자신의 결론을 방어하며, 주장의 한계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여전히 정답 중심의 평가방식이 주요하다는 점에서 AI의 반복 학습 기능에 의존하면 할수록, 아이들의 인지적 도전은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다시 짚어야 합니다. 바로 AI 시대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교육 과정에서 AI라는 새로운 도구가 단지 '효율성'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들이 지적 호기심과 질문하는 능력을 잃지 않도록 돕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최상의 학습은 단순히 도구를 통제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도구 자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올바르게 활용할 방식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학부모의 개방적 태도와 지속적인 대화가 필수적이지요. 또한 중요한 것은 학생 참여(engagement)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많은 교육자들이 학생 참여를 '생산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즉, 학생이 과제를 제출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참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진정한 참여는 관계(relationship) 속에서 구축되고, 관련성(relevance)에 의해 형성되며, 지적 도전(intellectual challenge)으로 강화되는 것입니다.

 

AI가 생산물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더 이러한 본질적 참여에 집중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교사, 동료, 그리고 학습 내용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배우는 내용이 자신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발견하며, 스스로를 지적으로 도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과정 중심 평가와 부모의 동반자가 되기 위한 제안

 

그렇다면 반론도 있을 수 있습니다. "AI는 시대의 흐름이고, 효율성과 결과를 중시하는 현재의 사회 흐름을 고려할 때 비판적 사고가 과연 그렇게 필요한 것인가?"라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겠지요. 하지만 여기에 대한 대답은 명확합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향후 10년간 가장 중요한 기술로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inking)와 '창의적 사고'(creative thinking)를 꼽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두 가지 기술이 바로 AI에 의해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AI가 가져온 편리함에 무작정 의존하기보다는, 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방식 자체 또한 함께 성장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은 AI를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AI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되돌릴 수 없는 흐름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활용 방식입니다.

 

우리는 AI를 어떻게 교육에 통합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합니다. 학생들에게 AI를 사용하지 말라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비판적으로 활용하고, 그 결과를 검증하며, AI가 제공한 답변의 한계를 이해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다른 관점을 고려하며,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보는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AI라는 기술은 교육 환경 속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도, 아이들의 성장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도구를 활용하는 방식과,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부모와 교사의 역할입니다.

 

어린이들이 AI가 아닌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평가 방식의 전환, 부모와 교사의 대화, 그리고 학생들이 '생산물'이 아닌 '생각의 깊이'를 보여줄 수 있는 배움의 장을 재구성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교육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를 위해, 지금의 교육 방향에 어떤 질문을 던지시겠습니까?

 

그리고 AI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진정으로 갖춰야 할 능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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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작성 2026.04.09 05:52 수정 2026.04.09 05:52

RSS피드 기사제공처 : 아이티인사이트 / 등록기자: 최현웅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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