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후변화의 도전에 맞선다
"다가오는 장마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력할 것입니다." 기상청의 이런 경고는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기상이변, 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 예측 불가능한 홍수와 가뭄. 이러한 현상들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 현실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집중호우로 도심이 침수되며, 봄철 가뭄으로 농업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고통스러운 증거를 우리는 매일 실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바로 중국의 행보입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 중 하나인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2026년 3월 26일, '기후변화 적응 국가 전략 2035(National Strategy for Adaptation to Climate Change 2035)'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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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며칠 전에 공개된 이 전략은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존의 기후변화 완화 노력과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것입니다. 바로 '적응(adaptation)'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이를 최소화하고 이에 대응하는 환경과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방점을 둔 것입니다.
이 전략은 2035년까지의 구체적인 목표와 시간표를 포함하고 있으며, 도시의 기후 탄력성 강화와 생태계 복원을 두 가지 주축으로 내세웠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 문서를 통해 기후변화의 불가피한 영향을 인정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틀을 제공함으로써 국가적 차원의 회복력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 전략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도시와 자연의 삶의 환경이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도시 기후 탄력성은 왜 중요할까요?
중국은 전 세계 최대의 인구를 가진 나라입니다. 14억이 넘는 인구의 상당 부분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러한 도시들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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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폭염에 시달리거나 홍수로 침수되면 단순히 물리적 피해를 넘어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략 문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사회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목표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해 중국의 전략은 여러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홍수, 폭염, 가뭄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부터 도시 인프라와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입니다.
도시 배수 시스템을 개선하여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고, 도심 곳곳에 녹지 공간을 확대하여 도시의 열을 식히는 동시에 빗물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기술을 도입하여 여름철 도시의 온도 상승을 억제하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섬 현상은 도시 지역이 주변 교외 지역보다 훨씬 더 뜨거워지는 현상으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면서 발생합니다. 이는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며, 특히 노약자와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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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략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계획 단계부터 기후 탄력성을 고려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건물 옥상을 녹화하고, 도로 포장재를 열 반사 재료로 교체하며, 도시 전체에 바람길을 조성하는 등의 방법들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생태계 복원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자연이 가진 힘을 활용하려는 시도입니다.
숲은 단순히 산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며, 토양 침식을 방지하고, 수자원을 보호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중국의 전략은 생물 다양성 손실을 막고 기후변화에 대한 자연 시스템의 저항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둡니다.
도시와 자연, 이중 과제를 향한 해결책
구체적으로, 중국은 2035년까지 대규모 삼림 조성과 습지 복원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삼림은 탄소 저장소 역할을 하며, 습지는 자연적인 홍수 조절 기능을 제공합니다.
또한 토양 침식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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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이 침식되면 농경지의 생산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하천과 저수지에 퇴적물이 쌓여 수질이 악화되고 홍수 위험이 증가합니다. 이러한 생태 복원 프로젝트들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서, 전체 환경의 회복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건강한 생태계는 기후변화의 충격을 완충하고,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영향을 줄이며, 지역 사회에 깨끗한 물과 공기, 식량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습지는 홍수 시 물을 저장했다가 가뭄 시 방출함으로써 물 공급을 안정화시키고, 동시에 수질을 정화하는 자연 필터 역할을 합니다. 이 밖에도 중국의 기후변화 적응 전략은 단기적인 경제 성장이나 산업 중심의 발전을 넘어서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35년이라는 목표 연도는 단번에 해결책을 기대하지 않으며, 대신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장기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기후변화를 일시적인 현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할 구조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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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발전을 국가 비전으로 설정함으로써,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균형 잡힌 선택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현재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환경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전략에 대한 의문과 우려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지적은 기후변화에 단순히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온실가스 감소, 즉 기후변화 완화 없이는 결국 적응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해도,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증가하면 기후변화의 속도와 강도는 우리의 적응 능력을 넘어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국이 여전히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 중 하나라는 사실도 고려해야 합니다.
중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도 여전히 높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응 전략의 발표가 단순히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없이는 적응 전략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우려가 의미 있는 지적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직접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기후변화가 가져올 충격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전략이 강조하는 것처럼,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병행하는 '양면적 접근 방식'은 결국 점점 더 가혹해질 환경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생을 이어가는 데 필수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중국의 전략이 주는 국제적 시사점
현실적으로, 우리가 오늘 당장 모든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다 해도, 이미 대기 중에 축적된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변화는 수십 년간 계속될 것입니다. 따라서 완화와 적응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전략입니다.
완화는 기후변화의 속도와 강도를 줄이고, 적응은 불가피한 변화에 대응하여 피해를 최소화합니다. 두 가지 모두 필수적이며,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한국 또한 중국의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미 열섬 현상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으며,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5년 여름에는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며칠간 38도를 넘어서면서 특별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집중호우로 인한 도심 침수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하철역과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고,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농업 지역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봄철 가뭄으로 모내기에 어려움을 겪고, 여름철 집중호우로 농작물이 침수되며, 가을철 태풍으로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쓰러지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농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농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나아가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역시 기후변화 적응 전략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도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중국의 사례처럼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시간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시 인프라를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재설계하고, 녹지 공간을 확대하며, 배수 시스템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등의 노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물론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숙제도 여전히 크지만, 이에 더해 적응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정책 수립이 필요합니다.
특히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중요합니다. 폭염과 한파에 노출되기 쉬운 노약자, 야외 노동자,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과 인식 제고도 필요합니다. 시민들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적응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중국의 움직임에서 우리는 단순히 모범 사례를 넘어서,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보아야 합니다. 2035년을 목표로 한 장기적 비전, 완화와 적응을 병행하는 양면적 접근, 도시와 자연을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전략 등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이미 재난 수준의 기상이변이 일상이 된 지금, 과연 우리는 이 거대한 도전에 어떤 답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앞으로 한국은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어떤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중국의 전략이 실제로 어떻게 실행되고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하면서, 우리도 우리만의 기후 적응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합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재의 과제이며, 우리 모두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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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