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R 3화 “EPR 보조금, ‘혁신 기술’을 위한 맞춤형 지원 체계로 재설계하라”

'혁신 기술' 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제도와 기술의 간극, 개발 업체에게 힘을 보태라!

세계 최초 수준으로 성공한 폐 세선 재활용 기술

“EPR 보조금, ‘혁신 기술을 위한 맞춤형 지원 체계로 재설계하라

 

국내 최초 폐 세선 파쇄·비중식 선별 기술이 마주한 제도와 기술의 간극그리고 그 해법

 

1편에서 우리는 제도가 기술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2편에서는 EPR 보조금이 끊긴 재활용 현장의 목소리와재활용 산업과 정책이 함께 가야 할 길을 이야기했다이제 3편에서는 더 이상 문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구체적인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 한 기업이 세계 최초 수준으로 성공한 폐 세선(초 세선재활용 기술이일부 관계 공무원의 행정적 파행으로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면서 생존 위기에 처한 상황은 단순한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나라 순환 경제 정책의 구조적 맹점을 드러내는 상징적 사례다제도가 기술 혁신을 장려하기는커녕 오히려 가로막는다면구리 자원 안보와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표는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폐 세선 재활용 기술의 의미단순 재활용이 아닌 국가 전략 자산

 

폐 세선은 기존 재활용 공정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저급 폐전선으로구리 함량이 낮고 플라스틱 피복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일반 파쇄 · 선별 방식으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 기업은 파쇄와 비중식 선별 기술을 결합해 플라스틱과 구리를 90% 이상 고순도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이는 국내 최초의 상용화 사례로구리 회수율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플라스틱도 고품질 자원으로 회수할 수 있는 혁신이다.

 

구리는 전기·전자신재생에너지반도체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다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재활용을 통한 국내 공급망 강화가 자원 안보 차원에서 절실하다

 

또한 구리 재활용은 신규 제련 대비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다(일반적으로 1톤 구리 재활용 시 신규 생산 대비 약 95% 이상 CO₂ 감축 효과가 보고된다). 

이 기술은 단순한 폐기물 처리 기술이 아니라고품질 순환자원 생산 기술이자 탄소중립 실현의 구체적 수단이다.

 

그런데 이런 기술이 일부 공무원의 서류 미스 매치나 행정 편의주의적 판단으로 보조금이 끊기면서 현장은 벼랑 끝에 몰렸다생산자는 EPR 분담금을 성실히 납부하는데정작 그 재원이 혁신 기술을 가진 현장으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EPR 제도의 본래 취지는 어디로 가는가.

 

EPR 제도의 구조적 한계: 양적 실적 중심에서 고품질·혁신 기술 사각지대

 

현재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은 생산자가 분담금을 납부하면 공제조합을 통해 재활용 업체에 지원하는 구조다목적은 명확하다 — 생산자에게 폐기물 책임을 확대하고재활용 산업을 육성해 순환 경제를 실현하는 것그러나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첫째대량·저비용 공정 중심 설계로 고비용·고난이도 기술이 소외된다폐 세선처럼 처리 난이도가 높지만 회수 가치와 환경 편익이 큰 품목은 실적 평가에서 불리하다.

 

둘째, 실적 중심·양적 평가가 주를 이루다 보니 기술 난이도순도탄소 감축량 같은 질적 요소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셋째, 행정 편의주의와 현장 목소리 배제보조금 중단 결정 과정에서 기술 검증이 미흡하거나민간 전문가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EPR 관련 논란(허위 실적통계 왜곡고품질 vs 저급 재활용 논쟁)에서도 이 같은 탁상행정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도는 재활용률 숫자는 올리지만진짜 필요한 고품질 순환자원 생산과 혁신 기술 육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EU가 Circular Economy Act를 통해 high-quality recycled materials 공급 확대와 secondary raw materials 시장 조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우리는 이미 제도 도입 20년이 넘었는데아직도 에만 매몰되어 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 - 구체적 개편 제안혁신 기술을 살리는 EPR 맞춤형 지원 체계

이제는 제도가 기술을 따라오는 시대를 넘어기술이 제도를 이끌 수 있도록 재설계해야 한다폐 세선 재활용 사례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실질적 방안을 제안한다.

 

혁신 기술 가산점 제도 신설 처리 난이도자원 회수율(구리·플라스틱 순도), 탄소 감축량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정량 지표로 평가해 보조금·지원금에 가산점을 부여한다단순 실적량이 아닌 고품질 기여도를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 소량·고부가 재활용 특별 지원 계정 신설

EPR 분담금의 일정 비율(: 10~15%)을 별도 계정으로 편성해폐 세선·폐배터리·혼합 플라스틱 등 기존 대량 공정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고난이도 품목에 집중 지원한다이는 저부가 재활용과 고부가 혁신 기술 간 균형을 맞추는 실질적 조치가 될 것이다.

 

  • - 보조금 중단 시 현장 실사 중심 재평가 메커니즘 도입

보조금 지원 중단이나 중단 검토 시반드시 기술 검증 위원회를 구성한다위원회에는 환경부·공단 관계자뿐 아니라 민간 기술 전문가학계산업계 인사가 포함되어야 하며서류 중심이 아닌 현장 실사와 기술 실증 데이터를 우선한다행정의 자의적 판단을 최소화하는 투명한 절차가 핵심이다.

 

  • -국제 사례 벤치마킹과 연계

EU의 고품질 재활용 크레딧 제도나 Circular Economy Act에서 강조하는 secondary raw materials 시장 활성화 방안을 참고할 수 있다일본은 첨단 재활용 기술을 제조업으로 분류해 지원하는 등 자원 안보 관점에서 적극 육성한다

 

우리도 EPR을 단순 지원금 지급이 아닌국가 순환경제 경쟁력 강화 도구로 재정의해야 한다.

 

이러한 개편은 재활용 산업 전체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생산자는 분담금을 납부하면서도 고품질 재활용 기술에 투자할 유인이 생기고소비자는 진짜 순환되는 제품을 신뢰하게 된다궁극적으로는 구리 등 핵심 자원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한다.

 

  • - 이제 행동할 때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에 담아야

폐 세선 재활용 기술을 개발한 대표는 우리가 만든 기술이 해외로 이전되거나 사장되는 것을 막고 싶다고 말했다이는 한 기업의 한숨이 아니라대한민국이 순환 경제 선도 국가로 나아갈 수 있느냐의 갈림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환경공단국회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그리고 관련 공제조합 관계자 여러분께 묻고 싶다.

 

EPR 제도가 정말 생산자 책임과 자원순환을 위한 것이라면왜 국내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 보조금 단절로 위기에 처해야 하는가제도가 기술의 현실을 외면한다면그 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1·2편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이제는 구체적 해법을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혁신 기술 가산점특별 지원 계정현장 실사 중심 재평가 — 이 정도 변화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관계 기관이 진정으로 현장을 이해하고 재고한다면폐 세선 사례는 제도 실패가 아닌 제도 개선의 계기로 기록될 수 있다.

 

국내 최초의 성공 사례가 해외 기술 이전이나 사업 포기로 끝나지 않도록제도가 한 걸음 더 기술을 따라와 주어야한다

 

순환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실제로 순환되는 자원과 살아 숨쉬는 기술에서 시작된다그 출발점이 바로 지금이다.

 

 

작성 2026.03.30 14:36 수정 2026.03.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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