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형 목사 설교를 바탕으로,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 “다 이루었다”가 왜 실패가 아닌 구원 완성과 사랑의 승리인지를 깊이 있게 풀어낸 신학 칼럼.
1512년, 마티아스 그뤼네발트는
인간의 눈으로는 차마 오래 바라보기 힘든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화폭에 담아냈습니다. 뒤틀린 손, 찢긴 살, 검게 번지는 상처, 모든
것이 패배처럼 보이는 그 장면은 오히려 수많은 병자와 고통받는 이들에게 이상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왜일까요. 가장 끔찍한 고통의 형상 속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하나님은 우리의
아픔 바깥에 계신 분이 아니라, 바로 그 한복판까지 들어오신 분”이라는
진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언제나 그렇게 읽혀야 합니다. 세상은
그것을 끝이라고 불렀지만, 하늘은 그것을 완성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장재형 목사(올리벳대학교 설립)의 설교는 바로 그 역설의 중심으로 독자를 이끕니다. 골고다는 단순히 한 의인의 억울한 처형장이 아니었습니다. 제자들의
눈에는 무너짐이었고, 군중의 눈에는 조롱거리였으며, 권력자들의
눈에는 질서 회복을 위한 처분처럼 보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복음이 증언하는 십자가는 전혀 다른 자리입니다. 그곳은 하나님의 뜻이 가장 완전하게 순종된 자리이며, 사랑이 가장
철저하게 증명된 자리이며, 구원 역사가 가장 눈부시게 성취된 자리입니다. 장재형 목사는 이 사건을 단지 비극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오히려 우주적 승리의 사건으로 읽어 냅니다.
어둠이
가장 짙은 곳에서 드러난 뜻
예수님은 십자가를 우연히 맞닥뜨리신 것이 아닙니다. 그 길은 억지로 떠밀려간 길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아버지의
뜻에 자신을 온전히 내어드린 순종의 길이었습니다. 겟세마네의 눈물 이후에도, 조롱과 채찍과 침 뱉음 이후에도, 주님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사명을
의심하지 않으셨습니다. 장재형 목사가
강조하듯, 예수님은 십자가를 패배의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자리로 보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학적 통찰의 핵심입니다. 인간은 고난을 실패로 해석하지만, 하나님은 순종을 통해 영광을 이루십니다.
이 지점에서 설교는 우리를 깊은 성경 묵상으로
초대합니다. 십자가는 단지 슬픈 장면이 아니라, 인간의 불순종이
만들어 낸 단절을 하나님의 아들이 몸소 껴안고 회복하신 현장입니다. 죄로 인해 닫혀버린 길이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다시 열렸습니다.
마지막
한마디에 담긴 영원의 선언
“다 이루었다.” 이 말씀은
죽어가는 자의 체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명을 마친 왕의 선포이며, 사랑이
끝내 패배하지 않았다는 승리의 선언입니다. 장재형 목사는 이 마지막 말씀을 구원 역사의 문장이 완성되는 순간으로 해석합니다.
인간이 풀 수 없었던 죄의 문제, 율법이 끝내 해결하지 못한 정죄의 문제, 반복되는 실패와 죽음의 문제가 바로 이 외침 속에서 종결된 것입니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은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도
절망의 언어를 남기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가장 처참한 순간에 가장 찬란한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다 이루었다”는
말은 한 생애의 끝맺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새 창조가 시작되는 문입니다. 장재형 목사의 설교가 깊은 은혜를 주는 이유는, 이 짧은 말씀을 통해 십자가의 본질을 선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찢긴
몸에서 흘러나온 생명의 길
제자들은 그 순간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십자가는 스승의 죽음이었고, 꿈의 붕괴였으며, 희망의 파산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흩어졌고, 두려움 속에 숨었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인간의 해석을 뒤집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질고와 미움, 수치와 저주, 죄와 사망을 대신 짊어지심으로 영원한 대속을 이루셨습니다. 십자가는
단지 고통의 상징이 아니라, 저주의 사슬이 끊어지는 자리였습니다.
장재형 목사는 바로 이 대목에서 십자가를 추상적 교리로만 남겨두지 않습니다. 그것은 실제의 사건이며, 우리 존재 한복판을 바꾸는 능력입니다. 우리가 더 이상 정죄에 붙들리지 않아도 되는 이유, 다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이유, 절망의 밤 속에서도 복음을 붙들 수 있는 이유가 모두 여기서 시작됩니다. 은혜는 값싸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자신의 생명으로 치르신
대가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끝이라고
적힌 자리에 하나님은 승리를 쓰신다
우리는 종종 인생의 어느 골고다 앞에서 주저앉습니다. 관계가 무너지고, 기도가 더디 응답되고, 사랑하는 것이 사라질 때 우리는 쉽게 모든 것이 끝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장재형 목사의 설교는 그 절망의 문장 위에 하나님의 다른 문장을 덧씁니다. 인간이
끝이라고 쓰는 곳에, 하나님은 완성이라고 쓰십니다. 인간이
수치라고 부르는 자리에서, 하나님은 영광을 피워내십니다.
그래서 “다
이루었다”는 선언은 과거의 한순간에 머무는 말이 아닙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려 퍼지는 복음의 현재형입니다. 십자가는 가장 비참한 죽음의 자리를 가장 찬란한
희망의 자리로 바꾸었습니다. 장재형 목사가
거듭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십자가는 무너짐의 표지가 아니라 사랑의 승리이며, 실패의 상징이 아니라 구원의 완성이며, 죽음의 언덕이 아니라 생명의
문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절망보다 은혜를, 두려움보다 복음을, 눈물보다 부활의 약속을
더 깊이 신뢰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