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산업, 왜 늘 자금난에 시달릴까?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 일상에 깊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기술과 산업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기후테크 펀드 조성 소식은 반가움과 동시에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과연 이 펀드가 기후 위기에 맞설 기술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까요? 서울시는 2026년 서울시 기후테크 펀드 출자사업을 공고하며 기후테크 산업 육성 의지를 보였습니다. 서울시는 15억 원을 출자하여 20억 원 이상 40억 원 미만 규모의 기후테크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울 소재의 창업 3년 이내 또는 연 매출 20억 원 이하의 초기 기후테크 기업에 전체 펀드 약정금액의 70%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기후테크라는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발걸음을 내딛으려는 스타트업들에게 초기 자금을 제공하여 지원하는 좋은 시도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업계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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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이 펀드 규모로는 기후테크 생태계 전체를 활성화하기에는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투자 현장에서도 여전히 자금 부족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개발된 기술을 의미합니다. 탄소포집 저장(CCUS), 재생에너지, 자원순환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함하는 기후테크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특성을 지닙니다.
특히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실증, 설비 구축, 그리고 양산까지 거쳐야 하는 긴 여정을 견뎌야 합니다. 이는 일반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벤처캐피탈의 지분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투자를 받지 못한다면 혁신의 씨앗은 발아조차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더욱이 국내 기후테크 벤처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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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기후테크 투자의 약 65%가 이차전지 및 배터리 부품과 같은 에너지 저장 분야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크고 투자 회수 가능성이 명확한 영역에 자본이 쏠리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탄소저감, 자원순환, 또는 기후 적응과 같은 기술들은 실증 연구와 초기 설비 투자 단계에서 훨씬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러한 분야는 시장성이 당장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기후테크 생태계 전체의 균형 발전을 방해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자원순환이나 기후 적응 기술은 사회적 필요성은 높지만 상업적 수익성이 불분명해 민간 투자가 꺼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울시의 기후테크 펀드, 지원 규모로 충분한가
여기에 더해 서울시가 설정한 펀드의 특성도 한계를 드러냅니다. 서울시가 15억 원을 출자하여 조성되는 30억~40억 원 미만의 펀드 금액은 일부 기업들에게 초기 자금을 제공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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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태계 전반에 걸친 자금 공백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실제로 기후테크는 초기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며, 투자 자금 회수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 산업입니다.
기술 개발부터 실증, 설비 구축, 양산 단계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자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펀드가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도록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현재 펀드 규모로는 서울 소재 기후테크 기업 중 극히 일부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뿐, 생태계 전반의 자금난 해소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후테크 펀드의 재원 조달 구조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현재 많은 모태펀드가 중앙정부의 예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부 예산에 기반한 기후·환경 계정 모태펀드는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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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예산은 매년 정부의 예산 편성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예산 확대가 쉽지 않고, 중앙 정부의 복잡한 예산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장 수요에 맞춰 출자 규모를 신속하게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정부의 행정 절차와 복잡한 예산 구조가 시장의 실제 필요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기후테크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경직된 예산 시스템은 적시 지원을 어렵게 만듭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하여 더욱 안정적이고 유연한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현장의 자금난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기후테크 분야는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성장 산업입니다. 유럽연합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펀드와 세제 혜택, 연구개발 지원 등 다각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 경쟁 환경 속에서 한국의 기후테크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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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초기 단계 기업들이 기술 검증과 실증을 거쳐 상용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충분한 자금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은 소규모 펀드 중심의 접근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후 혁신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기후테크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 집중도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 에너지 저장 분야에 투자의 65%가 집중되어 있는 것은 단기적 수익성과 시장 규모를 중시하는 투자 관행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본질적 목표를 달성하려면 탄소저감, 자원순환, 기후 적응 등 다양한 분야에 균형 있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 부문이 위험을 선도적으로 감수하며, 민간 투자가 따라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펀드 규모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투자 대상 분야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합니다.
결국 기후테크 산업의 성공은 우리가 진정으로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서울시의 이번 기후테크 펀드 조성은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기후테크 산업 육성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발걸음이 너무 소극적이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시간입니다. 15억 원의 출자로 조성되는 30억~40억 원 미만의 펀드가 과연 서울 지역 기후테크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육성하기에 충분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과연 한국의 기후테크 산업은 세계를 선도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미래를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의 환경을 위해 더 큰 고민과 과감한 실천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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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market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