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유학(三漢儒學)은 “삼류 한학자의 생활 유학”의 줄임말로, 김동택 선생님의 칼럼 코너입니다. 김 선생님은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에서 한문 공부를 했습니다. 현재는 의료기기 배달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기도 합니다. 그는 삶과 학문의 경계를 허무는 ‘생활 유학’을 지향하며, 일상에서 길어 올린 성현의 지혜를 기록합니다. 스스로를 ‘삼류’라 낮춰 부르지만, 그가 전하는 삶의 통찰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무고한 생명을 삼키는 현실의 '지옥불'
지금 중동 대륙은 그야말로 현실판 '지옥불(Hellfire)'이다. 이란을 비롯한 인접 국가들, 그리고 가해국이라 불리는 이스라엘조차 연일 쏟아지는 미사일 공격 속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본래 지옥이란 죄를 지은 자가 그 업보를 치르는 공간이라 했다. 그러나 작금의 중동은 어떤가. 죄 없는 민초들이 가장 먼저 죽어 나가고, 무엇보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아이들의 생명이 무차별적으로 앗겨지고 있다. 지옥의 형벌을 받아야 할 자들은 따로 있는데, 그 불길은 가장 연약한 이들의 심장부터 태우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권력자의 야욕이 파괴한 거대 공동체
이 비극을 몰고 온 주범은 명확하다. 멀리 미국의 트럼프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그들의 멈출 줄 모르는 정치적 야욕이 중동이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
그들에게 전쟁은 체스판 위의 전략일지 모르나, 그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일매일이 죽음의 공포다. 공격과 보복 공격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 속에서 인류애는 실종되었고, 오직 권력을 향한 맹목적인 갈구만이 화마(火魔)를 키우고 있다. 자신의 입지를 위해 타인의 생명을 제물로 바치는 자들, 그들이 과연 인간의 얼굴을 한 지도자라 불릴 자격이 있는가.

'만물정관(萬物靜觀)'의 도리를 저버린 악마들
송나라의 현인 정호(程顥)는 '만물정관개자득(萬物靜觀皆自得), 사시가흥여인동(四時佳興與人同)'이라 읊었다. 만물을 조용히 바라보면 저마다 존재하는 이치가 있고,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는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누리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 시구는 평화와 공존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하지만 지금 중동을 피로 물들이는 이들에게 이런 '공존의 마음'이 단 한 줌이라도 남아 있는가? 본인의 야욕을 위해 공동체를 고통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는 자들에게 존재의 의미를 묻고 싶다. 만물의 이치를 파괴하고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그들은, 이미 '사람과 함께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악마와 다름없다.
결론: 지옥불을 끌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분노다
우리는 도대체 모르겠다. 왜 소수의 탐욕 때문에 수만 명의 무고한 목숨이 사라져야 하는지, 왜 그들이 벌여 놓은 판에 아이들의 미래가 재가 되어야 하는지 말이다.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 위에서 세워진 권력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그리고 그들에게 경고해야 한다. '사시가흥'의 아름다움을 파괴한 대가는 반드시 그들 자신에게 돌아갈 것임을 말이다. 지옥불은 죄인을 위해 존재해야 마땅하며, 지금 그 불길을 지피는 주범들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