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번아웃, 수면 부족, 디지털 과부하가 일상화되면서 ‘뇌 건강’이 새로운 소비 키워드로 떠올랐다. 특히 기억력 저하와 집중력 약화를 우려하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수험생, 직장인, MZ세대까지 뇌 기능 관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3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장 규모는 약 6조 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 가운데 비타민 제품군은 가장 안정적인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카테고리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뇌 건강 콘셉트를 접목한 복합 비타민 제품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비타민B군과 비타민D는 ‘에너지 대사’와 ‘면역 기능’으로 잘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뇌 기능과의 연관성 연구가 확대되면서 산업적 관심도 함께 커지는 흐름이다.

비타민B·D, 뇌 기능과 어떤 연관이 있나
비타민B군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대사에 관여하며, 신경전달물질 합성과 에너지 생성 과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B6, B9(엽산), B12는 호모시스테인 대사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보고된다. 일부 해외 연구에서는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와 인지 기능 저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사례도 존재한다.
비타민D 역시 단순한 ‘햇빛 비타민’을 넘어 신경세포 보호, 염증 조절과 관련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자료에 따르면 비타민D 수치와 인지 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탐색한 관찰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다. 다만 이는 인과관계를 단정하는 수준은 아니며,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중요한 점은 국내에서 인정된 기능성은 식약처 고시에 따른 범위 내에서만 표현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현재 비타민B군은 ‘에너지 이용에 필요’, 비타민D는 ‘뼈의 형성과 유지에 필요’, ‘면역 기능에 필요’ 등의 기능성으로 인정돼 있다. 뇌 건강에 대한 직접적인 기능성 표시는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브레인 케어’ ‘집중력 관리’ 등의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과학적 연구와 마케팅 메시지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조 원을 넘어선 시장, 유통 지형의 변화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약국 중심 구조에서 온라인 중심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 쿠팡, 자사몰, 정기구독 플랫폼까지 판매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가격 비교와 리뷰 기반 소비가 강화됐다.
특히 ‘비타민B 컴플렉스’와 ‘고함량 비타민D’ 제품은 온라인 상위 검색어에 꾸준히 등장한다. SNS와 유튜브를 통한 건강 정보 확산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약사와 건기식 전문 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도 ‘브레인 헬스’ 콘셉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맞춤형 영양제 서비스, 혈액 검사 기반 개인화 추천, 구독형 배송 모델 등이 등장하며 산업은 플랫폼화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기억력과 집중력에 대한 불안이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며 “특히 40~60대 소비층의 객단가가 높다”고 전했다.
소비 트렌드와 리스크 요인
최근 소비 트렌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고함량 선호.
둘째, 복합 기능성 제품 선호.
셋째, 의학적 근거를 강조한 제품 선택.
그러나 이와 동시에 과장 광고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 기능 개선을 암시하는 표현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건강 정보의 범람은 소비자 혼란을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영양제는 식사의 보완 수단이며 질환 치료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근거 중심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비타민B와 비타민D는 오랜 기간 연구된 영양소다. 최근 뇌 건강과의 연관성을 탐색하는 연구가 이어지며 산업적 관심도 확대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에서 공식 인정된 기능성 범위를 넘어선 표현은 제한된다.
뇌 건강에 대한 사회적 불안은 시장을 키웠다. 이제 시장의 다음 단계는 ‘신뢰’다. 과학적 근거 축적, 명확한 기능성 고지, 소비자 교육이 병행될 때 비로소 5조 원 시장은 안정적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브레인 헬스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 향후 고령화 심화와 디지털 피로 증가 속에서 이 분야는 더욱 세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성장의 속도만큼 투명성 역시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