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골든타임은 ‘3개월’이다
“아직 확진은 아니지만 ASD 고위험 소견이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순간, 부모의 시간은 멈춘다. 그리고 동시에 빨라진다. 검색창에는 수십 개의 치료 이름이 뜨고, 조기중재, ABA, 감각통합, 언어치료라는 단어가 쏟아진다. 그러나 정작 무엇부터 해야 할지 정리는 되지 않는다.
많은 부모가 바로 치료 기관을 찾는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고위험 소견 이후 첫 3개월은 ‘치료 선택’의 시간이 아니라 ‘전략 설계’의 시간이다. 이 90일이 향후 몇 년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첫째, 아이를 바꾸기 전에 ‘관찰 기록’을 시작하라
치료를 서두르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첫 번째는 관찰이다. 언제 눈맞춤이 되는가, 어떤 상황에서 언어가 늘어나는가, 어떤 자극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가, 감정 폭발 전 신호는 무엇인가, 이 기록은 단순 메모가 아니다. 향후 모든 개입 전략의 기초 데이터가 된다. ASD 고위험 단계의 아이는 변화 폭이 크다. 관찰 없이 시작한 치료는 방향을 잃기 쉽다. 부모는 이미 아이를 가장 오래 본 사람이다. 이 관찰은 전문가의 평가보다 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둘째, 부모-자녀 상호작용을 안정시키는 개입부터 시작하라
고위험 소견을 들으면 부모는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교정해야 할 대상”으로 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 수정이 아니라 관계 안정이다. 특히 PCIT와 같은 부모 중심 상호작용 치료는 초기 단계에서 매우 유효하다. 이 접근의 핵심은 단순하다.
지시를 줄이고, 아이의 주도 놀이를 따라가고, 긍정적 반응을 확대한다. 고위험 단계의 아이는 정서적 안전이 확보될 때 발달이 확장된다. 관계가 긴장되면 기술 훈련의 효과는 떨어진다. 첫 3개월은 ‘기술 습득’이 아니라 ‘연결 회복’의 시간이다.
세째, 치료를 많이 시작하지 말고 ‘구조’를 먼저 설계하라
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 여러 치료를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다. 언어치료, ABA, 감각통합, 놀이치료를 한 번에 넣으면 아이의 일정은 빽빽해지고 부모는 소진된다. 고위험 단계에서는 다음 원칙이 필요하다. 1~2개의 핵심 개입만 시작, 가정 적용 가능성 확인, 아이의 스트레스 신호 체크, 치료는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구조가 중요하다. 이 시기는 ‘효율’보다 ‘지속성’을 우선해야 한다.
네째, 부모의 불안을 관리하지 않으면 치료는 흔들린다
ASD 고위험 소견은 부모에게 심리적 충격이다. 내가 놓친 것은 아닐까, 내 양육이 문제였던 건 아닐까,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불안은 치료 과정에 그대로 반영된다. 부모가 긴장하면 아이도 긴장한다. 따라서 첫 3개월 동안 부모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첫째, 정확한 정보만 선별해 보기, 둘째, 극단적 온라인 커뮤니티 멀리하기, 세째, 배우자와 역할 분담하기, 네째, 필요하면 부모 상담 병행하기가 그것이다. 부모의 정서적 안정은 아이 발달의 환경이다.
다섯째, ‘진단 결과’보다 ‘발달 경로’를 중심에 두어라
고위험 소견은 가능성의 신호일 뿐, 확정이 아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관점은 이것이다. “이 아이는 어떤 경로로 성장할 수 있을까?” ASD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연결이 늘고 있는가, 정서 조절이 조금씩 안정되는가, 상호작용 시간이 늘고 있는가, 발달은 점진적이다. 첫 3개월은 결과를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방향을 잡는 시간이다.
왜 이 90일이 결정적인가
연구에 따르면 조기 개입은 분명 효과가 있다. 그러나 무계획 개입은 오히려 가족 소진을 부른다. 초기 3개월에 관찰, 관계 안정, 구조 설계, 부모 정서 관리, 발달 경로 설정, 이 다섯 가지가 이루어지면 이후 개입은 훨씬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ASD 치료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마라톤이다. 처음 3개월에 페이스를 잃으면 그 이후가 힘들어진다.
아이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ASD 고위험 소견을 들은 부모는 아이를 ‘관리해야 할 프로젝트’처럼 대하기 쉽다. 그러나 아이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관계 속에서 자라는 존재다. 첫 3개월 동안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다시 연결되는 것이다. 치료는 기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관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관계를 지키는 사람이 바로 부모다.
지금 고위험 소견을 들은 부모라면, 오늘부터 90일 계을 세워보길 권한다. 하루 10분 아이 주도 놀이, 관찰 기록 시작, 치료는 핵심 1~2개만, 부모 정서 관리 루틴 만들기. 불안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방향은 선택할 수 있다. 첫 3개월을 전략적으로 보내는 것, 그것이 이후 몇 년을 바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