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과일 코너. 장바구니를 들고 매대 앞을 서성이던 60대 소비자는 딸기 가격표를 한참 바라본 뒤 다시 내려놓았다. 100g당 2800원대, 한 팩 가격은 1만5000원을 넘는다.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소식에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 딸기가 단순한 제철 과일을 넘어 ‘건강 관리 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을 중심으로 인지 기능과 혈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되면서 관심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영양·대사 및 심혈관질환에 발표한 임상시험에서 65세 이상 건강한 성인 35명을 대상으로 8주간 동결건조 딸기 분말 26g을 섭취하도록 했다. 이는 신선 딸기 약 두 컵 분량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 딸기를 섭취한 기간 동안 참가자의 인지 처리 속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향상을 보였다. 수축기 혈압 역시 평균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체내 항산화 지표 또한 대조군 대비 의미 있는 증가를 나타냈다.
해당 연구는 동일 참가자가 위약과 딸기 분말을 각각 8주씩 교차 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딸기 섭취 기간에는 인지 기능과 혈압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섭취를 중단한 기간에는 중성지방 수치가 상승하는 경향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딸기에 함유된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 성분이 혈관 탄력성 유지와 신경세포 보호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모든 연구가 동일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일부 메타분석에서는 혈압 개선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항산화 활성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관련된 긍정적 결과는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 신시내티대 연구에서도 딸기 섭취군이 기억력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국내 시장 흐름도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딸기 재배면적은 약 5600헥타르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6만톤 안팎이다. 수출 규모 역시 6000만달러를 넘어 중반 이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년 대비 가격이 16%가량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 관리 목적의 소비는 쉽게 줄지 않는 모습이다. 유통 현장 관계자는 고령 소비층의 베리류 수요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딸기 두 컵이 특정 질환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식생활의 작은 선택이 장기적 건강 관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과일 한 팩을 둘러싼 소비자의 고민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닌, 노년 건강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8주간의 동결건조 딸기 섭취가 고령층의 인지 처리 속도와 혈압 지표 개선에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는 임상 결과!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건강 관리 목적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딸기는 기호식품을 넘어 건강 관심 품목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향후 기능성 농식품 시장 확대 가능성이 기대된다.
딸기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식습관 관리 차원에서 베리류 섭취는 의미 있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식품 소비의 기준이 ‘가격’에서 ‘건강 가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