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 전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 놀이치료와 PCIT의 구조적 차이

왜 행동문제는 곧바로 약물로 연결되는가

놀이치료의 강점과 한계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의 구조적 차별성

[놀이심리발달신문] 약물치료 전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 놀이치료와 PCIT의 구조적 차이 박혜진 기자 

왜 행동문제는 곧바로 약물로 연결되는가

 

아이가 공격적 행동을 보이거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할 때, 부모는 빠르게 해결책을 찾는다.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오고,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생기면 선택은 점점 좁아진다. 그때 가장 빠르게 제시되는 옵션이 약물치료다. 약물은 분명 단기적 안정 효과를 보일 수 있다. 과도한 각성 수준을 낮추고, 충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행동은 단순한 신경화학적 현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행동은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강화된다. 발달지연 아동의 행동문제는 종종 의사소통 어려움, 감각 처리 문제, 부모-자녀 상호작용 패턴과 얽혀 있다. 약물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나 관계 구조를 바꾸지는 않는다. 그래서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억제인가, 변화인가.

 


놀이치료의 강점과 한계

 

놀이치료는 아이의 언어적 한계를 보완하는 접근이다. 아이는 놀이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내면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치료자는 놀이 속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안전감을 형성한다. 이 접근의 강점은 분명하다. 아이의 자발성을 존중한다. 정서 표현을 촉진한다. 치료적 관계를 통해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첫째, 치료 효과의 일반화 문제다. 치료실에서 형성된 관계가 가정으로 자동 확장되지는 않는다. 둘째, 부모 개입의 제한성이다. 부모는 치료 장면을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행동 수정의 속도다. 공격성이나 반항 행동이 심한 경우 즉각적 구조 개입이 필요하다. 놀이치료는 관계 회복과 정서 탐색에 강점이 있으나, 일상에서의 행동 조절을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의 구조적 차별성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 즉 PCIT는 출발점이 다르다. 아이를 치료하는 대신 부모의 상호작용 방식을 훈련한다. 치료자는 부모에게 실시간 코칭을 제공하고, 부모는 즉시 행동을 수정한다. 이 구조가 결정적이다. 첫째, 일반화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 치료 장면 자체가 부모와 아이의 실제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둘째, 일관된 훈육 체계가 구축된다. 예측 가능한 지시와 결과는 아이의 안정감을 높인다. 셋째, 행동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강화와 결과 적용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PCIT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관계 향상 단계에서 긍정적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이후 훈육 단계에서 일관성 있는 행동 관리 전략을 적용한다. 

 

이 접근은 행동문제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약물 없이도 충동성과 공격성이 감소하는 사례가 보고되는 이유는 구조적 개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놀이치료가 아이의 내면을 탐색한다면, PCIT는 관계의 패턴을 재구성한다.

 


비약물적 개입, 언제 그리고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약물치료는 필요할 때 분명 의미가 있다. 중증 ADHD, 심각한 자해 행동, 수면 문제 등에서는 의학적 개입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행동문제가 곧바로 약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 비약물적 개입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첫째, 부모 지시 불이행이 반복되는 경우이다. 

둘째, 반항과 분노 폭발이 관계 맥락에서 발생하는 경우, 세째, 가정 내 일관성 부족이 확인되는 경우, 네째, 치료실에서는 안정적이지만 집에서 악화되는 경우에는 비약물적 중재를 고려할 수 있다. 이때 구조적 부모 훈련 기반 접근은 효과적 대안이 된다. 행동은 신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다. 관계를 바꾸지 않으면 행동은 반복된다.

 


약물 이전에, 관계를 점검해야 한다

 

발달지연 아동의 행동문제는 단순한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의사소통의 신호이며, 관계 구조의 결과다. 놀이치료는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는 창을 제공한다. 부모자녀상호작용치료는 그 이해를 행동 변화로 연결한다. 약물은 빠른 안정 장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변화는 관계에서 시작된다.

 

약을 선택하기 전,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부모-자녀 상호작용은 충분히 점검되었는가. 행동을 줄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치료실이 아니라 가정일 가능성이 크다.

작성 2026.02.16 17:55 수정 2026.02.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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