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은 수업을 가르치는 곳이지만, 오래 남는 학원은 결국 ‘동네의 문화’를 키운다. 예술은 사람의 감정과 삶의 결을 다듬고, 한 공동체의 정서를 깊게 만든다. 음악 아카데미를 운영한다는 일은 악보를 읽게 하는 수준을 넘어, 한 도시의 문화예술 수준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씨앗을 심는 일이다. 그래서 이 일이 수익만을 위한 수단으로 줄어들면 운영의 기쁨은 빠르게 사라지고, 남는 것은 소모뿐이다.
나는 학원을 운영하며 잊지 못할 장면이 있다. 늘 자신감이 부족하던 한 학생이 몇 달 뒤 학교 발표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연주가 끝나자 교실의 표정이 바뀌었다. “저 아이가 그렇게 연주를 잘한다고?” 며칠 뒤 두 명의 학부모가 상담을 왔고, 아이들이 등록했다. 이것은 내가 노린 결과가 아니었다. 한 아이의 성장이 지역 안에서 학원의 가치를 말해 준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가”를 다시 붙드는 계기가 되었다.
학원이 지역의 문화예술을 높이는 길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연결에서 시작한다. 작은 음악회를 도서관·복지관·학교와 연계해 열어 보라. 지역 예술인과 협업해 미니 콘서트와 특강을 만들라. 무엇보다 학원의 철학을 글과 소식으로 밖에 전하라. 예술의 향기는 규모가 아니라 깊이에서 온다. 우리 학원은 오늘 동네에 어떤 장면을 남기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