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는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긴 뒷다리로 힘차게 도약하며 초원을 가로지르는 모습은 캥거루의 상징과도 같다. 그런데 이 익숙한 동물에 대해 의외의 질문 하나가 있다. 캥거루는 과연 뒤로 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캥거루는 뒤로 뛸 수 없다. 이는 단순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캥거루의 신체 구조 자체가 뒤로 이동하는 동작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캥거루의 몸은 ‘앞으로 나아가기’에 최적화돼 있다.

캥거루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력하게 발달한 뒷다리다. 이 뒷다리는 탄성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한 번에 폭발적으로 방출하며 앞으로 도약하는 데 특화돼 있다. 관절의 가동 범위와 근육 배열 역시 전진 방향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뒤쪽으로 힘을 전달하는 움직임은 매우 제한적이다. 사람처럼 뒤로 물러서거나 방향을 바꿔 뛰는 동작이 어려운 이유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캥거루의 꼬리다. 꼬리는 단순한 균형 장치가 아니다. 캥거루가 느리게 이동할 때 꼬리는 땅을 짚어 체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며, 사실상 ‘세 번째 다리’로 기능한다. 이 구조 때문에 캥거루는 몸의 무게 중심을 뒤로 옮기는 동작이 자연스럽지 않다. 꼬리가 항상 뒤쪽에서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후진 동작은 구조적으로 제약을 받는다.
반면 앞다리는 짧고 힘이 약하다. 방향 전환이나 몸을 지탱하는 보조 역할은 가능하지만, 체중을 싣고 이동 방향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캥거루는 앞으로 뛰거나 옆으로 방향을 틀 수는 있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뒤로 뛰기’나 ‘뒤로 걷기’는 할 수 없는 몸을 가진 셈이다.
물론 극히 좁은 공간에서 몸을 비틀듯 자세를 바꾸는 정도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이동이라기보다 방향 전환에 가깝다. 일상적인 이동 방식으로 뒤로 물러나는 행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러한 생물학적 특성은 문화적 상징으로도 이어졌다. 캥거루는 ‘뒤로 가지 않는 동물’로 알려지며, 호주 사회에서는 이를 전진과 도전의 이미지로 받아들여 왔다. 자연의 구조적 한계가 어느새 인간 사회의 가치와 철학을 상징하는 메시지로 확장된 사례다.
캥거루가 뒤로 뛰지 못한다는 사실은 단순한 잡학에 그치지 않는다. 생명체의 진화가 환경과 목적에 따라 얼마나 정교하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예다. 앞으로만 나아가도록 설계된 몸, 그리고 그 특징이 만들어낸 상징성은 캥거루를 더욱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