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칼럼] 해외는 퇴직 공무원을 ‘자산’으로 쓴다 ─ 일본·영국·싱가포르는 무엇이 다른가

“퇴직과 동시에 사라지는 경험, 과연 합리적인가”

일본은 ‘관리’, 영국은 ‘규범’, 싱가포르는 ‘설계’한다

한국이 놓치고 있는 퇴직 이후의 국가 경쟁력

 

 

퇴직은 끝이 아니라 전환이다

 

“수십 년을 공공정책에 몸담은 사람의 경험은 퇴직과 동시에 무효가 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인사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부문이 축적한 전문성이 사회 전체로 환원되는 경로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다. 한국 사회에서 ‘퇴직 공무원’이라는 단어는 종종 부정적 뉘앙스를 동반한다. 전관예우, 관피아, 이해충돌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우리는 퇴직 이후의 공무원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왔다.

그러나 시선을 해외로 돌리면 질문의 방향이 다르다. 일본, 영국, 싱가포르는 공통적으로 이렇게 묻는다. “이 사람들의 경험을 어떻게 국가 자산으로 관리할 것인가.” 이 차이는 제도 설계 전반에 반영된다. 퇴직을 단절이 아니라 전환으로 보고, 규제와 활용을 동시에 고민한다. 이해충돌을 막되, 전문성은 사회에 남긴다. 이 미묘한 균형이 바로 선진 행정국가의 디테일이다.

 

 

퇴직 공무원은 왜 다시 주목받는가

 

현대 행정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금융 규제, 기후 정책, 디지털 전환, 보건 위기 대응까지 공공정책은 고도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요구한다. 동시에 공공부문은 인력 순환이 빠르고, 정년 이후 한순간에 대규모 경험 손실이 발생한다.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각국의 과제가 됐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의 선두주자로서 일찍부터 이 문제를 마주했다. 영국은 규제국가로서 정책 신뢰성과 공정성에 민감하다. 싱가포르는 작은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 인적 자본을 극도로 정교하게 관리해왔다. 세 나라 모두 퇴직 공무원을 방치하지 않았다. 대신 제도 안으로 끌어들였다. 중요한 점은 “풀어주지 않되, 버리지 않는다”는 공통 원칙이다.

 

 

일본·영국·싱가포르의 방식

 

일본: 재취업을 ‘관리’의 대상으로 만든 나라

일본의 퇴직 공무원 제도는 흔히 ‘아마쿠다리’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부처에서 감독하던 민간 기관으로의 재취업이 관행처럼 이어졌고, 비판도 거셌다. 이에 일본은 방향을 틀었다. 금지보다는 통제와 공개를 선택했다. 퇴직 후 일정 기간 특정 분야 취업을 제한하고, 재취업 과정은 중앙기관이 관리한다. 동시에 지방자치단체, 공공법인, 연구기관 등 공공성이 유지되는 영역으로의 이동은 적극 허용한다. 일본은 퇴직 공무원을 ‘사적 시장의 인맥’이 아니라 ‘공공 영역의 인력 풀’로 재배치한다.

 

영국: 규범으로 신뢰를 지키는 시스템

영국은 제도의 중심에 윤리 규범을 둔다. 퇴직 고위 공무원이 민간으로 이동할 경우, 독립기구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조건부 승인, 일정 기간 활동 제한, 자문 역할 금지 등 세부 기준이 명확하다. 대신 정부는 퇴직 공무원을 정책 자문, 공공 프로젝트, 비상 대응 체계에 다시 호출한다. 영국식 접근의 핵심은 명확하다. “투명하면 활용할 수 있다.” 신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전문성을 다시 쓴다.

 

싱가포르: 처음부터 ‘퇴직 이후’를 설계한다

싱가포르는 가장 노골적으로 퇴직 공무원을 자산으로 본다. 현직 시절부터 퇴직 이후의 경로를 설계한다. 정년 이후에도 자문위원, 공기업 이사회, 정책 연구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통로가 제도화돼 있다. 대신 보수, 역할, 영향력은 명확히 제한된다. 개인의 명성과 권력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 속의 한 기능으로만 작동하게 만든다. 싱가포르에서는 퇴직이 곧 ‘두 번째 공직’의 시작인 셈이다.

 

 

왜 이 모델들이 작동하는가

 

세 나라의 제도는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첫째, 이해충돌을 감정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로 다룬다. 개인의 도덕성에 기대지 않고, 절차와 공개로 통제한다. 둘째, 퇴직 공무원을 시장에 방치하지 않는다. 공공 영역 안에서 역할을 재정의한다. 셋째, 국가 차원의 인력 전략으로 접근한다. 단기 여론이 아니라 장기 행정 역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접근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 신규 인력을 처음부터 키우는 데 드는 시간과 예산을 줄이고, 정책 실패의 확률을 낮춘다. 무엇보다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된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이다. 일본·영국·싱가포르는 퇴직 공무원을 둘러싼 논쟁을 ‘도덕 프레임’에서 ‘설계 프레임’으로 옮겼다. 한국이 참고해야 할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한국에서도 퇴직 공무원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질문을 바꿀 때가 됐다.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서 “어떻게 쓰되, 어떻게 막을 것인가”로. 해외 사례는 답을 보여준다. 금지는 쉽지만, 설계는 어렵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나라들이 행정 선진국이 됐다.

퇴직 공무원을 위험 요소로만 보면, 국가는 경험을 스스로 폐기한다. 자산으로 보면, 통제와 활용이라는 두 개의 손잡이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일본·영국·싱가포르의 제도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방향성을 가진다. 퇴직은 끝이 아니다. 국가 운영의 다음 단계다. 한국은 이제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작성 2026.02.10 05:55 수정 2026.02.1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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