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를 돌봄과 성평등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기후돌봄’ 개념이 정책과 시민사회 영역에서 구체적인 실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여성의 경험과 역할을 중심에 둔 지원 사업이 본격 추진되며, 기후위기 대응 방식의 전환 가능성이 주목된다.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누가 더 많이 책임을 지는가’에 대한 질문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폭염과 재난, 생태계 변화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돌봄 노동의 부담은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기후돌봄’이다.
기후돌봄은 기후위기 대응을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이 아닌, 생명과 삶을 유지·재생산하는 활동으로 바라보는 접근으로, 책임과 부담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정하게 나누고, 안전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하자는 성평등한 대응 방식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방향성을 토대로 한국여성재단은 2026년 ‘여성 기후돌봄 지원사업 : 기후 살림 메이커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놓인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일상과 공동체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운영되며, 전국에서 기후돌봄 활동을 수행하는 비영리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사업 기간은 2026년 4월부터 11월까지 총 8개월이다.
지원 유형은 활동형, 콘텐츠형, 네트워크형으로 구분된다. 활동형은 여성 주도의 직접적인 기후돌봄 실천을 기획·실행하는 사업으로 600만 원이 지원되고, 콘텐츠형은 여성의 기후위기 경험과 돌봄 실천 사례를 기록하고 확산하는 콘텐츠 제작 사업을 대상으로 하며 500만 원이 책정되며, 네트워크형은 두 개 이상 단체가 협력해 기후돌봄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최대 700만 원까지 지원된다.
한국여성재단은 “한 단체가 여러 유형에 교차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해, 다양한 방식의 기후돌봄 실험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히면서, 동일 사업으로 정부나 타 기관의 지원을 받은 경우, 수익 목적 사업, 인건비나 운영비만으로 구성된 사업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업 신청은 2026년 2월 2일부터 2월 25일까지 진행된다. 서류 심사 결과는 3월 11일 발표되며, 이후 온라인 면접 심사를 거쳐 3월 25일 최종 선정 단체가 확정된다. 선정 단체는 사업수행 안내 교육과 중간보고회, 성과공유회에 필수로 참여해야 한다.
이번 사업은 기후위기를 ‘환경 문제’가 아닌 ‘돌봄과 불평등의 문제’로 확장해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돌봄 경험이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중요한 사회적 자산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시도가 향후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