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된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단 하나의 진리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5)

다원주의 시대에 길을 잃은 현대인의 분열된 자아

비즈니스의 성공보다 중요한 단일한 가치의 힘

분열된 세상에서 통합된 인격으로 살아가는 법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5문

 

Q. 5. Are there more Gods than one? A. There is but one only, the living and true God.
문 5. 하나님 한 분 이외에 다른 신이 있는가? 답. 오직 한 분뿐이시니, 살아계시고 참되신 하나님이시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신 6:4)
오직 여호와는 참 하나님이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이시요 영원한 왕이시라 그 진노하심에 땅이 진동하며 그 분노하심을 이방이 능히 당하지 못하느니라(렘 10:10)
그러므로 우상의 제물을 먹는 일에 대하여는 우리가 우상은 세상에 아무 것도 아니며 또한 하나님은 한 분밖에 없는 줄 아노라(고전 8:4)
그러나 우리에게는 한 하나님 곧 아버지가 계시니 만물이 그에게서 났고 우리도 그를 위하여 있고 또한 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니 만물이 그로 말미암고 우리도 그로 말미암아 있느니라(고전 8:6)

 

AI 이미지 (제공: 미디어 울림)


다신교적 현대 사회와 분열된 자아의 고통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는 표면적으로는 무신론이나 합리주의를 표방하지만, 심층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다신교적'이다. 고대의 신들이 제우스나 아테네라는 이름을 가졌다면, 현대의 신들은 성공, 권력, 재력, 타인의 인정, 혹은 완벽한 외모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존재한다. 심리학자들은 현대인이 겪는 신경증의 많은 원인이 바로 이러한 ‘가치의 다원화’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여러 개의 가치를 동시에 ‘신’으로 숭배하려다 보니 자아는 파편화되고, 에너지는 분산되며, 결국 어떤 기준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인문학적으로 볼 때, ‘유일신(Monotheism)’에 대한 고백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우선순위와 통합성에 관한 선언이다. 헬라어 ‘모노스(μόνος, monos)’는 ‘유일한’, ‘단독의’라는 뜻을 지니며, ‘테오스(θεός, theos)’와 결합하여 유일신론을 형성한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5문은 복잡한 세상의 유혹 앞에서 우리의 시선을 단 한 곳으로 모으라고 권고한다. 오직 한 분뿐인 하나님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를 옥죄던 수많은 ‘가짜 신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실존적 자유를 얻게 된다.

 

 

‘살아계심’과 ‘참됨’이 주는 실존적 명료함

 

소요리문답에서 하나님을 수식할 때 ‘살아계시고(Living)’와 ‘참되신(True)’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히브리어로 ‘하임(חַיִּים, 살아있는)’과 ‘에메트(אֱמֶת, 참된)’는 성경이 계시하는 하나님의 가장 강력한 특징이다. 이는 고대의 죽은 우상들과 대조될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의지하는 무생물적 가치들과도 대조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우리가 신봉하는 ‘지표’나 ‘데이터’는 유용한 도구일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거나 인격적인 인도함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상담심리학에서는 인간이 느끼는 근원적 외로움이 ‘인격적인 대상’과의 단절에서 온다고 말한다. 죽은 가치들을 숭배할 때 인간은 도구화되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을 대면할 때 인간은 비로소 인격적인 주체로 회복된다. 하나님이 ‘참되시다’는 것은 그분이 변치 않는 진리의 기준이 되신다는 뜻이다. 우리 삶의 기반이 참되신 하나님이라는 단일한 토대 위에 세워질 때, 우리는 불필요한 의심과 방황을 멈추고 삶의 에너지를 가장 가치 있는 곳에 집중할 수 있는 ‘명료함(Clarity)’을 얻게 된다.

 

 

비즈니스의 탁월함을 결정짓는 단일한 시선

 

경영학의 거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기업의 성공이 ‘선택과 집중’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기회 중에서 가장 본질적인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조직의 생존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를 신학적으로 번역하면 ‘유일하신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된다. 비즈니스 리더가 하나님 외에 돈과 명예, 안정이라는 여러 신을 동시에 섬기려 한다면, 그 조직의 윤리는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 있다. 이익을 위해 정직을 버리거나, 성과를 위해 사람을 도구화하는 양다리 전략은 결국 파국을 맞이한다.

 

라틴어 ‘솔루스 데우스(Solus Deus, 오직 하나님)’의 정신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단일한 가치 체계’를 확립하는 힘이 된다. 하나님 한 분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당장의 손해 앞에서도 공의를 선택할 수 있는 담대함을 가진다. 이러한 '단일 시선'(Singular Focus)은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에 대한 불안을 잠재운다. 하나님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선택했기에 다른 사소한 가치들을 포기하는 것이 더 이상 손실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개혁주의 신앙이 비즈니스 현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 ‘진정성(Authenticity)’이다.

 

 

흩어진 마음을 수습하는 신앙의 힘

 

결국 '하나님은 한 분뿐이시다'라는 고백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의 질서 아래 통합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물론 '한 분'이라는 표현은 삼위를 부정하는 것도, 단일신론(Uniterianism)적 사상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고백은 구약의 쉐마 선언과 맥을 같이하여, “오직 유일한 여호와”라는 선포가 우리의 파편화된 일상을 하나의 질서로 묶는 강력한 통합의 원리임을 드러낸다.

 

구약 성경의 핵심인 ‘쉐마(שְׁמַע, Shema)’는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신 6:4)”라고 선언한다. 이 선언은 파편화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강력한 통합의 메시지를 던진다. 주일의 하나님과 월요일의 하나님이 다르지 않고, 교회에서의 나와 일터에서의 내가 분리되지 않는 삶, 그것이 바로 유일신 신앙이 지향하는 ‘온전함(Integrity)’이다.

 

마음이 여러 갈래로 찢겨 불안하다면, 혹시 자신의 마음속에 너무 많은 신을 모시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성공해야 한다는 신, 완벽해야 한다는 신, 미움받지 않아야 한다는 신들이 영혼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그 가짜 신들을 내려놓고, 오직 살아계시고 참되신 한 분 하나님 앞에 서기를 권한다. 그분의 단일한 주권 아래 나를 맡길 때, 비로소 우리의 흩어진 마음은 비로소 안식의 항구에 닻을 내릴 수 있다. 하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는 고백이 당신의 삶을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작성 2026.02.04 07:23 수정 2026.02.0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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