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제 속 혁신'… 금융권 AI 거버넌스, 전 산업의 '모범 답안' 되다
지난 1년간 금융 기관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실험 단계에서 전사적 규모의 도입으로 전환하며, '통제 가능한 혁신'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이들의 체계적인 접근법이 AI 도입을 고심하는 타 산업군에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전문 미디어 파이넥스트라(Finextra)가 지난 11월 전 세계 은행, 보험사, 자본시장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9%가 2025년 AI 관련 예산을 증액했으며, 72%는 AI 윤리, 리스크, 규제 준수를 관리하기 위한 공식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체계적인 감독과 투자의 결합은 AI의 잠재력과 위험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든 산업에 중요한 청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금융권의 성공적인 AI 거버넌스 전략의 핵심 요소들이 드러났다.
첫째, 리스크 중심의 접근 방식(Risk-First Mindset)이다. 응답자의 81%는 모델 리스크 관리와 규제 준수를 AI 거버넌스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는 새로운 알고리즘이 편향성이나 운영 취약성을 증폭시키지 않으면서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원칙을 반영한다.
둘째, 범부서 협의체 구성(Cross-Functional Councils)이다. 선도 기업들은 법률, 컴플라이언스, 데이터 과학, 현업 부서 책임자들이 참여하는 AI 운영 위원회를 신설하고 있다. 이러한 협의체를 격주로 운영하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의 경우, 파일럿 프로젝트 승인 속도가 40% 더 빠른 것으로 보고되었다.

셋째, 측정 가능한 투자수익률(Measurable ROI)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성공적인 AI 프로그램은 '혁신'이라는 모호한 목표 대신, AI 투자를 구체적인 핵심성과지표(KPI)와 직접 연계한다. 대출 부도율 감소, 무역 결제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 실시간 사기 탐지 정확도 향상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와 같은 금융권의 거버넌스 중심 접근법은 이미 다른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료 기관들은 금융 서비스의 프레임워크를 모델로 삼아 AI 윤리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물류 기업들은 본래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위해 설계된 리스크 평가 체크리스트를 차용하고 있다. 심지어 공공 부문 기관들도 핵심 인프라에 대한 AI 모델 스트레스 테스트와 관련하여 금융권에 자문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론적으로, AI를 안전하게 확장하고자 하는 모든 조직에게 나아갈 길은 명확하다. 증가하는 예산에 걸맞은 강력하고 다학제적인 거버넌스 구조를 반드시 함께 구축해야 한다. 엄격한 통제 속에서 AI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