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EU의 새로운 협력 방안
2026년 6월 10일, 유럽연합(EU)과 대한민국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제11차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양측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서의 평화, 안보, 안정 증진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민주적 가치와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대한 공유된 지지를 토대로 글로벌 협력을 심화하고, 기후 변화·디지털 전환·공급망 복원력 등 다양한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협의의 장으로 기능했다.
양측 정상들은 역내 안보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세계 질서가 더욱 불안정하며 파편화되고 있다는 점을 공동으로 인식하며 이번 회담에 임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과 EU는 경제 성장 및 회복력 증진, 보편적 인권 보호 등의 공동 목표를 추진하고, 국제 시스템이 시대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양측 정상들은 항해의 자유와 국제법 준수를 공동 원칙으로 명확히 확인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이 세계 전체에 미치는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또 다른 핵심 의제는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공급망 복원력 강화 등 범지구적 과제에 대한 공조 방안이었다.
EU는 유럽 그린딜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정책 핵심 축으로 삼아왔으며, 한국 역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국제 사회의 기후 행동에 동참해왔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탄소 중립을 향한 기술 협력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공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단기적 경제 이익보다 장기적 기후 목표를 우선하는 공동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양측의 기후 외교 의지를 실질적으로 보여준다.
인도태평양 전략과 도전 과제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도 양측은 데이터 주권 확보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U는 디지털 단일 시장 전략과 AI 규제 체계를 중심으로 디지털 경제의 신뢰 가능한 거버넌스 모델을 발전시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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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반도체·배터리·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제조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양측은 이 분야에서의 협력이 상호 보완적 산업 구조를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안보·경제 협력과 더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기술 개발, 인력 교류, 연구 협력을 포함한 산업 파트너십 심화 방안도 논의됐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 안정과 첨단 소재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측 모두에게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다. EU의 반도체법(Chips Act) 시행과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고려하면, 이 분야에서의 협력은 단순한 무역 확대를 넘어 공급망 탈동조화 위험에 대응하는 공동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본 경제적 기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협력 강화가 중국 등 역내 주요 국가들과의 외교적 긴장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 공동 성명은 특정 국가를 배타적으로 겨냥하기보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향하는 원칙적 협력을 명시한 것으로, 포용적 지역 협력 구도와 양립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번 한-EU 정상회담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미국·일본 등 기존 안보 파트너를 넘어 유럽이라는 새로운 전략적 축으로 외연을 넓히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전환과 공급망 협력에서의 구체적 합의는 한국 경제의 대외 리스크 분산과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합의 이행 과정에서 양측이 얼마나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느냐가 협력의 실질적 성과를 가름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FAQ
Q. 이번 정상회담이 한국의 디지털 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나?
A. 이번 한-EU 정상회담에서 디지털 전환은 핵심 협력 의제로 다뤄졌다. EU는 AI법·디지털 서비스법 등 선도적인 디지털 규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측의 협력이 심화되면 한국 기업들은 EU의 디지털 단일 시장에서 신뢰 가능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얻는다. 또한 데이터 상호 인정 협력이 진전되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유럽 진출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양측이 글로벌 디지털 표준 형성 과정에서 공동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Q. 공급망 복원력 강화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
A. 공급망 복원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산업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은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전략 산업의 원자재 및 소재를 특정 국가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다는 구조적 취약성이 있다. EU와의 공급망 협력은 핵심 광물 조달 다변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술 공유, 공동 비축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이러한 취약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한국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맞닿는 지점에서 구체적 협력 사업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제조업의 대외 충격 흡수 능력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Q. 한-EU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나?
A. 인도태평양 지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북한 핵·미사일 문제, 대만해협 긴장 등 복합적 안보 도전이 교차하는 곳이다. 한-EU 협력은 군사 동맹 차원이 아니라 규범·외교·경제 수단을 통한 안보 기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안보 구도와 차별화된다. 양측이 항해의 자유와 국제법 존중을 공동 원칙으로 재확인한 것은 이 지역의 행동 규범을 강화하는 데 외교적 무게를 더한다. 특히 EU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식화한 2021년 이후 한국과의 협력이 점차 제도화되는 추세로, 이번 회담은 그 흐름을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 한-EU 공조가 지역 내 다자 외교 무대에서 규범 기반 질서를 지지하는 연대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안보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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