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법인파산 신청 건수가 4월까지 859건을 기록하며, 통계월보와 전문가 전망에 따르면 연말에는 역대 최고치 경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중동 지역 분쟁, 고금리·고물가의 후폭풍이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취약 지점인 중소·중견기업이 연쇄적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주식·부동산 시장의 일부 거품과 달리, 현장에서 체감되는 실물 경기는 도산 통계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법인·개인 회생·파산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한수의 이민규 대표변호사는 "겉으로는 정상 영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만기 연장과 추가 대출로 하루하루 버티는 법인이 많다"고 말한다. 내부 장부를 들여다보면 이미 자본잠식 단계이거나, 작은 충격에도 버티기 어려운 구조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연체와 체납이 상시화된 뒤에야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많으며, 이 경우에는 회생이 아니라 파산만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도산법 체계상, 재무구조가 정상 경영이 불가능할 만큼 악화되면 기업은 회생과 파산, 두 갈래 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회생은 채무를 조정하고 영업을 유지하면서 회사를 살리는 절차이고, 파산은 사업을 정리한 뒤 채권자에게 남은 재산을 배분하는 절차다. 제도 설계상 회생은 살릴 수 있는 기업을 살리기 위한 장치임에도, 현장에서 파산 신청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이민규 대표변호사는 "준비 부족과 시기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회생을 두려워하고 파산을 깔끔한 정리로만 보는 경향, 그리고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전문가를 찾는 패턴이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회생은 결코 나쁜 기업을 살려주는 특혜 제도가 아니며, 채권자에게도 청산보다 나은 회수를 보장하겠다는 전제 하에 운영되는 제도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회생·파산 실무는 간이회생 등 절차의 활용과 관할 특례의 운영 등으로 변화하고 있어, 제도 이해와 사전 준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회생법원도 서울·수원 중심에서 전국 주요 거점으로 확대돼 지역 기업들도 보다 신속하게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민규 대표변호사는 "법과 실무 사이에는 늘 간극이 있다"고 선을 긋는다. 법원은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 채권자 구조, 대표자의 신뢰도를 매우 냉정하게 보기 때문에,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제도가 좋아져도 실익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회생과 파산을 가르는 것은 재무 수치 그 자체보다 타이밍과 준비도라는 것이 그의 일관된 진단이다. "부채가 자산의 몇 배에 이르더라도 핵심 거래처가 유지되고, 기술과 인력 경쟁력이 살아 있으며, 세금과 4대보험 체납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면 회생을 통한 재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반면 거래처가 끊어지고 인력이 이탈하며 체불이 장기화된 상태라면, 회생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실질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는 현금 흐름이 6개월 이상 불안한 상태라면 즉시 도산법 전문 변호사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법무법인 한수는 법인·개인 회생·파산을 주력으로 하는 도산 특화 로펌으로, 기업을 살려낸 회생 사례와 파산을 통한 재기 사례를 모두 축적해 왔다. 이민규 대표변호사는 "살릴 기업은 살리고, 정리할 기업은 정리하게 돕는 것이 도산 전문 로펌의 역할"이라며, 회생·파산·구조조정·M&A 등 가능한 옵션을 모두 검토한 뒤 가장 합리적인 길을 찾는 것이 자신들이 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이 망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준비 없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4월 현재 859건이라는 숫자가 단순한 공포의 지표로만 남을지, 아니면 한국 경제가 도산과 재기의 문화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지는, 결국 각 기업과 경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