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비사업, 직접 챙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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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불안과 주택 공급 가뭄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인 국토교통부와 지방정부인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정면 충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SNS를 통해 임대차 시장 불안을 정부의 정책 참사로 규정하며 날을 세우자, 국토부는 주택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공급 감소의 원인을 중앙정부에 돌리고 있다며 즉각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오 시장은 집무실에 공급 현황판까지 설치하며 독자적인 '31만 호 공급 속도전'에 나섰다.
오세훈 “집무실에 신통기획 현황판 설치”… 2031년까지 31만호 ‘쾌속통합’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최근 내부 회의를 통해 “정비사업 진행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며 시장 집무실에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공정률과 추진 현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현황판 설치를 전격 지시했다.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2031년까지 서울 시내 31만 호 착공’을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추진위원회 단계를 생략하고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을 동시 처리하는 ‘쾌속통합 트랙’을 본격 가동한다. 이주 및 착공 직전 단계에 처한 85개 구역(약 8만 5,000세대)을 집중 관리 대상 지정해 공급 시기를 대폭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연간 착공 목표는 2026년 2만 3,000호를 시작으로 2027년 3만 4,000호, 2030년 7만 3,000호, 2031년 11만 2,000호 등 후반기로 갈수록 물량을 대거 확대 배치했다.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가동 중인 ‘정비사업 공정촉진회의’의 주재자도 기존 국장급에서 주택·도시계획을 총괄하는 행정2부시장(부시장급)으로 격상해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아울러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청년층 지지세를 공고히 하기 위해 청년주택 추진율도 주 단위로 밀착 체크한다.
국토부 “주택 공급 감소가 진짜 원인… 인허가권 쥔 서울시 유감” 정면 반박
중앙정부의 시각은 달랐다. 국토교통부는 오 시장이 SNS를 통해 정부 기조를 겨냥, “전세 소멸이 정상화라는 이 주장은 정책 참사이며 주거 사다리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맹비난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공식 해명자료를 내고 정면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토부는 현재 수도권 전월세 가격 상승의 본질적인 원인이 정책 실패가 아닌, 2022~2024년 부동산 PF 위기와 원자재 공사비 급등이 불러온 ‘주택 착공 급감’의 시차 효과라고 진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건설 경기 악화로 주택 착공이 반토막 나면서 현재의 입주 물량 가뭄이 유발됐다”라며 “정비사업과 주택공급 인허가권의 사실상 전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전후 맥락을 배제한 채 현재의 가격 상승 원인을 중앙정부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비아파트 월세 비중 73.5% 폭등… 구조적 변화 vs 규제 완화 압박
국토부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 역시 정책 참사가 아닌 인구 구조적 변화와 시장 환경 변화의 결과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1인 가구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시장을 뒤흔든 전세사기 여파가 겹치며 임차인들이 보증금 안정성이 높은 월세를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2020년 35.3%에서 2025년 47.2%로 증가한 반면,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 부문의 월세 비중은 2020년 42.8%에서 2025년 73.5%까지 폭등해 전세 소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는 단기 공급 보완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규제지역 내 신축 매입임대 무제한 공급’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26~2027년까지 수도권에 9만 호를 우선 공급하고, 오피스텔 규제 개선을 병행해 2030년까지 총 11만 호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의 컨설팅을 강화해 무분별한 갭투기를 막는 서민 안전장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정부를 향한 전방위적인 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 압박을 멈추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전월세 불안과 공급 지연 등 주택 현안에 있어서는 정부를 상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 오 시장의 확고한 의지”라고 전했다. 오 시장은 오는 7월 중앙정부 국무회의에 직접 참석해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등 현행 정비사업 걸림돌 제거와 임대차 시장 불안 해소를 정부에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중앙-지방정부 간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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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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