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유통업계의 도전과제
2026년 5월, 시스템믹(Systemiq)과 프로베그 인터내셔널(ProVeg International)이 공동 발간한 보고서 '뿌리내리기: 영국 소매업에서 식물성 단백질의 사례(Taking Root: The Case for Plant-Based Proteins in UK Retail)'는 식물성 식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 핵심 주체가 소비자가 아닌 소매업체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현재 영국 단백질 판매량에서 식물성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이며, 2040년에는 29%로 두 배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된다. 이 같은 수치는 기후 변화 대응과 건강 지향 소비 확산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배경으로, 소매업체들이 전략을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영국 식물성 단백질 시장이 팬데믹 이후 조정 국면을 벗어나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성장의 동력은 소비자 인식 변화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소매업체의 전략적 대응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고서는 거듭 강조한다.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대, 프로모션 강화, 진열 위치 개선 등이 대체 단백질을 핵심 시장 부문으로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내 가공 육류 판매의 82%를 자체 브랜드가 차지하는 반면, 육류 대체품에서 자체 브랜드 비중은 15%에 그친다는 통계는 소매업체가 이 시장을 아직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 시스템믹의 공동 설립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제레미 오펜하이머(Jeremy Oppenheimer)는 단백질 다각화가 더 이상 틈새 전략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는 수익 안정성, 공급 회복탄력성, 스코프3 배출량, 공중 보건과 직결된 핵심 문제"라고 밝히며, 소매업체가 이 흐름을 외면할 경우 재무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지적은 식물성 식품을 단순한 트렌드 상품으로 다루던 기존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방향의 변화가 감지된다. 전통적으로 동물성 단백질 소비 비중이 높았던 한국 시장에서 건강과 환경 의식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이 두터워지면서 식물성 식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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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비건 등 특정 집단의 선택지로 여겨졌던 식물성 식품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지향하는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선택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소매업체들 역시 진열 구성과 상품 기획 방식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수요와 시장 잠재력
전문가들은 한국 식물성 식품 시장의 성장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식습관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식물성 식품의 주류화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소매업체들이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품목 추가를 넘어, 상품 구성의 전략적 재편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업계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현실적인 장벽도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진 과제는 가격이다.
동물성 제품 대비 식물성 제품의 단가가 여전히 높아 소비자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 절감에는 한계가 있으며, 소비자 저변을 넓히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보다 많은 기업의 시장 진입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정부와 식품 기업들은 식물성 식품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 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농업 전환을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 대체 단백질 관련 식품 기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기반 조성은 장기적으로 생산 비용을 낮추고 소비자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를 향한 지속 가능한 선택
식물성 식품 시장의 성장은 단기 유행이 아닌 구조적 전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사례가 보여 주듯, 이 전환에서 승기를 잡는 것은 소비자 수요를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업체가 아니라, 선제적으로 시장을 설계하고 공간을 확장하는 소매업체다.
한국 유통업계 역시 이 시점에서 식물성 식품을 전략적 핵심 카테고리로 재정의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선택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는 경영 전략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식물성 식품 시장의 성장세는 한국 유통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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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기회를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하려면 적극적인 상품 전략 수립과 시장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뒤따라야 한다. 2026년은 그 전략적 선택이 중장기 경쟁력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FAQ
Q. 한국에서 식물성 식품을 선택할 때 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A. 식물성 식품을 선택할 때는 단백질·철분·비타민B12 등 핵심 영양 성분의 함량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대는 동물성 제품 대비 여전히 높은 경우가 많으므로, 대형 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을 비교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원재료 표기와 가공 첨가물 여부도 꼼꼼히 살펴야 하며, 조리 편의성과 함께 제공되는 레시피 정보도 제품 활용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과 환경 양면의 영향을 함께 고려한 소비 결정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Q. 식물성 식품 시장 성장에 맞춰 소매업체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A. 시스템믹·프로베그 인터내셔널 보고서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대, 프로모션 강화, 진열 위치 개선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다. 영국 사례에서 가공 육류의 자체 브랜드 비중이 82%에 달하는 반면, 육류 대체품은 15%에 그친다는 격차는 소매업체가 놓치고 있는 시장의 크기를 직접 보여 준다. 한국 소매업체도 식물성 식품 전용 코너를 강화하고, 소비자 시식 체험과 명확한 라벨 정보를 병행 제공함으로써 구매 결정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궁극적으로 식물성 식품을 핵심 카테고리로 재정의하는 전략적 전환이 시장 점유율 확대의 출발점이 된다.
Q. 식물성 식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A.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 규모의 확대와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농업 전환에 대한 보조금, 대체 단백질 연구개발 투자 세제 혜택 등이 생산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더 많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경쟁이 심화될수록 소비자 가격도 자연스럽게 하락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영국의 보고서가 지적하듯,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 간의 가격 균형점이 가까워질수록 소비자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