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글로벌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영어였다. 영어를 잘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더 넓은 시장과 연결될 수 있었다. 그러나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영어 실력보다 ‘AI와 소통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기술은 번역과 통역 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자료를 읽기 위해 영어 능력이 필수였다면, 이제는 AI가 실시간 번역과 요약, 문서 작성까지 지원하면서 언어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 시대에 사라지는 것은 ‘언어’가 아니라 ‘언어의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과거의 언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새로운 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프롬프트(prompt)’다. 프롬프트는 생성형 AI에게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입력하는 질문과 명령어를 의미한다. 같은 AI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 수준이 완전히 달라진다. 결국 AI 시대에는 영어 단어를 많이 아는 것보다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의 AI 활용 능력을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마케팅 기획,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프롬프트 설계 능력이 새로운 실무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생성형 AI 활용 수업과 디지털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AI와 협업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단순히 영어 문법과 단어를 외우는 교육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해 정보를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한 교육 전문가는 “과거에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글로벌 인재였다면 앞으로는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질문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새로운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어의 중요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도 영어는 여전히 중요한 국제 언어 역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순 회화나 번역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AI와 협업해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들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많은 기업이 직원 대상 생성형 AI 교육을 확대하고 있으며,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담당하고 사람은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업무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택호 교수(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스마트AI경영학과)는 “AI 시대에는 단순한 외국어 능력보다 AI를 활용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결국 미래 인재의 핵심은 지식 암기보다 질문력·활용력·창의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교육이 ‘무엇을 외우는가’보다 ‘무엇을 질문하는가’를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AI는 이미 대부분의 정보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보를 찾는 능력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AI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AI 시대의 새로운 언어는 단순한 영어가 아니라 ‘AI와 대화하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지금 새로운 소통의 시대를 향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