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컬처’ 세계 순회 확대… 공연장 넘어 생활문화까지 수출한다

한류가 음악과 드라마 중심 확산 단계를 넘어 생활문화와 전통예술, 지역 콘텐츠까지 확장되고 있다. 정부는 이제 ‘케이-컬처’를 단일 장르가 아닌 종합 문화 경험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함께 재외한국문화원을 거점으로 운영하는 ‘2026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국내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해외 순회 운영을 지원하는 글로벌 문화 확산 프로젝트다. 지난해에는 34개국에서 47개 프로그램이 운영돼 현지 관객 17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특히 동일 권역 내 순회 방식으로 운영해 항공·운송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현지 접점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는 공연·전시·강좌 등 총 46개 프로그램이 30개국 45개 도시를 찾는다. 전통예술부터 현대미술, 한식, 미용(뷰티) 문화까지 한국의 다양한 생활문화 콘텐츠를 현지 관객과 공유할 계획이다.


주요 공연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 창극 <춘향>은 일본 오사카와 오키나와에서 공연되며 한국 전통극의 미학을 선보인다. 현대무용과 스트리트 댄스를 결합한 리케이댄스의 <올더월즈>는 멕시코와 브라질을 순회하며 젊은 세대와의 문화 접점을 넓힌다.


전시 분야에서는 송은문화재단의 미디어아트 전시 <스틸/무빙(Still/Moving)>이 이탈리아 로마에 이어 오스트리아에서 이어지며 한국 현대 미디어아트의 흐름을 소개한다. 사비나미술관의 <예술 입은 한복> 전시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순회하며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을 선보인다.


생활문화 콘텐츠도 해외 확산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상차림과 식문화의 의미를 소개하는 ‘맛멋상자’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운영되며, ‘찾아가는 케이-뷰티 메이크업 클래스’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류의 경쟁력이 단순 콘텐츠 소비를 넘어 ‘한국식 삶의 방식’에 대한 경험 욕구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 음식·미용·패션·예절·공간문화까지 연결되며 문화 소비가 생활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 무형유산의 해외 확산도 강화된다. 국립무형유산원의 <풍장 코리아(KOREA)>는 튀르키예와 헝가리에서 공연되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농악의 역동성을 세계 관객에게 소개한다. 국립무용단의 <탈바꿈>은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공연되며 탈춤의 현대적 재해석을 선보일 예정이다.


청년 예술인의 해외 진출 지원도 확대된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오페라단 청년 단원들은 아시아 주요국 순회공연에 참여하고, 해외 기반 청년 음악인들로 구성된 ‘아르코 앙상블’은 유럽 무대에서 한국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인다.


문화계에서는 이제 한류의 다음 경쟁력이 ‘얼마나 유명한가’보다 ‘얼마나 오래 머무는 문화가 되는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연 한 편이 끝나는 순간보다 현지인의 일상 속에 한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성 2026.05.28 08:30 수정 2026.05.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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