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황토와 해풍,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빚은 합작품
고창은 국내 유일의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다. 신건승 회장은 고창 수박이 맛있는 이유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땅’을 꼽는다. 고창 특유의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와 서해에서 불어오는 해풍은 수박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하지만 신 회장은 "좋은 땅만으로는 명품을 만들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재배 표준화’에 사활을 걸었다. 농가마다 제각각이었던 재배 방식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해 선진 농법 교육을 강화하고, 고당도 수박 생산을 위한 기술 공유 체계를 구축했다. 신 회장이 강조하는 ‘품질 중심 경영’은 단순히 당도가 높은 수박을 넘어, 모양과 크기, 그리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순간의 신선도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브랜드가 살아야 농민이 산다”... 유통과 마케팅의 혁신
신건승 회장이 연합회를 이끌며 가장 공을 들인 부분 중 하나는 유통 구조의 혁신이다. 과거 농민들은 땀 흘려 수박을 키우고도 가격 결정권이 없어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대형 유통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는 “농민은 오로지 최고의 수박을 기르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고창수박연합회는 엄격한 공동 선별 과정을 거친 제품에만 ‘고창’의 이름을 허락한다. 이러한 철저한 브랜드 관리는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매년 열리는 ‘고창 복분자와 수박 축제’ 역시 그의 손길을 거치며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전국적인 문화 축제로 거듭났다.
◇기후 위기라는 파도를 넘는 ‘스마트 농업’의 기수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는 수박 농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와 폭염은 수박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신 회장은 이러한 위기를 기술로 돌파하고자 한다.
그는 스마트팜 기술 도입과 시설 재배의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노지 재배의 한계를 극복하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첨단 시설을 농가에 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1인 가구 증가라는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춰 대형 수박뿐만 아니라 애플수박, 블랙망고수박 등 소형·기능성 수박 품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그의 감각이 고창 수박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있는 셈이다.
◇고창 수박, 이제는 세계 시장을 정조준하다
신건승 회장의 시선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이미 홍콩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고창 수박의 맛은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는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이 고창 수박이 세계적인 명품 과일로 우뚝 설 적기”라고 말한다.
고창 수박의 수출 확대는 단순히 물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창이라는 지역의 이미지를 수출하는 것과 같다. 신 회장은 할랄 인증이나 국제 식품 안전 인증 등을 획득하여 수출 장벽을 낮추고,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해외 부유층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농민의 진심을 담은 리더십
신 회장은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목소리로 농업 현장의 노고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고창 수박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다. 뙤약볕 아래서 수박을 자식처럼 돌보는 농민들이야말로 진정한 주인공이다”라며 공을 돌렸다.
이어 자신의 역할을 ‘길을 닦는 사람’이라 정의했다. 현장에서 묵묵히 일구어낸 농민들의 노력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유통과 브랜드 기반을 다지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 회장의 뚝심 있는 리더십 아래, 고창 수박은 품질 규격화와 브랜드 프리미엄화에 성공하며 대한민국 농업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았다.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그의 경영 철학이 고창 수박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신 회장의 열정이 고창 수박을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창의 달콤함’을 세계로 수출하겠다는 그의 포부가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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