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따러 갔는데 비레이팅만 3판… 체스 참가자 허탈감

참가자는 결국 경기 포기… 주최 측 “그럴 수도 있다”

 

레이팅 점수를 얻기 위해 참가비와 시간을 투자했지만, 대회 내내 비레이팅 선수와만 맞붙게 된다면 어떨까. 김포시체스연맹 회장배 체스 마스터즈 대회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레이팅 참가자가 3경기 연속 비레이팅 선수와 대진되며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는 의미를 잃고 경기를 던진 채 대회를 떠났다.

 

스위스 시스템 특성상 라운드마다 대진은 재구성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레이팅 참가자가 단 한 번도 레이팅 경쟁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참가자는 허탈감을 호소했고, 항의 전화를 걸자 주최 측은 “그럴 수도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기존에는 이런 사례가 접수된 적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개인 불만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라, 레이팅 대회 운영 구조 자체에 허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번 사례가 단일 사건인지, 혹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국내 체스는 선수층이 크지 않다. 신규 참가자끼리 반복적으로 묶이는 상황 역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결과 레이팅 참가자가 비레이팅 경기만 반복하게 되고, 결국 선수의 동기와 집중력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입문자뿐 아니라 여러 차례 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조차 이런 상황을 겪는다면 체스 대회 운영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체스에서 레이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선수 활동의 기준이고 성장의 기록이다. 그런데 레이팅 참가자가 레이팅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돌아가는 현실은 국내 체스 생태계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다. 대회 숫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참가자 경험과 신규 선수 유입 구조, 레이팅 시스템 안내는 여전히 부족하다.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말하기 전에 참가자가 어떤 경험을 하고 돌아가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레이팅 대회라면 최소한 실질적인 레이팅 경쟁이 가능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이런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체스 붐은 일시적 이벤트로 끝날 뿐이다. 더구나 지금은 체스 붐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레이팅 대회가 참가자에게 허탈감만 남긴다면 국내 체스의 미래 역시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작성 2026.05.24 19:12 수정 2026.05.24 19:12
Copyrights ⓒ 미디어 바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미디어바로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