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보존을 넘어 공존으로’, 문화유산 ODA의 공존을 묻다

학고재, 문화유산 ODA 다룬 신간 출간

무형유산 기반 지역경제와 회복력 조명

보존 중심 시각 넘어 수평적 협력 제시

학고재가 문화유산 기반 국제개발협력의 의미를 다룬 신간 ‘보존을 넘어 공존으로’를 출간했다. 이 책은 문화유산을 과거의 보존 대상에 한정하지 않고, 공동체의 기억과 생활, 경제적 자립, 사회적 회복력을 잇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조명한다.

‘보존을 넘어 공존으로’, 금기형·김덕순·김영재·안재홍·전진성 지음, 학고재, 260쪽, 2만2000원
‘보존을 넘어 공존으로’, 금기형·김덕순·김영재·안재홍·전진성 지음,  학고재                                [사진= 학고재 제공]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것은 유적과 기록을 보존하는 일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 지역의 언어, 기술, 의례, 생활 방식, 공동체의 기억이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쓰일 때 문화유산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공존하는 사회적 자원이 된다.

 

학고재가 5월 8일 출간한 ‘보존을 넘어 공존으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문화유산 ODA를 다룬다. 책은 문화유산을 단순한 복원 사업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가 스스로의 존엄과 미래 가능성을 회복하는 기반으로 바라본다. 특히 무형문화유산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유네스코 재정구조와 문화유산 신탁기금,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보존을 둘러싼 국제 권력 문제, 디지털 문화유산의 가능성과 윤리 등을 폭넓게 다룬다.

그동안 국제개발협력은 보건, 교육, 인프라 중심으로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문화와 유산은 개발 이후의 과제로 밀려나기 쉬웠다. 이 책은 문화유산이 공동체 내부의 자립 역량과 사회적 회복력을 키우는 핵심 자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문화유산 ODA가 단순한 지원 사업이 아니라 현지 공동체의 삶과 지식, 기억을 존중하는 협력이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무형유산의 의미도 이 지점에서 새롭게 읽힌다. 무형유산은 기록으로만 남는 유산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말, 손기술, 의례, 축제, 전승 현장에서 이어지는 살아있는 문화다. 현대 사회와 공존하는 무형유산은 관광 상품이나 전시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다음 세대가 배우며 일상의 경제와 관계망 속에서 지속될 때 생명력을 얻는다.

‘보존을 넘어 공존으로’는 문화유산 ODA를 시혜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협력이라는 이름 아래 발생할 수 있는 지식 권력의 불균형과 현지 공동체의 배제를 비판적으로 살피며, 상호 존중과 수평적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누구의 기억을, 누구의 관점으로, 누구와 함께 지켜나갈 것인가”로 요약된다.

 

저자로는 금기형 문화유산창의공간 대표, 김덕순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연구자, 김영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 안재홍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교수, 전진성 한국유네스코연구소 소장이 참여했다. 정책, 현장, 기술, 국제기구를 아우르는 필진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문화유산 ODA의 이론과 실제를 함께 보여준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경험을 가진 국가다. 이 책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이 문화유산을 매개로 국제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묻는다.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이 결국 사람의 삶과 공동체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에서, ‘보존을 넘어 공존으로’는 무형유산을 현대와 연결하는 문화 ODA의 방향을 제시하는 책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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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5.20 16:02 수정 2026.05.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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