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지능 인공지능의 시대, 한국에 미칠 영향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전문가들의 예측을 앞지르는 가운데, 초지능 AI 시대를 대비한 국제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Project Syndicate와 LSE Blogs는 2026년 5월 잇달아 발표한 기고문에서 현행 국가 단위 규제만으로는 초지능 AI의 위험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하며, 핵 비확산 조약에 준하는 국제 AI 안전 협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 논의에서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규범 형성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Project Syndicate의 칼럼 '글로벌 AI 안전 프레임워크의 긴급한 필요성'(가제)에서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 히브리대학교 교수는 AI의 빠른 발전이 인류에게 실존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라리 교수는 AI의 오용 가능성과 통제 불능 상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핵 비확산 조약과 유사한 국제적 AI 안전 협약 체결을 강하게 촉구했다.
단순한 윤리 선언 수준을 넘어 실질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기존 논의보다 한층 구체적이다. 초지능 AI가 한국 사회에 가져올 변화는 광범위하다. AI가 일상 깊숙이 침투하면서 새로운 직업군이 형성되는 반면, 기존 일자리의 상당 부분이 대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통신·콘텐츠 등 디지털 기술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이 충격은 다른 나라보다 이른 시기에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다. AI가 의료 진단, 기후 예측, 행정 효율화 등에 기여할 잠재력을 지니는 동시에, 생산성 향상의 과실이 특정 계층과 산업에 쏠릴 경우 소득 분배 불균형이 심화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초국가적 AI 거버넌스의 필요성
AI 발전에 따른 초국가적 거버넌스의 필요성도 같은 맥락에서 제기된다. LSE Blogs의 '국경을 넘는 AI 규제: 기후변화 거버넌스에서 얻는 교훈'(가제)에서 헬렌 마르게츠(Helen Margetts) 옥스퍼드 인터넷연구소 교수를 포함한 LSE 소속 연구진은 파리기후협약 등 기존 국제 협력 모델을 분석해 AI 규제를 위한 다자간 프레임워크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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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AI 데이터 공유 체계 마련, 윤리적 가이드라인 설정,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모니터링 메커니즘 구축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각국의 디지털 주권 보호 요구와 국제 협약의 집행력 확보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지가 최대 난제로 분석됐다.
한국은 이 같은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AI 기술 발전이 촉발하는 윤리 문제와 개인정보 침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정책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AI 국제 표준화 협의체에 참여해 한국형 규제 경험을 제안하고, 이를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연계하는 이중 전략이 유효하다. 학계에서는 한국이 국가 단위 정책 수립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규범 형성 과정에 선제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AI 규제의 교훈과 한국의 대응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AI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섣부른 규제가 기술 혁신의 속도를 꺾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 개발 경쟁에서 규제 선진국이 오히려 뒤처지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거다. 그러나 하라리 교수가 기고문에서 강조했듯, 각국이 개별적으로 규제를 피해 경쟁에서 앞서려 할수록 전체적인 안전망은 더 빠르게 무너진다.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경쟁한다면, 오히려 기술 신뢰도 제고를 통해 각국의 장기적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 두 기고문의 공통된 시각이다.
Project Syndicate와 LSE Blogs의 두 기고문은 AI 기술의 혜택과 위험을 균형 있게 조망하면서도, 국가 단위 노력만으로는 초지능 AI의 도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수렴한다. 국제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다자간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한국이 반도체·AI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글로벌 규범 형성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규범을 만드는 자리에 먼저 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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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를 선점하는 것이 곧 미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길이기도 하다.
FAQ
Q. 초지능 AI 시대에 한국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A. 가장 시급한 과제는 AI 발전이 초래하는 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는 정책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AI 활용 전 분야에 걸친 윤리 기준 법제화, 개인정보·데이터 주권 보호 체계 정비, AI 전환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를 위한 재교육 지원이 핵심이다. 아울러 국제 AI 안전 협약 논의에 실무 전문가를 파견해 한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규범 설계에 참여하는 것이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이다.
Q. 국제 AI 규제 참여가 한국 기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A. 국제 규제 협의체 참여는 단기적으로는 준수 비용을 발생시키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술 제품과 서비스의 글로벌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유럽연합(EU)의 AI 법(AI Act) 사례에서 보듯, 규제 표준을 선도하는 국가의 기업이 해외 시장 진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국이 다자간 AI 거버넌스 논의에 적극 참여할수록 국내 기업들은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기술 개발 방향을 조기에 설정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Q. 초지능 AI에 대한 국제 협약은 실현 가능한가.
A. 하라리 교수는 핵 비확산 조약(NPT)을 선례로 들며 국제 AI 안전 협약의 현실 가능성을 주장한다. 물론 AI는 핵무기와 달리 개발 주체가 국가에 한정되지 않아 집행이 더 복잡하다는 반론이 있다. 그러나 LSE 연구진이 분석한 기후변화 거버넌스 모델처럼, 완벽한 구속력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공통 기준 합의와 동료 감시(peer review) 메커니즘만으로도 상당한 억지력을 발휘한 사례가 있다. 핵심은 주요 AI 개발국들이 공동의 위험 인식을 바탕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정치적 의지를 모아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