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위 부동산칼럼]“급하지 않으면 안 판다”토허제 풀렸지만 강남은 더 잠겼다

실거주 의무 유예에도 강남권 매물 잠김 지속

세금 대출 재건축 변수 겹치며 관망세 확대 “지금은 버티는 시장”

“토허제 풀어도 안 판다” 강남 집주인들 버티기에 시장 얼어붙었다

출처 : ChatGPT

“급하지 않으면 안 판다” 토허제 풀렸지만 강남은 더 잠겼다

실거주 의무 유예에도 강남권 매물 잠김 지속

세금 대출 재건축 변수 겹치며 관망세 확대 “지금은 버티는 시장”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완화했지만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예상과 달리 조용하다. 시장에서는 “규제를 풀어도 급하지 않으면 팔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짙다. 오히려 매물이 더 줄어드는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토허구역 내 전세를 끼고 있는 주택도 매매가 가능하도록 실거주 의무를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주택을 매입하면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세입자의 계약 만기까지 입주를 늦출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서는 규제 완화가 거래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강남권 중개업소들은 “문의는 있지만 실제 매도 움직임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실거주 의무 유예를 묻는 집주인들은 있었지만 실제로 집을 내놓겠다는 반응은 아직 드물다”며 “6·3 지방선거 이후와 세제 개편 방향이 나온 뒤에야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권 시장은 이미 급매물이 상당수 소진된 상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한 차례 급매 거래가 이뤄진 이후 다시 가격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는 지난달 22일 2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같은 달 초 동일 면적 7층 물건은 3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며칠 사이 5억원 넘는 가격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급매 소진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가격 왜곡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매도자들이 다시 호가를 높여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도곡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과거 거래가였던 36억~38억원 수준으로 다시 매물이 올라와 있다”며 “실거주 규제가 일부 완화됐다고 해도 바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단지들은 집주인들의 버티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우성1·2차’ 같은 단지는 최근 거래 자체가 많지 않다”며 “매물을 내놔도 가격을 크게 낮추려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압구정동 일대도 관망세가 짙다. 압구정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집주인들은 단기 차익보다 장기 보유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시공사 선정 등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 시장 흐름을 더 지켜보겠다는 집주인이 많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7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특히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방향에 따라 매도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이미 장기보유와 거주 요건을 상당수 충족한 집주인들이 많다. 이 때문에 단순히 실거주 의무가 완화됐다는 이유만으로 매물이 대거 출회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매수자들의 부담도 여전하다. 최근 1~2년 사이 강남권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진입장벽이 크게 높아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6363만원으로 1년 전보다 2억원 이상 상승했다. 강남 11개 구 평균은 19억5203만원으로 같은 기간 약 3억원 뛰었다.

 

대출 규제도 거래를 가로막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은 집값 15억원 이하에만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하다.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제한된다. 현금 동원력이 큰 수요자조차 자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적극적으로 집을 사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만으로 시장 흐름이 크게 바뀌긴 어렵다고 진단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과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때처럼 단기간 안에 집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방선거와 세제 개편안 등 정책 변수에 따라 집주인들이 매도 시점을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매물이 감소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4383건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전인 지난 8일보다 약 5000건 줄었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541건 감소했고,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851건, 445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토허제 완화 카드가 시장에 던져졌지만, 강남 집주인들의 선택은 여전히 ‘관망’이었다. 시장은 지금, 규제보다 더 강한 심리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작성 2026.05.15 10:44 수정 2026.05.1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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