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농업은 생산의 영역으로, 관광은 소비의 영역으로 따로 이해됐다. 그러나 인구구조 변화와 도시 생활의 피로, 지역 자원의 재발견이 맞물리면서 농업은 체험과 숙박, 교육과 판매를 품은 복합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관광농원은 그 흐름의 한복판에 놓인 사업 모델이다.
하리버스, 실명 이재홍 저자의 『관광농원 창업과 투자 - 한국 최초의 실전가이드 Vol 1. 관광농원 창업 전략』은 바로 이 전환을 다룬다. 이 책은 관광농원을 막연한 귀농 로망이나 지역 개발 구호로 설명하지 않는다.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으로, 얼마를 벌 것인가”라는 사업의 기본 질문으로 되돌아가 관광농원 창업을 설계 가능한 모델로 정리한다.
책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관광농원은 좋은 땅을 확보한다고 저절로 성공하는 사업이 아니다. 농업, 관광, 체험, 숙박, 판매가 결합되는 만큼 입지와 인허가, 고객 설정, 수익 구조, 계절 리스크, 운영 인력, 자금 계획이 함께 맞물린다. 저자는 이 복잡한 요소들을 창업자가 실제로 판단해야 할 순서로 나누어 설명한다. 일반적인 부동산 책이 청약, 매수, 내 집 마련 같은 주거 선택의 문제를 다룬다면, 이 책은 농촌 부동산과 창업을 하나의 사업 구조로 읽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구성은 산업 이해에서 사업 설계로 이어진다. 1부는 관광농원의 개념과 한국형 모델의 특징을 짚는다. 농업과 관광, 체험과 숙박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농촌의 인구구조와 지역 여건이 어떤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만드는지 설명한다. 해외의 농촌관광 사례와 비교하며 한국에서 관광농원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도 함께 살핀다. 이는 단순한 사례 소개가 아니라, 창업자가 자신이 들어가려는 시장의 성격을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2부는 보다 실전적이다. 입지 조건과 부지 확보 전략, 농장 유형 분류, 고객 세그먼트 설정, SWOT 분석, 수익모델 설계, 자금조달과 투자자 설득까지 창업 전 반드시 검토해야 할 요소들이 차례로 배치된다. 특히 관광농원을 ‘땅’이 아니라 거리, 동선, 체류 구조를 사는 사업으로 본다는 관점은 중요하다. 접근성, 주변 관광 자원, 용도지역, 지자체 조례, 수도·전기·도로 같은 기반시설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현실적 조건이 된다.
수익 구조를 다루는 대목도 눈에 띈다. 책은 체험비, 숙박, 농산물 판매, 가공품, 식음료, 교육·워크숍, 이벤트 수익을 따로 보지 않는다. 관광농원의 수익은 고객이 무엇을 체험하고, 얼마나 머물며, 무엇을 구매하는지를 하나의 소비 경로로 설계할 때 선명해진다고 본다. 이는 단기 매출보다 반복 방문과 패키지, 멤버십, 계절 리스크 분산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다.
저자 하리버스 이재홍은 공인중개사, 일반행정사, 직업상담사로 활동해온 실무 전문가로 소개된다. 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며 창업 준비자, 귀농·귀촌 수요자, 부동산 투자자들과 현장에서 상담해왔고, 행정사로서 창업 인허가와 농지 전환 등 절차적 문제를 다뤄온 경험도 갖고 있다. 직업상담사로서의 이력은 독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향을 찾도록 돕는 상담형 접근으로 이어진다.
이 책의 독자는 관광농원 예비 창업자와 투자자에 머물지 않는다. 농업 기반 전환을 고민하는 농가, 지역 관광 사업을 준비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실무자, ESG 관점에서 지역사업을 검토하는 담당자에게도 참고점이 있다. 청약 전략이나 일반 매수 중심의 부동산 전략과 달리, 이 책은 토지와 지역 자원, 고객 경험과 수익모델을 함께 엮는 창업 전략을 제안한다.
『관광농원 창업과 투자』가 남기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농촌의 기회는 감상으로 열리지 않고, 사업은 기대만으로 지속되지 않는다. 관광농원은 농업이 관광을 품는 모델이지만, 결국 성공은 설계의 밀도에서 갈린다. 농촌의 가능성을 현실의 사업으로 바꾸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낙관이 아니라 구조를 보는 눈이다.










